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고 블랙페이스 논란’, 샘 오취리 예능 프로그램 ‘대한외국인’ 끝내 자진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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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고 블랙페이스 논란’, 샘 오취리 예능 프로그램 ‘대한외국인’ 끝내 자진 하차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20.09.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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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야 어쨌든 인종차별은 인종차별” 누리꾼들 갑론을박
오취리 문제점 있더라도 블랙페이스는 확실한 차별행위
차별을 차별로 대응하는 건 똑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될 뿐
인종차별 이슈는 다른 나라들만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사진: pixabay 제공).
인종차별 이슈는 특정한 나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지난 8월 6일, 의정부고에서는 'coffin dance'를 패러디한 졸업사진이 인터넷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얼굴을 검게 분장한 것이 “‘블랙페이스(blackface)’의 일종으로 흑인을 인종차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블랙페이스란 흑인이 아닌 인종이 얼굴을 검게 칠해 흑인을 흉내 내는 일을 뜻한다. 이는 19~20세기 유행했으며, 인종차별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당시에는 과장된 몸짓과 행동으로 흑인을 비하하거나 희화할 목적으로 쓰였기 때문에 비하의 의미로 쓰지 않아도 서양 사회에서는 차별적인 행동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의정부고의 흑인 분장은 일종의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흑인들이 블랙페이스를 보는 감정은 우리가 해외 유명인사가 욱일기를 사용하거나, 내한했을 때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것을 마주했을 때와 같다.

하지만 이런 블랙페이스를 지적한 샘 오취리에게 거센 부정적 여론이 쏟아졌다. 학생들의 코스프레를 인종차별 행위로 비판하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었다. 여기에 그가 과거 눈을 찢는 모습이나, 한국 여성 성희롱에 동조하는 일까지 거론하며 인종차별을 비판할 자격이 있느냐고 몰아세웠다. 결국 샘 오취리의 소속사 탄탄엔터테인먼트는 지난 7일, '대한외국인' 프로그램에서 오취리가 자진 하차한다고 밝혔다.

'Black lives matter' 운동은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분노한 흑인 사회가 일으킨 흑인인권 시위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 의견이 갈렸다. 이 시위를 부정적으로 보는 여론은 시위에서 나타난 과격한 약탈과 같은 폭동을 비판했다. 그리고 “흑인뿐만 아니라 아시아인도 중요하다”며 동양인 차별에 둔감한 흑인 사회를 비난했다.

하지만 이 시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은 “단일민족 국가였던 한국 교육도 다른 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에 둔감하다”며 “차별에 차별로 대응한다면 같은 사람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부정·긍정 주장들은 샘 오취리의 블랙페이스 지적에도 다시 등장했다.

일반적으로 “그럴 의도가 없었다”는 말로 변명하며 차별을 행하는 모습에 <선량한 차별주의자>란 책이 주목받기도 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샘 오취리가 ‘흑인’임과 동시에 ‘남성’이라는 교차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어쩔 수 없는 결과"라며 "하지만 샘 오취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해서 블랙페이스가 차별이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다. 의정부고 학생들이야 어려서 그렇다 쳐도 인종차별을 지적한 샘 오취리를 공격하는 어른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샘 오취리를 부정적으로 보던 여론은 “빨리 네 나라로 돌아가라”와 “패러디에 너무 과민반응한 것이 독이 됐다”는 등 샘 오취리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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