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강아지 산책 체험,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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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내고 강아지 산책 체험, 명백한 동물 학대 행위
  • 부산시 북구 김세인
  • 승인 2020.10.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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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어린 강아지만 돈벌이 산책 체험에 동원돼 학대당해
다 큰 강아지는 새끼를 낳기 위한 번식용 개로 길러지고 있어
강아지들이 잔디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다(사진: 김세인씨 제공).
강아지들이 잔디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다(사진: 김세인 씨 제공).

나는 ‘강아지 산책 체험’이라는 말을 최근 처음 들어 봤다. 경기 안성시 어느 풍산개 농장은 2만 원을 내면 2시간 동안 강아지와 산책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산책 체험에 동원되는 강아지는 겨우 2~3개월밖에 되지 않은 어린 강아지들이다.

강아지는 보통 하루에 12시간 이상 잠을 잔다. 어린 강아지들은 그것보다 더 많이 잠을 잔다. 하지만 이 농장에 있는 강아지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낯선 사람과 억지로 산책을 해야 한다. 날이 더워도, 움직이고 싶지 않아도 강아지들은 사람이 하자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는 명백한 동물 학대다.

2시간이라는 긴 시간 억지로 끌려다녀야 하는 어린 강아지에게는 체험 시간이 큰 스트레스일 것이다. 하루 100명 정도가 찾아오는 풍산개 농장에 어린 강아지들은 휴식 시간도 갖지 못하고 강제로 산책하러 가야만 한다. 산책이 강아지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강아지를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산책은 강아지를 놀잇감으로,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문제는 또 있다. 이 농장은 기본적인 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 어린 강아지들이 좁은 공간에 여러 마리가 함께 생활하고 있고, 축사 안에 치워지지 않은 변이 널려 있기도 했다. 강아지들이 마실 물도 채워져 있지 않았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또 산책 체험에는 주로 어린 강아지가 동원되는데 몸집이 큰 성견은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번식용으로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성견들은 가두고 어린 강아지만 내놓은 것이다. 인형 놀이와 다를 바 없다. 이것은 체험이라는 명목으로 동물 학대를 하는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업체는 체험 사업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업체는 “농촌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이런 새로운 테마를 가지고 마을이 발돋움해가는 과정”이라며 강아지 산책 체험을 관광산업의 한 형태로 여겨 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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