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 1000만 시대...'반려동물 추석선물세트'도 나왔는데, 추석마다 유기동물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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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팸족' 1000만 시대...'반려동물 추석선물세트'도 나왔는데, 추석마다 유기동물 증가세
  • 부산시 동구 이수정
  • 승인 2020.10.02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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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가구 중 1가구에서 반려동물 키운다
반려동물 추석선물세트, 반려동물학과, 반려동물 조련사, 반려 파충류 등 용어 속속 등장
추석 직후 유기견 유기묘 증가하는 추세는 인간 이기심과 무책임함 반영

요즘 TV 프로나 유튜브 등 각종 매체에서 우리는 반려동물에 관한 내용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나도 유튜브에서 강아지와 고양이 영상을 가장 많이 챙겨 본다. 강형욱 훈련사가 출연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는 훌륭하다’와 같은 애완 프로그램은 최고 시청률 9.0%를 달성하며 반려동물 천만시대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인증했다.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현재는 반려동물 인구 1500만 명으로 ‘펫팸족(pet+family) 시대’가 됐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재택근무자가 늘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가격리가 장기화되면서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 각종 반려동물 분양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반려동물뿐만이 아니라 반려 파충류 분양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 콜로라도 주의 한 동물보호소에서는 유기동물들이 최근에 모두 입양돼 보호소가 텅텅 비는 상황도 일어났다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변려 파충류도 생기고 반려동물학과도 신설되고 있다. 그러나 추석 후 유기동물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무책임함을 여실히 보여준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반려동물 1000만 시대로 접어들면서 변려 파충류도 생기고 반려동물학과도 신설되고 있다. 그러나 추석 후 유기동물이 증가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무책임함을 여실히 보여준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유통업계에서는 반려동물 가구들의 추석 맞이를 겨냥해 ‘반려동물 추석 선물세트’와 같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백화점 등 여러 곳에서 반려동물 의류, 사료, 영양제, 장난감 등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뛰며 급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내 주변의 반려인들을 봐도 자신들의 반려동물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또, 반려동물 가구의 증가로 인해 반려동물과 관련된 직업군이 확대되고 있다. 나의 고등학교 친구도 반려동물과 관련된 직업을 갖기 위해 이번 연도에 반려동물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되려 유기되는 반려동물들도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를 잃거나 형편이 어려워진 사람들에게 반려동물의 사료값과 기타 비용들이 부담으로 다가오면서 결국 반려동물을 유기시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 중에 잠깐의 외로운 감정으로 인해 입양된 반려동물들이 이후에 다시 버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실제로 내 친구가 올해 자취를 하게 되면서 혼자 생활하는 게 외롭다며 새끼 고양이를 분양 받았는데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다시 전 주인에게 돌려보내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나도 올해 6월 오랜 칩거 생활에 외로움을 느껴 새끼 고양이를 입양하려 했으나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에 대해 1개월을 고민하다가 자신이 없어서 결국 입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려동물은 우리와 교감하는 생물이다. 고장나면 버리는 장난감이 아니다. 처음 만날 때의 설레는 마음처럼 10년 후 또는 20년 후까지 반려동물의 마지막도 책임감 있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줘야한다. 휴가철 공항과 기차역 주변에 떠도는 유기견들도 처음부터 유기견이 아니었다. 더 이상 인간들의 이기심에 내몰려 유기되는 반려동물들이 생겨나지 않길 바랄 뿐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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