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공원호의 건강만세]9-자주 어지러우신가요?
상태바
[한의사 공원호의 건강만세]9-자주 어지러우신가요?
  • 한의사 공원호
  • 승인 2020.01.27 2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원호 한의사(삼세한방병원 한방내과)
공원호 한의사(삼세한방병원 한방내과)

어지럼증은 성인의 2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그만큼 어지럼증의 원인도 다양하며, 환자들이 호소하는 어지럼증의 양상도 다양하다. 따라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어지럼증을 진단할 때 환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환자는 의사와 면담을 할 때 자신이 느끼는 어지럼증을 최대한 자세하게 표현해야 한다. 또한 어지럼증이 얼마나 심한지, 언제 발생하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자주 재발하는지, 동반되는 증상은 무엇인지 등 추가적인 정보를 종합하여야 원인 질환을 추정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어지럼증은 전정신경계 이상 ‘현훈’

‘어지럽다’라는 표현은 증상의 미묘한 특징에 따라 4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현훈’, ‘실신’, ‘평형이상’, ‘두중감’이다.

‘현훈’은 자기 자신 또는 주변 환경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전정기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발한, 창백, 구역, 구토와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흔하게 동반된다.

‘실신’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회복되는 증상을 말한다. ‘실신’이 발생하기 전에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을 느끼는 단계에서 환자는 종종 ‘어지럽다’는 표현을 한다.

‘평형이상’은 실제 균형장애로 인해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어지럼증의 발생은 보행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평형이상’을 호소하는 경우 중추성 어지럼증일 확률이 높다.

‘두중감’은 머리가 무거운 느낌을 말한다. 앞서 언급한 3가지처럼 급격한 신체의 이상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강도와 빈도로 시작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만성화가 돼서 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위의 4가지 어지럼증의 표현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어지럼증은 ‘현훈’이다. 연구 결과에 따라 어지럼증의 원인 중 30~45%가 ‘현훈’, 즉 전정신경계의 이상으로 나타난다. 전정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의 경우 일반적으로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서 속이 메슥거리고 토하는 증상이 동반된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환자들이 뇌졸중을 걱정하고 병원을 찾는다.

하지만 뇌의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구음 장애, 사지의 감각이상, 보행 장애, 복시 등 손상된 뇌의 부위에 따른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전정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청력소실, 이명, 귀의 통증, 귀의 충만감 등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처럼 환자와의 면담만으로도 어지럼증의 원인이 뇌에 있는지, 전정신경계에 있는지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다. 이후에 신경학적 검사와 안진 검사를 통해 원인을 명확히 찾을 수 있다. 사실 많은 어지럼증 환자들이 뇌 MRI를 찍어봐야 하지 않는지 걱정한다. 뇌의 이상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고, 신경학적 검사와 안진 검사 상에서 뇌의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굳이 MRI를 찍을 필요는 없다.

이 외에도 저혈압, 저혈당, 빈혈 등 혈액학적 이상으로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고, 복용하는 약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잘못된 자세에 의해서나,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인해서 경추의 배열이 흐트러진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어지럼증의 발생 원인을 풍(風), 화(火), 염(痰), 허(虛) 네 가지로 본다. 뇌졸중을 한의학적으로 ‘중풍(中風)’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풍’은 어지럼증의 가장 기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다. ‘화’는 체내 순환 장애로 인해 열이 머리로 올라 어지럼증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며, 쉽게 말하면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다. ‘염’은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소화기계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음을 말한다. 또한 영양부족이나 큰 병을 앓은 후에 몸이 약해지면서 어지럼증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는 ‘허’에 해당한다.

어지럼증은 워낙 다양해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어지럼증은 워낙 다양해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사진: 구글 무료이미지).

침 한약 추나 등 한의학적 치료 권장...한방보험약도 있어

한의학적 치료로는 침, 한약, 추나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침 치료는 어지럼증에 효과가 좋은 백회혈(百會穴), 풍지혈(風池穴) 등을 기본으로 하여 원인에 따라 여러 혈자리를 추가하여 쓴다. 관련된 혈자리에 약침 치료를 하는 것도 효과가 좋으며, 가능하다면 혈자리 주변을 마사지 해주는 것도 좋다.

한약치료는 한의학적 원인의 문제를 전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반하백출천마탕’이라는 기본 처방을 주로 쓴다. 어지럼증을 진정시키는 작용을 하는 천마, 체내 순환을 개선시키는 반하, 백출, 복령, 윈기를 보충하는 인삼, 황기, 소화를 도와주는 귤피 등이 포함된 처방이다. 이 처방은 효과를 인정받아 한방보험약으로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다. 만약 어지럼증의 원인을 좀 더 정확히 알거나, 환자에게 필요한 다른 약재가 있다면 한방보험약보다 맞춤형 한약을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경추의 배열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두개골과 제1경추인 환추의 배열이 어긋날 경우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잘못된 자세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어 경추의 정렬을 망가뜨릴 수 있고, 교통사고와 같은 순간적인 외력에 의해서 경추의 정렬이 망가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추나를 통해 경추의 교정치료가 우선시되어야 하며, 근육의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침이나 약침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