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의 ‘조기 퇴사’를 보는 신구 세대차가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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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의 ‘조기 퇴사’를 보는 신구 세대차가 심상찮다
  • 부산시 금정구 김지현
  • 승인 2019.12.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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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차이(사진: Flickr 무료 이미지).
세대차이(사진: Flickr 무료 이미지).

흔히 20-30대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른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났고, 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은 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일자리 문제를 겪었다. 이런 밀레니얼 세대는 극심한 취업난에 입사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퇴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르다. 기성세대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자기중심적이고 조직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한다. ‘욜로(YOLO)’라는 단어가 유행할 만큼 현재를 즐기며 살고, 직장을 선택할 때도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따진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 속에서 그들이 왜 조기 퇴사를 결심하는지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사람인이 기업 416개사를 대상으로 ‘입사 1년 미만 신입사원 중 퇴사자 발생 여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한 기업 중 74.8%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조기퇴사자들이 회사에 밝힌 퇴사 이유는 ‘적성과 안 맞는 직무’가 59.2%(복수응답)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대인관계 등 조직 부적응’이 26.4%로 많았다.

내 친구는 입사 후 1년을 채우고 퇴사를 결심했다. 중소기업에 취직한 친구는 처음에 열정을 가지고 일했다.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주말에 나오면 된다”는 말이 매주가 됐고, 주말 수당 없이 토요일에도 회사에 나가 일하기 일쑤였다. 워라밸은 사라진 지 오래였고, 워라밸을 포기하면서 많은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었다. 친구는 일을 배우고 싶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사수와 부당한 회사 시스템을 참을 수 없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회사의 부당함을 참지 않는다. 흔히 기성세대들이 말하는 “우리 때는 다 참고 회사 다녔어”가 통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하면서 조건 없이 회사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는 것은 사라진 지 오래다. 직장에서 급여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책임감이 없다는 소리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또 다른 고민은 직장 내 괴롭힘이다. “일이 힘든 것은 침을 수 있지만, 불합리한 상황에서 대처하는 것이 힘들다”는 말이 나올 만큼 그들은 직장 내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괴로움을 느낀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존재하지만 괴롭힘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고,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법 규정도 없어서 실효성이 낮은 게 현실이다. 그리고 신고조차 어려운 상황들도 많기 때문에 괴롭힘 금지법이 필요 없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취업난이 극심한 사회에서 취업할 때 자신의 적성과 맞는 직무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을 진학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는 듯하지만, 취업 시장에 나와서는 취업을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다. 대학을 졸업하고 공백기를 만들면 불리하기 때문에 일단 취업 자체에 목표를 두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막상 취업해서 자신과 맞지 않는 직무라는 것을 깨닫고 조기 퇴사하는 경우가 많다.

기성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밀레니얼 세대가 직장의 새로운 중심이 되면서 기업에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나, 책들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밀레니얼 세대를 인정하는 것에서 끝나면 안 된다.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들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하고, 발언권을 주는 것이 함께 공존하는 방법일 것이다. 또한, 직장인들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상담 받고, 정신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확대해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밀레니얼 세대도 자신들을 모든 사람들이 이해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세대의 특징을 내세워 자기중심적인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마음대로 행동해서도 안 된다. 직장 상사의 진심 어린 조언을 꼰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직장을 선택할 때 취직을 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도 깊게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밀레니얼 세대의 조기 퇴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가치관이 변하는 현상이다. 또한, 취업난 속에서 사회가 만들어낸 병폐 중 하나다. 시대가 변하면서 그 과도기에는 다양한 세대들이 함께 활동하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한쪽에게만 이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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