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NotAVirus’ 운동, 이유 있네"...아시아인들이 겪은 코로나 발 유럽의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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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NotAVirus’ 운동, 이유 있네"...아시아인들이 겪은 코로나 발 유럽의 인종차별
  • 카밀라
  • 승인 2020.05.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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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하철에서 아시아인이 기침하면 모두가 쳐다봐 민망"
"아가씨는 혹시 중국 사람이에요?"라는 질문 듣는 경우도 발생
독일에서 "너도 박쥐를 먹냐?"는 질문에 불쾌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국외 발생 현황'에 나타난 국가별 '환자발생 수(사망)' 정보에 따르면, 5월 29일 기준으로 카자흐스탄 확진자는 9576명이고, 사망자는 35명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원하다 보니, 세계적으로 아시아인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농담과 ‘밈(파급력 큰 짧은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다. 전 세계가 아시아인들을 차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ImNotAVirus’ 운동이 발생하여 아시아인들을 바이러스 때문에 차별하지 말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바르샤바에서 여행했을 때의 아이개림 씨(사진: 아이개림 제공)
바르샤바에서 여행했을 때의 아이개림 씨(사진: 아이개림 제공)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가 시작되었을 때, 카자흐스탄 사람 아이개림은 베를린, 프라하, 비엔나에 있었고 지금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있다. 아이개림 씨는 프라하에서 전차를 탈 때 크게 기침한 적이 있는데, 전차 탄 체코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쳐다봤다. 아이개림 씨는 ”순간 나는 매우 심한 두려움에 쌓였다. 나는 그런 유럽 사람들의 반응이 내가 아시아인의 모습을 가졌기 때문임을 뉴스를 보고 나중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 후, 아이개림 씨는 재채기나 기침하기 전에는 주위에 누가 있나를 살피고 사람들이 있으면 웬만하면 기침을 참는다. 그녀는 주위 아시아 출신 친구들도 자기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듣고 있다. 아이개림 씨는 “나는 요새 서양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의식하게 됐다. 나를 주시하는 서양사람들에게 화를 낼 수는 없지만, 요즘 유럽에 사는 게 무척 힘들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인 굴리아 씨는 지금 터키의 앙카라에 살고 있다. 그녀는 요새 서양 사람들이 아시아 눈을 가진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중국 출신이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라고 생각한다. 굴리아 씨는 지하철에서 터키 사람들이 은근히 자기를 피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녀 옆에는 항상 빈 자리로 남아 있다. 지하철에서 그녀가 재채기를 하면, 승객들은 모두 그녀를 쳐다보고 두려워한다. 단순히 아시아인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전에는 그런 일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 최근 그녀가 터키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혹시 중국 사람이에요?”다. 굴리아 씨는 “내가 한 식당에 옷깃으로 가리고 재채기했는데, 내 앞에 서있던 터키 남자가 옷깃으로 자신을 가렸다.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아이벡 씨는 독일에서 1년째 살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딱 한 코로나 때문에 차별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녀는 “한 중동 남자가 나를 보고 ‘너도 박쥐를 먹냐’고 물었다. 매우 불쾌했고 기분이 상했다”고 말했다.

샤히라 씨가 카자흐스탄에 있는 공원에서 찍은 사진(사진: 샤히라 제공)
샤히라 씨가 카자흐스탄에 있는 공원에서 찍은 사진(사진: 샤히라 제공)

카자흐스탄 사람 샤히라 씨는 몬테네그로에 산 지는 3년이 됐다. 그 동안 그녀는 특별히 인종차별을 당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데, 몬테네그로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엘리베이터를 보내고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들을 목격한 적이 생겼다. 쇼핑센터에서는 한 몬테네그로 젊은이가 그녀를 보고 “코로나 바이러스다, 조심해!”라고 외쳤던 적이 있다. 샤히라 씨는 “모든 몬테네그로 사람들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그들이 나를 보고 코로나의 두려움을 갖는다는 점을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다보니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집을 떠난 지 처음으로 나는 서양사람들과 피부색과 눈이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샤히라 씨는 출장 때문에 종종 다른 나라를 여행하지만 이런 식으로 차별당한 것이 난생 처음이다. 샤히라의 카자흐스탄 친구 한 명은 티셔츠에 ”나는 중국 출신이 아니며 위험하지 않다“고 쓰고 다녔다는 말을 들었다. 샤히라 씨는 ”코로나 때문에 생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주의는 당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이고 또 한동안 지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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