네덜란드 KLM항공 인종차별 논란...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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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KLM항공 인종차별 논란...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
  • 취재기자 김수현
  • 승인 2020.02.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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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M,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승무원 지키기 위해”
국토부, “KLM 항공사 대해 엄중 경고하고, 재발방지방안 마련”
비행기 내 화장실에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힌 안내 문구가 붙여져 있다(사진: A씨의 인스타그램).
비행기 내 화장실에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힌 안내 문구가 붙여져 있다(사진: A씨의 인스타그램).

네덜란드 국적 KLM 항공이 코로나19(우한 폐렴)와 관련, 한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조치를 취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비행기 내 화장실에 한글로만 '사용금지' 문구를 붙여 한국인 승객에게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했다는 지적이다.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은 승객 A씨의 SNS에 따르면,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A씨는 화장실 문에 한글로 쓰인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을 발견했다.

A씨는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직장동료에게 이 사실을 공유하지 위해 사진을 촬영하자 부사무장이 A씨에게 다가와 도리어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또한, 당시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은 이유에 대해 A씨가 의문을 제기하자 KLM 측은 “잠재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승무원을) 지키기 위해 결정된 사항”이라고 답하고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었다.

A씨는 SNS에 “2차 감염 가능성이 높은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전용화장실을 만드는 것은 예방책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마련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한글로만 고지했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A씨는 SNS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고 KLM 측에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KLM 측은 “기장과 사무장의 결정에 따라 때때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승무원 전용 화장실에 대해 승객에게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안내문이 한글로만 표기됐고, 승객의 통지가 있고 난 뒤에 뒤늦게 영문 안내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승무원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승객들이 차별적인 행위로 느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이슈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러 국적의 승객들이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상황에서 한글로만 화장실 사용 금지 문구를 써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러한 논란에 국토교통부는 기내 화장실에 한글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로 표기하는 등 차별적 조치를 취한 KLM 항공사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우리 국민이 외항사의 항공기 내에서 차별적 조치를 당하는 등의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공운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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