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역 흑인배우 ‘할리 베일리’에 대한 인종차별적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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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역 흑인배우 ‘할리 베일리’에 대한 인종차별적 논쟁
  • 부산시 연제구 최다영
  • 승인 2019.11.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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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에서 <인어공주> 실사판 영화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기대와 관심을 표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인어 ‘에리얼’ 역이 할리 베일리라는 흑인 배우로 캐스팅이 확정됐다는 기사가 났을 때는 대중들의 의견이 양쪽으로 나뉘었다. 흑인배우를 캐스팅해도 괜찮다는 의견들과, 역할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반대한다는 의견들로 분분했다. SNS와 인터넷에 올라온 다양한 사람들의 반응을 모은 기사들도 캐스팅 소식 직후 쏟아졌다.

할리 베일리는 독보적인 음색을 가진 가수로, 2018년에는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뮤지션이다. 그녀의 가수로서의 실력은 입증이 됐고, 나는 이런 점이 그녀가 뮤지컬로 이루어진 디즈니 실사판 영화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원작의 백인에 빨강머리인 인어공주와는 너무나도 반대되는 외향이라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화 속 주인공의 이미지와 맞지 않다고 계속 주장하는 것은 너무 자신의 머릿속에 그려왔던 아름다운 동화와 어울리고 동시에 예쁘다고 생각하는 주관적인 이미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

또한 디즈니 영화는 전 세계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영화인데, 이러한 캐스팅 반대 과정이 아이들의 귀에 들어가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과거처럼 또다시 심한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계 전반에서도 인종차별주의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오랜 기간에 걸쳐서 해왔고 더욱 추진하는 분위기인데, 이런 추세에 발맞추어 할리 베일리라는 가수가 캐스팅된 것에 반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가 싶다.

영화계에서 캐스팅 논란에 더불어 소재에 관해서도 백인들 중심 내용들이 대부분이자, 이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심해졌다. 그래서 흑인들 중심 내용을 다룬 영화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헬프>라는 영화가 그 사례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잘 알지 못했던 1960년대의 흑인들에 대한 가혹한 차별행위들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그들이 받는 차별에 같이 화내고 슬퍼했으며, 그들이 사회를 향해 용기 내어 소리를 낼 때는 희열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런 흑인 인종차별을 소재로 다룬 잘 만들어진 영화들이 많이 생겨, 신세대가 과거의 인종차별주의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그들의 아픔에 공감했으면 좋겠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영화나 매체들이 더욱 많이 생겨나야 된다. 인종차별주의뿐만 아니라 나이, 성별, 신체적 소수자에 대한 편견 등 세계의 다양한 차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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