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공원호의 건강만세]2-고혈압은 ‘생활습관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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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공원호의 건강만세]2-고혈압은 ‘생활습관병’이다
  • 한의사 공원호
  • 승인 2019.12.1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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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호 한의사(삼세한방병원 한방내과)

의료서비스가 발전하면서 고혈압은 우리에게 친숙한 질병이 됐다. 작은 병원이나 한의원에서도 혈압계가 준비되어 있어 손쉽게 혈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통계에 의하면 30대 이상 성인 중에 30%가 고혈압 환자라고 한다.

이처럼 혈압관리에 대한 정보가 보편화되면서, 우리에게 수축기 혈압 140, 이완기 혈압 90을 넘으면 고혈압이라는 것은 의료지식이 아니라 상식이 됐다. 덕분에 사회적으로는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 뇌, 신장 등의 손상이 발생하는 응급질환의 관리와 예방이 수월해졌다.

그러나 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고혈압이 흔하다는 이유만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질환은 아니다. 고혈압의 90%가 본태성 고혈압이다. 특별한 원인이 밝혀진 것이 없으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본태성 고혈압이라 한다.

원인도 모른 채 서서히 고혈압 환자가 되어버린다는 건 슬픈 이야기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는 서서히 혈압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혈압으로 약을 처방받기 전에 우리에겐 약에 의존하지 않고 혈압관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다.

건강검진 시나 병원을 내원했을 때 쟀던 혈압이 140/90 전후로 나왔다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서 고혈압이 지속되는 상태는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주변에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가 하나 둘 고혈압으로 약을 먹는다면 더욱 신경써야한다. 고혈압의 가족력이 있다면 더더욱 신경써야한다.

고혈압은 예방할 수 있다

물론 신경만 쓴다고 해서 혈압이 내려가진 않는다. 앞에서는 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성인병’이라는 말을 했지만, ‘성인병’이 ‘생활습관병’으로 이름이 바뀐 것은 오래전 일이다. 고혈압은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오는 질환이며, 다시 말해 생활습관의 교정으로 고혈압의 치료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럼 지금부터 고혈압 예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다.

식이요법

고혈압의 식이조절에서 가장 중요한 인자는 나트륨이다. 나트륨은 삼투압을 조절하는데, 나트륨을 따라 물이 이동한다.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으면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혈압이 높아지는 기전이다. 그러므로 고혈압의 예방에 있어서 저염식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나트륨 섭취의 90%는 소금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나머지 10%는 베이킹 소다와 MSG를 통해 이루어진다. 저염식은 있는 그대로의 재료를 가지고 가능한 소금을 적게 사용하여 요리한 음식을 말한다. 신선한 채소나 과일, 생고기, 콩, 곡물류에 간을 싱겁게 하여 먹도록 한다.

또한 가공식품은 맛을 위해서 또는 보존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서 소금을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가공식품과 피클과 같은 염장식품, 시판되는 샐러드 소스 등의 섭취도 당연히 줄여야 한다.

단백질은 저지방 단백질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닭가슴살이나 생선을 기름 없이 굽거나, 찌거나, 삶아서 먹는 것이 단백질을 섭취하는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그 외에 콩류, 씨앗류, 견과류, 달걀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곡물은 정제된 곡물보다 통곡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곡물은 정제과정에서 섬유질이나 기타 영양소는 제거되고 탄수화물 위주로 남게 된다. 따라서 흰쌀, 빵, 밀가루 등은 칼로리가 높고 편중된 영양소를 섭취하게 되므로, 현미, 오트밀, 퀴노아 등의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운동과 체중감량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운동으로는 무산소 운동을 먼저 시행한 후, 유산소 운동을 이어서 하는 조합의 운동을 추천한다. 하루 30분에서 50분 정도 시간을 내서 주 5회 이상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 시 근육에서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심박수와 심장의 수축력이 증가하고, 혈액을 이동시키는 혈관도 확장된다. 심박수와 심장의 수축력은 운동이 끝나면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확장된 혈관은 최대 22시간까지 확장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심장에서는 더 적은 힘으로 같은 양의 혈액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하체 근육은 상체 근육에 비해 4배 이상의 혈관량이 분포하므로, 혈압을 낮추기 위해서는 하체 운동이 효과적이다. 빠르게 걷기, 수영, 완만한 경사면 오르기 등을 추천한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무산소 운동은 근육량을 증가시킨다. 근육량이 증가하면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량도 증가한다. 혈관량이 증가하게 되면 이후 유산소 운동을 했을 때, 운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도 성공한다면, 심장이 부담해야 할 신체의 무게가 줄어들어 혈압이 내려가는 효과도 있다.

스트레스 관리

본태성 고혈압의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언제든 긴장을 풀고 할 수 있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보통 ‘취미활동’이라고 말하는 것에 해당하며, 독서, TV보기, 음악감상, 여행, 스포츠, 게임, 수면 등 종류는 다양할 것이다.

다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 정말 다른 것을 모두 잊고 몰입해서 할 수 있을 만큼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찾아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아직 특별한 취미활동을 찾지 못했다면, 자신만의 취미활동을 찾을 때까지 전편 칼럼(<시빅뉴스> 12월 10일자 칼럼 참조)에서 소개한 언제든 긴장을 풀고 할 수 있는 ‘올바른 숨쉬기 운동’을 추천한다.

기타

고혈압과 커피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가장 주된 성분인 카페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다는 사실은 증명되었으나, 지속적으로 혈압을 높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또한 카페인 외에 폴리페놀이나 클로로젠산 등 다른 성분의 긍정적 작용도 있어, 적당량의 커피 섭취는 권할 수 있다.

음주는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자는 20~30g, 여자는 10~20g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 주류별로 해당량은 맥주 720ml(1병), 와인 200~300ml(1잔), 정종 200ml(1잔), 위스키 60ml(2잔), 소주 100~150ml(2~3잔)이다. 애주가들에게는 절주할 자신이 없다면 금주를 권장한다.

여기까지 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는 혈압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위에서 언급한 생활습관 관리를 하면서도 혈압을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만약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혈압이 지속된다면 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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