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범 칼럼]이 시대의 ‘시대정신’, ‘공정’과 ‘교체’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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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범 칼럼]이 시대의 ‘시대정신’, ‘공정’과 ‘교체’를 넘어․․․
  • CIVIC뉴스 칼럼니스트 차용범
  • 승인 2021.07.1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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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오늘의 도도한 정치변혁 흐름과 촉박한 대선 앞에서, ‘시대정신’ 논쟁이 뜨겁다. 공정과 공존, 정의와 상식, 세대교체와 정권교체 같은 정치 혁신에서, 자유-평등, 성장-복지의 균형을 추구하는 정치․사회적 명제까지·․․. 그 ‘시대정신’은 우리가 놓칠 수 없는 핵심 키워드다.

시대정신(Zeitgeist), 한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적 정신이다. 한 사회를 지배하는 정치적·사회적 자세와 정신적 경향이다(J. G. 헤르더). 특정한 시대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을 제대로 찾기 위해선 한 국가·민족이 보여주는 특수한 성격과 함께, 세계사를 바로 볼 수 있는 보편적 시각이 필요하다. 오늘의 ‘실패’에 바탕한 반성․질책과, 내일의 ‘성공’을 담보할 비전․열정이다.

이즘 ‘시대정신’ 논의의 출발은 ‘이준석 현상’이다.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와 586 민주화 세력의 무능․위선․기만에 분노하다, 공정-소통-젊음을 앞세운 MZ세대의 등장에 환호하고 있다.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이념에 침몰한 정치 대신 젊은층의 진취적 실용주의에 호응하며, 기존 정치질서의 해체와 정치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준석 체제를 낳은 2030세대는 이미 역사의 주역이다. 그들은 4050세대의 추종을 넘어, 스스로 다음 시대를 결정할 역량을 확인했다. 나쁜 권력을 심판하는 것을 넘어, 좋은 권력을 분별 있게 도모할 힘이다. 그들은 한국 사회의 난제를 해결할 도덕적이고 유능한 정치세력을 갈망한다. 진영 전쟁의 적대적 공생 구도를 넘어, 공정을 추구하는 실용정신이다

그렇다. 우리의 시대정신은 ‘과거의 극복’을 넘어서야 한다. 국민이 고대하는 공정-정의를 기본 전제로 삼되, 우리 정치․사회의 발전 비전도 제시해야 한다. 당장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 과거의 언어․방식을 넘어선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지구적 동향과 곧 벌어질 법한 시나리오를 분석하며, 가상의 시나리오에 대응할 노력도 절실하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1. ‘이준석 현상’의 이준석은 30대 중반이다. 정계에 입문한 지 10년, 세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하고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에 올랐다. 그를 지켜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복잡하나, 그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이준석 현상’이 일시적 신드롬을 넘어 대한민국 정치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이가영).

이준석의 부상, 그것은 산업화(보수) 대 민주화(진보) 이념정치의 몰락을 뜻한다. 2030대를 넘어, 40~60대도 이념정치를 거부하며, 세대교체․주류교체를 고대하고 있다. 진보-보수 앙시앵레짐(구체제)이 무너지고 있다. 국민은 명분을 앞세운 이념(신념) 정치의 종언을 촉구한다. 그것은 한국 사회의 시대정신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준석 현상’은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이념에 침몰한 정치 대신 소통․공감을 앞세운 진취적 실용주의로, 정치교체-세대교체-주류교체를 촉구하고 있다(위; 이준석 대표의 국민의힘 합동연설회 연설. 아래;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 이후 유족을 만나 사과하는 장면; 국민의힘 홈피).
‘이준석 현상’은 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이념에 침몰한 정치 대신 소통․공감을 앞세운 진취적 실용주의로, 정치교체-세대교체-주류교체를 촉구하고 있다(위; 이준석 대표의 국민의힘 합동연설회 연설. 아래;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참배 이후 유족을 만나 사과하는 장면; 국민의힘 홈피).

이준석 현상’의 흐름을 ‘시대정신’으로 읽는 논의도 한창이다. 세대교체, 정권교체, 정치권 대변혁에의 열망이다. 한국 사회는 지금, 정치적 대립과 갈등을 일소하고 권력만능주의를 타파할 진정한 ‘새 정치인’을 갈구하고 있다(현경환). 그동안 민주주의의 붕괴현상이 낳은 불공정․불의가 심각한 만큼, 공정과 정의를 시대정신으로 읽는 흐름은 거세다(<철학과 현실>).

“이준석이 ‘586 카르텔’에 비수를 꽂다”(최민우). 586세대, 정치뿐 아니라 사회 전 영역에서 공고한 지위를 차지한 기득권 세력이다. 문재인 정부는 ‘586 운동권 청와대’라 할 만큼, 권력의 최정점이다. 문제는 그들의 무능․무책임, 위선․타락이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그들의 민낯, 특히 그 ‘내로남불’ 진영논리는 '586 이익공동체‘라는 지탄을 받으며, 이 사회의 공정-정의-평등의 가치를 외면했다. ‘이준석 현상’은 그 586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


2. 당대의 시대정신에 공정-정의-공존, 나아가 세대교체-정권교체까지 오르내린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의 실패 탓이 크다. 대통령은 취임 때 약속한 ‘시대정신’을 외면했다. 대통령이 말한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과 ‘기회의 평등-과정의 공정-결과의 정의’는 두루 실패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 특권과 반칙의 세상은 이미 일상적 적폐다. ‘조국 사태’, 부동산정책 실패, ‘LH 사태’ 등에 휩싸이며 국민의 분노를 산 것은 또 어떤가.

국민은 대통령의 존재이유며 권력의 책임윤리를 묻고 있다. 이즘의 국가적 혼란은 권력의 무능·실정과 무책임·부도덕 탓이기 때문이다. 여당 유력주자조차 오늘을 “국민의 삶 위기 직면”으로 규정할 정도다. 권력의 선택적 신념-도덕-정의와 함께 ‘그들만의 나라’를 추구하는 분열의 정치, 절대권력에의 집요한 의지와 민주주의 훼손까지. 권력은 ‘권력의 패러독스’에 중독, 공감능력과 자기절제를 상실했다.

그 공정성의 훼손은 ‘이준석 현상’은 폭발시킨 뿌리다. 권력을 쥔 진보좌파는 말로만 공정을 외치며 행동은 ‘내로남불’의 ‘꼰수기’(꼰대-수구-기득권)로 전락했다. ‘법의 지배’를 악용한 민주주의 파괴, ‘선출된 권력’의 입법농단, 서울·부산 권력형 성범죄 사건 뒤의 위선 역시 공정-정의를 외면한 결과다. MZ세대가 문재인 정부에 가장 분노하는 지점이다.

권력의 무책임․부도덕에 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 선생의 비판을 보라. 그는 대통령을 지지하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정부 비판자로 돌아섰다. “다수의 횡포를 넘어 독재로의 후퇴가 어른거릴 정도”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는 권력의 오만을 조국과 김명수를 들어 설명한다. “자기성찰 없이 뻔뻔, 상상하기 힘든 인간형”이라는 것이다.

권력의 무능․실정은 또 어떤가. 최근 실명을 걸고 정권을 비판한 광주 카페 사장의 비판이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문제다! 무식하다! 무데뽀다!”라고. 그는 강조한다, 내로남불 얼치기 운동권 정치건달에게 더는 선동 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세대교체를 넘어 정권교체로, 이런 주장은 곧 눈앞의 시대정신일 수 있을 터다.


3. 그 시대정신에는 국가 차원의 미래대응도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으로 국가경제는 쇠락하고 민생은 도탄에 빠진 상황, 한국 경제의 저력을 키우며 민생을 살필 경험적․실용적 접근이 절실하다. 우선, 오늘의 팬데믹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를 예측·대비해야 하리.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여러 경제정책,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주택정책도 ‘이념’(신념) 대신 ‘실용’(책임)으로, 획기적 전환이 절실할 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 선진국 개념의 변화(경제수준·산업발달 정도⇨재난 대응의 국가역량), 친환경의 부상(무모한 개발·환경파괴에의 경종), 언택트 문화(비대면·비접촉 방식)의 확산, 원격수업·재택근무의 증가(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등이다. ‘전환 없이 미래 없다'-국내 석학들의 경고다. 지금 당장 변화를 선택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을 것이라지 않나('코로나 사피엔스-문명의 대전환···').

코로나 이후 불붙을 세계적 생존경쟁 속, 내일의 글로벌 트렌드도 찾고 대응해야 한다(<글로벌 트렌드 2040>). 우선 나타날 구조적 변수 몇 가지. 고령화-저출산의 부담, 환경(기후변화)문제에 기인한 국가안보-국민안전, 국가부채 증가 및 무역환경 악화에 따른 경제위기 등이다. 그동안 무너졌던 민주주의도 차근차근 부활시켜가야 할 터고. 그 시대정신은 정치 대변혁을 넘어, 사회 전 부문의 대변혁을 동반해야 한다.

이준석 현상의 드넓은 충격으로 진보-보수 진영대결 체제는 무너지고 있다. 그 동력은 2030세대의 가치적 공감이다. 그 가치는 기성세대도 외면 못할 확장성을 갖고 있다. 2030세대와 중도층의 가치는 보수든 진보든 거부하기 쉽지 않다. 결국 2030세대가 요구하는 공정․공존이며 정치적․사회적 대변혁은 그들을 주장을 넘어, 모든 세대의 시대정신으로 떠오를 것 같다.

이번 대선 후보들도 그 ‘시대정신’을 설파하기에 바쁘다. 공통적 키워드는 ‘공정’이다. 윤석열이 공정-상식을, 이재명․이낙연․최재형이 공정을, 심지어 추미애까지 정의-공정-법치를 얘기한다. 근래 한국사회 속 공정의 가치가 무너졌다는 것, ‘보수·진보 모두 인정한 상식’이다(윤평중). 현 정권의 ‘선택적 공정’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더는 외면할 수 없다. 새 시대에 공정-정의를 세우기 위해, 국민이 결코 잊지 않아야 할 과거는 또 뭔가?

대선을 앞둔 유력주자들은 ‘시대정신’을 설파하기에 바쁘다. 윤석열(사진 위)은 공정․상식을, 이재명(아래)은 공정․성장을 내세운다. 한국사회 공정의 가치가 그만큼 무너졌다는 반증이다(더팩트 제공).

눈앞의 현상은 뚜렷하다. 보스-진보의 대립구도는 시대착오적이다. 586이 주도하는 집권여당은 내부(확장성의 한계)-외부(국민지지 위축)의 2중 위기로 추락 중이다. 여론은 정권․정책에, 지지 35%-반대 55% 흐름이다. 유능하고 도덕적인 정치세력을 갈망하는 열망은 높다. 국민 68%가 세대교체를 희망한다. 낡은 정치-신뢰를 잃은 세대-무능․부도덕한 정치세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정치교체? 그건 가시적 현상이다. 세대교체? 날로 드러날 도도한 흐름이다. 정권교체? 이건 당장의 과제일 수 있으리. 이 정부의 불공정 적폐가 새삼 공정의 가치를 불러낸 것이므로. 정치평론가 박성민은 “정치교체-세대교체-정권교체 중 ‘정권교체’가 먼저”라고 본다. 2011년 ‘안철수 현상’과 2021년 ‘이준석 현상’의 동력을 분석한 결과다. 그 ‘교체’ 역시 과거의 극복에만 머무를 순 없다.

<공정사회를 향하여: 문재인 정권의 실패와 새로운 희망>, 농군 변호사 신평의 정치비평서다. 그는 사법부의 어두운 커넥션을 밝혔다가 판사의 옷을 벗었고, 로스쿨의 민낯을 드러냈다 교수를 사직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캠프’에 참여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정권 비판자로 돌아섰다. ‘행동하는 지성’이 걷는 형극의 길이다.

그는 이즘, ‘민주화의 시대에서 공정의 시대로’ 가는 변화를 본다. 진보귀족에 의한 ‘위선의 정치'에서 벗어나 ’공정의 정치‘로 가리라는 희망이다. 그는 이즘 ’공정성‘을 강조하는 흐름에서, 정의․평등 같은 추상적 구호가 아닌, 법․제도적 차원의 공정성을 기대한다. 초점은 역시 ’공정‘이되 그를 성취할 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03세 원로’ 김형석 박사도 덧붙인다. 공정과 정의는 간판이나 성명이 아니다, 결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행동하는 지성’ 신평 역시 신간 '공정사회를 향하여'에서, 추상적 구호를 넘는 법․제도적 공정을 기대한다(사진; 책 표지).
‘행동하는 지성’ 신평 역시 신간 '공정사회를 향하여'에서, 추상적 구호를 넘는 법․제도적 공정을 기대한다(사진; 책 표지).

결국, 공정과 그를 위한 비전은 시대정신으로 우뚝할 것 같다. 문제는 그 공정-정의-성장을 추구할 확고한 방향과 수단이다. 시대교체-세대교체-정권교체도 그 수단일 수 있으리. 공정을 추동할 실행 수단․의지다. 앞으로 여덟 달이다. 누가, 어떤 비전으로, 나라와 국민을 살릴, 그 시대정신에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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