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공원호의 건강 만세]1-운동 중의 으뜸은 ‘숨쉬기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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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공원호의 건강 만세]1-운동 중의 으뜸은 ‘숨쉬기 운동’이다
  • 한의사 공원호
  • 승인 2019.12.1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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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호 한의사(삼세한방병원 한방내과)

연말연시가 되면 지나간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한다. 이미 새해 계획을 세운 분들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계획 중에는 건강관리나 운동이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은 수영이나, 자전거타기 등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계획하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분들은 헬스장 등록을 하거나, 매일 규칙적으로 걷기 등의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의지가 조금 부족한 분들은 ‘숨쉬기 운동이라도 할까’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오늘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해 올바른 숨쉬기 운동을 설명하려 한다.

숨쉬기 운동을 쉽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하루 종일 숨을 쉬기 때문이다. 이 점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올바른 숨쉬기 운동을 하루 종일 할 수 있다면 다른 어떤 운동보다 건강을 챙기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태식법과 조기결

올바른 숨쉬기에 대한 설명은 옛날부터 많은 서적을 통해 기록되어 왔다. 동의보감에서는 그 내용들을 모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동의보감에서는 호흡에 대해 두 가지를 강조한다. 하나는 '胎息法(태식법)', 다른 하나는 '調氣訣(조기결)'이다.

'태식법(胎息法)이란 태아가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의 숨쉬기를 말한다. 태아는 입이나 코로 숨 쉬지 않는다. 태아는 배꼽에서 나온 탯줄을 통해 엄마와 이어져 있으며 탯줄을 통해 엄마가 숨을 내쉬면 태아도 내쉬고, 엄마가 들이쉬면 태아도 들이쉰다. 이렇게 기는 모두 배꼽으로 드나든다. 그러므로 호흡법을 배울 때에는 반드시 숨이 배꼽에서 나와 배꼽으로 들어간다고 생각해야 한다. 호흡을 아주 곱게 고른 뒤 엄마의 뱃속에 있는 것처럼 배꼽으로 호흡하기 때문에 태식법이라 한다.

처음에는 숨을 한 입 머금고 나서 배꼽으로 호흡하는데 81이나 120까지 세고 나서 숨을 내쉰다. 숨을 내쉴 때에도 입에 깃털을 대도 깃털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가늘게 숨을 내쉰다. 이렇게 계속 연습해서 수를 천까지 셀 수 있으면 노인도 나날이 젊어진다고 하였다.' (동의보감 기문(氣門) 중에서)

태식법을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로 풀어보면 복식호흡이다. 실제로 인체 구조상 배나 배꼽으로는 호흡이 불가능하며, 호흡을 주도하는 근육인 횡격막을 최대한 수축시켜 호흡의 시간과 양을 늘리기 위한 설명이라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실제로 코나 입이 아닌 배꼽으로 숨을 쉬라는 것이 아니라, 호흡이 보이지 않을 만큼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면서 횡격막이 최대한 수축하는 것에 집중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호흡법의 이름이 태식법인 것도 우리 현대인들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우리가 태어날 때에는 건강한 호흡을 했다는 이야기다. 동의보감에서는 태아라고 했지만, 사실 영유아 때만 해도 숨을 쉴 때 배가 볼록하게 불러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유가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다 보니 숨도 빨리 쉬려해서 타고난 건강한 호흡법을 까먹는 것이 아닌가 싶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조기결(調氣訣)은 호흡을 조화롭게 하는 비결이란 뜻이다. 호흡을 다스릴 수 있으면 온갖 병이 생기지 않는다. 침상을 따뜻하고 편안하게 하여 눕고, 베개는 7cm 정도로 낮게 베어 몸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쉰 후 멈추는데 이 때 깃털을 코에 붙여 깃털이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귀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하고, 눈으로 보는 것도 없게 하고, 마음속으로 아무것도 생각하는 것이 없게 한다.'(동의보감 기문 중에서)

조기결에서는 호흡을 다스리려면 몸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편안하고 안락한 자세로 몸의 긴장을 풀고,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을 듣지도, 보지도, 생각하지도 말라고 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호흡을 천천히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는 호흡을 하면서 많은 숫자를 못 세더라도 호흡을 연습하면서 점차 셀 수 있는 숫자가 많아져 간다면, 몸이 건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우리가 호흡을 할 때 주로 작용하는 근육은 횡격막이다. 해부학적으로 횡격막은 근육조직이며 수축 시에는 흉강을 확장시켜 숨을 들이쉬게 하고, 이완 시에는 흉강을 좁아지게 하여 숨을 내쉬게 한다. 또한 복압을 높여 구토나 배변 작용을 돕고, 위산의 역류도 방지한다.

실제로 추나 치료를 할 때, 환자의 호흡에 맞춰서 근육의 긴장을 푸는 치료법이 있다. 환자에 따라서 호흡이 너무 짧거나, 복식호흡을 잘 못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 만성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식도염, 변비 등 소화기 질환을 안고 있는 환자가 많았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는 횡격막의 긴장을 풀어주면 소화기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이 같이 좋아진다.

올바른 숨쉬기 운동법은 그 어떤 운동법보다 설명은 간단하다. 숨쉬기 운동을 할 때는 얼마나 천천히 숨을 쉴 수 있는지, 또 얼마나 꾸준하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올바른 숨쉬기 운동법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눕는다.

-배꼽까지 공기를 채운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최대한 공기를 들이쉰 후 천천히 공기를 내쉰다.

-호흡의 시간을 마음속으로 세면서 반복한다.

처음에는 편안한 자세로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일상생활 중에도 의식하지 않고 복식호흡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다면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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