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사건과 'Black lives mattrer' 운동으로 도진 미국의 인종차별...왜 그 뿌리가 안 뽑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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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사건과 'Black lives mattrer' 운동으로 도진 미국의 인종차별...왜 그 뿌리가 안 뽑히나?
  • 울산시 중구 성민주
  • 승인 2020.06.06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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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서양의 동양계 인종차별이 심해졌다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이 들끓고 험악해졌다
오바마, "누구나 피부색, 종교, 출신을 이유로 증오받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호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들은 인종차별적 증오범죄의 타깃이 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한 언론사 특파원은 ‘코로나 시대 미국에서 한국인으로 살아남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4월 뉴욕 지하철역에서 마스크를 쓴 아시안 여성이 한 남성에게, 맨해튼 한인타운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은 동양계 여성이 다른 여성에게 폭행당했다고 한다. 동양계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면 썼다고 맞고 안 쓰면 안 썼다고 맞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이 기사는 덧붙였다. 기사에서는 미국 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급증하자, 주뉴욕총영사관은 인근 교민들에게 “코로나19 관련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니 피해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하라”고 공지할 정도로 미국의 인종차별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A3PCON(아시아 태평양 정책기획위원회)이란 단체에서는 아시아인 혐오·차별 사례를 고발하는 전용 사이트까지 만들었다고 이 기사는 덧붙였다.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캠페인 로고(사진: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캠페인 로고(사진: 위키미디어 무료 이미지).

이처럼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미국의 현실 속에서 최근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식당 보안요원으로 일하던 플로이드(46) 씨가 지난달 25일 길거리에서 위조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에게 제압당해 사망한 것. 한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 제발 날 죽이지 말라”는 플로이드 씨의 호소에도 백인 경찰은 그의 목을 거세게 무려 8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릎으로 짓누르는 모습이 담겨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최근 몇 년간 유사한 인종차별적 사고를 떠올리며 전 미국은 분노로 들끓고 있다. 특히 과잉 진압에 가담한 경찰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거나 시간이 한참 흐른 후 징계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아 흑인 사회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유색인종에게 불리한 사법체계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나는 인종차별 사례들을 보며 유학 간 고등학교 친구를 떠올렸다. 런던 영국으로 유학 간 내 친구는 올해 초 토트넘 해일 근처 공원에서 길을 걷다가 3명의 외국인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친구는 경찰관에게서 영국에서는 맨날 일어나는 정상적인 일이라며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었다는 말만 전해 들었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하자, 친구는 국제학생으로서 의지할 곳 없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가지고 그 지역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친구는 그 당시 폭행당해 진흙이 잔뜩 묻은 옷 사진과 함께 호소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유학 생활에서 제일 힘든 것은 동양인 비하 발언과 묻지마 폭행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친구는 증언했다. 이처럼 인종차별은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거나 거주하면 우리도 언제나 충분히 겪을 수 있는 문제다.

이번 미국의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제압해 사망하는 사건으로 인해, 경찰의 가혹 행위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일어났으며,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심각한 폭동으로 기물을 파손하며 상점을 약탈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통행금지령과 주방위군이 투입된 상태다. 많은 네티즌은 이러한 행위를 보며 흑인들에 대해 오히려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의 부도덕적인 행위로 정작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본질이 흐려지고 있어 안타깝다. 문제는 한 사람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제대로 된 개혁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누구도 피부색과 출신,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문제는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심각한 문제다. 누구에게서나 쉽게 일어나고 있지만, 그 누구도 차별할 권리, 차별받을 권리조차 없다. 이번에 일어난 인종차별 문제들을 바탕으로 전 세계 누구나 피부색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능력과 자질만으로 평가돼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편집자 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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