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둥이 고급 견종 ‘웰시코기’ 유기견 전문 구조 단체 ‘코기러브’의 동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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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염둥이 고급 견종 ‘웰시코기’ 유기견 전문 구조 단체 ‘코기러브’의 동물 사랑
  • 취재기자 조유란
  • 승인 2020.11.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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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 기르는 연예인 방송 출연 후 웰시코기 반려 가족 폭발적 증가
웰시코기 유기견도 덩달아 늘자, 2004년부터 ‘코기러브’ 체계적 구조 시작
3만여 회원들의 협조, 성원으로 코기러브는 반려동물 문화 선도자로 인식

길 위에서 전전하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생명들이 있다, 보호소에 맡겨졌지만 데려갈 사람이 없어 안락사되는 작은 생명들도 있다. 따듯한 집 없이 떠도는 강아지들은 길에선 3년, 보호소에 가면 15일이 이 아이들의 수명이다. 그 생명들은 바로 유기견이다. 그 중에서 고급 견종인 웰시코기(welsh corgi)들을 전국적으로 구조하고 입양 후 케어까지 모두 봉사로 이뤄지는 단체가 있다. 웰시코기 사랑이란 의미의 ‘코기러브(corgi love)’란 동물보호단체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웰시코기’라는 견종을 알 것이다. 웰시코기는 영국 웨일스 지역 원산의 목양견 계통의 개 품종으로 ‘코기(corgi)’는 난쟁이를 의미하는 웨일스 지방 단어다. 웰시코기는 짧은 다리로 이리저리 누비고 다니는 것이 귀여운 매력 포인트다. 웰시코기는 몇 년 전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으로 TV에 출연해 화제를 일으켰다. 그 결과, 한국에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 유행에 따라 입양되는 웰시코기 수가 증가했다. 더불어서 버려지는 아이들도 셀 수 없이 많아졌다. 이후 코기러브는 더욱더 웰시코기 구조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코기러브의 훈련 지원팀이 구조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웰시코기는 다리가 짧고 그래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귀여운 게 특징이다(사진: 코기러브 제공).
코기러브의 훈련 지원팀이 구조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웰시코기는 다리가 짧고 그래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귀여운 게 특징이다(사진: 코기러브 제공).

코기러브는 시빅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공식적인 활동 내용을 소개했다. 코기러브는 2004년 개설된 네이버 카페로 웰시코기를 사랑하고 반려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웰시코기 견종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카페 매니저 박홍규(43) 씨의 운영 아래 3만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년 4회의 오프라인 행사와 다수의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여 유대관계를 높이고 있다. 오프라인 행사는 사계절에 걸쳐 진행되며, 봄엔 ‘꽃길만 걷자’ 유기견 구조 모금 바자회를 개최하여 모든 수익은 웰시코기 구조활동에 쓰이게 된다. 또 다른 계절인 여름, 가을, 겨울엔 반려하고 있는 웰시코기를 동반한 모임, 연말 파티 등 회원들의 친목 활동이 이뤄진다.

코기러브는 우리나라에서 아직 웰시코기라는 견종이 생소할 때부터 외부 도움 없이 카페 매니저 김홍규 씨와 회원들끼리 손을 모아 전국에 있는 웰시코기 유기견을 구조하기 시작했다. 코기러브는 “우리가 웰시코기 유기견을 구조한다면 각 지자체가 운영하는 보호소에 있는 다른 견종의 아이들에게도 입양의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 거란 희망으로 카페 내에서 전국적인 구조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5년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으로 웰시코기가 TV에 소개된 후 개체 수가 방송 전보다 30~40배에 달하게 늘어났고, 결국 현재엔 “웰시코기 유기견의 전수 구조가 아닌, 안락사 및 위독한 웰시코기 위주의 선택적 구조를 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코기러브 담당자는 전했다.

코기러브 유기견 운영진은 총 4개의 팀으로 이뤄져 있으며, 별도의 사무실은 없고 온라인 상의 소통만으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4개 팀은 ‘보호소 모니터링팀’, ‘구조 및 이동 봉사팀’, ‘임시 보호 및 입양 관리(훈련 지원)팀’, ‘홍보 및 운영팀’으로 구성돼 있다. 보호소 모니터링팀은 유기견 구조 앱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는 ‘포인핸드’에 각 시도별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올린 유기견 공고를 확인하면, 즉시 웰시코기가 보호되고 있는 지역보호소에 연락을 취한다. 그 후 팀원들은 웰시코기의 건강 상태와 안락사 일정 등을 고려하여 구조가 급한 개체부터 순서를 정해 구조팀에 전달한다. 모니터링 팀원 지현(29) 씨는 “내가 모니터링한 아이가 입양을 가면 혼자 환호도 하고 기쁨을 느낀다. 그리고 공고 기간 내에 입양이나 주인을 찾지 못한 아이들을 보면 내내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유기견 구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늘 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조 및 이동 봉사팀은 구조가 결정된 웰시코기 유기견의 정보를 넘겨받아 유기견이 보호되고 있는 지역을 먼저 확인한다. 그리고 유기견을 우선 병원 등 임시 보호처로 옮긴 후 임시 보호자를 정해서 안전하게 임시 보호자의 곁으로 인계되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 팀 소속 회원들은 전국에 널리 분포해 거주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꾸준히 소통하며 구조할 웰시코기가 배정되면 즉각 구조에 나선다. 부득이하게 해당 지역 팀원이 바쁘거나 해당 지역의 회원이 없을 경우는 코기러브 카페 내에서 봉사자를 급히 찾기도 한다. 구조팀원 윤이나(28) 씨는 “우리나라 반려견은 모두 잠재적 유기견이라는 말이 있다. 안락사에 임박한 아이들을 구조할 때 눈을 마주하면 슬픔과 고통이 느껴져 마음속으로 함께 운다. 이 작은 생명들도 존중받는 성숙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시 보호 및 입양 관리(훈련 지원) 팀은 구조된 웰시코기가 임시 보호처에서 잘 지낼 수 있도록 보호처와 가까운 병원을 섭외하고, 임시 보호 일정 등을 도맡아 관리한다. “병원은 팀원이 직접 발로 뛰어 섭외하고 있으며, 병원 원장과 병원비 결제를 협의한다.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임하는 만큼 병원도 우리를 많이 돕고 있다”고 코기러브 담당자는 전했다. 이 팀에 속한 훈련 지원팀은 구조견이 보이는 문제행동에 대한 훈련 지원과 입양처를 섭외하는 등, 각종 지원을 통해 웰시코기가 평생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꼼꼼하고 세심하게 케어한다. 또, 입양 후에도 새로운 가족들과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등을 모니터링하는 일을 한다.

홍보 및 운영팀은 코기러브 전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모금함 관리에서부터 각종 서류 정리 등의 일을 담당한다. 그리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에 현재 웰시코기 유기견 상황을 전하고, 임시 보호처나 입양처를 섭외하는 홍보물을 올리기도 한다. 코기러브는 담당자는 “이렇게 4개의 팀이 하나처럼 움직여 구조활동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코기러브 SNS에 게시된 구조견 ‘다솜이’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다솜이는 평생 함께 지낼 입양자를 기다리고 있다(사진: 코기러브 인스타그램).
코기러브 SNS에 게시된 구조견 ‘다솜이’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다솜이는 평생 함께 지낼 입양자를 기다리고 있다(사진: 코기러브 인스타그램).

코기러브의 웰시코기 유기견 구조활동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보호소의 직원이 포인핸드에 올린 글을 바탕으로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코기러브는 담당자는 “최근 유기견과 관련된 나쁜 일들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겨서 코기러브 카페 내에서도 개인적으로 구조활동하고 있다는 등의 글은 올리지 못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기러브는 임시 보호와 입양도 철저한 절차 과정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임시 보호자 신청자는 임시 보호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며, 신청서에는 나이, 거주지, 가족관계, 직업, 반려 경험 및 주거 형태 등을 기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웰시코기가 잘 지낼 수 있을지 운영진들의 회의를 통해 임시 보호자를 선정하게 되며, 문제가 없다면 중성화 수술 후 임시보호 장소에서 임시 보호가 시작된다. 임시 보호처에서 일주일 만에 새 가족을 찾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1~2년 동안 입양을 못 간 채로 임시 보호자와 가족처럼 지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짧게는 15일부터 길게는 2~3개월 정도라 생각하고 임시 보호 신청을 해주시고 있으며, 저희도 그 기간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다”고 코기러브 담당자는 말했다.

임시 보호 중인 아이들의 입양이 결정되면, 입양 희망자는 입양 신청서를 먼저 쓰게 되며, 이 과정은 웰시코기의 평생 가족이 돼주는 것이기 때문에 더 까다롭게 진행된다. 입양 신청서를 바탕으로 운영진의 회의로 입양자 선정이 끝나고, 정식 입양 전에 ‘입양 전제 임시 보호’기간을 1~2개월간 갖게 되며, 그 기간 동안 이 아이와 입양희망자가 평생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지내보고, 새로운 가족으로 맞게 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정식으로 입양 절차를 밟게 된다. 입양 절차는 입양 서약서와 함께 반려동물 등록증 및 신분증 사본, 20만 원 이상의 사랑 기부금을 제출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코기러브는 담당자는 “3만여 명의 카페 회원분들의 도움으로 새 가족을 찾게 된 아이인 만큼, 입양 후 소식을 카페에 올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필수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분명 카페 활동을 하다 보면 카페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기러브는 임시 보호나 입양한 웰시코기 중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으면 방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생사를 넘나드는 유기견 생활을 했으니 아이들의 문제행동은 당연할지 모르나, 이를 처음 접한 보호자는 난감할 수 있어 교육을 진행하게 됐다”고 코기러브 담당자는 말했다. 문제행동의 수준이 낮은 경우에는, 임시 보호자 또는 입양자가 문제행동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훈련 지원팀에게 제공해 주면, 그에 대한 솔루션을 온라인으로 제시하는 교육을 진행한다. 만약 문제행동의 수준이 높은 경우, 혹은 온라인 솔루션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은 경우엔 수도권 지역에 한 해 훈련 지원팀에서 직접 방문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코기러브 담당자는 “훈련지원 봉사자분들도 생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여가 시간을 쪼개어 훈련을 진행하고 있어, 상황이 만만치 않다. 모든 훈련은 시간과 인내력 싸움이다. 많은 분들이 조급해시며 한두 번 만에 해결되지 않는다고 쉽게 포기하지만, 심적인 여유와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임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기러브 운영진 오세민 씨가 반려견 웰시코기 ‘도로시’와 ‘상덕 씨’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오세민 제공).
코기러브 운영진 오세민 씨가 반려견 웰시코기 ‘도로시’와 ‘상덕 씨’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오세민 제공).

코기러브는 “모든 반려인들이 행복한, 그래서 모든 반려동물들이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각종 계몽 활동과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코기러브 전체의 목표를 시빅뉴스에 전했다. 코기러브 운영진 오세민(46) 씨는 “코기러브 회원분들 모두가 즐거운 반려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각종 행사와 이벤트로 행복과 추억을 가득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 반려인들 모두가 올바른 인식으로 재미있고 행복한 반려 생활을 한다면, 그만큼 버려지는 반려동물도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코기러브 담당자는 “한 생명을 가족으로 들인다는 것에는 연습이나 실패란 있을 수 없다. 충분히 심사숙고해 지혜롭게 선택하길 바라며, 반려를 선택했다면 최선을 다하길 부탁드린다. 반려동물은 우리를 위해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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