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물림 사고’는 견주의 방심 탓...“우리 개는 안 물어요”는 무책임한 일
상태바
‘개 물림 사고’는 견주의 방심 탓...“우리 개는 안 물어요”는 무책임한 일
  • 부산시 북구 김세인
  • 승인 2020.09.14 1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공장소에서 반려견 리드줄 놓고 있는 견주 보면 불안
개 물림 사고 방지 위해 예방교육, 강력한 법적규제 필요
미국 캘리포니아주, 2회 이상 물림 사고 개 안락사 처분

개물림 사고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대한민국 반려사회 문화를 짚어보고자 지난 9일 KBS 2TV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는 제1회 개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개정상회담 안건은 ‘개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시 보호자는 징역 선고를 받아야 하느냐’ 였다. 찬성하는 입장은 징역 처벌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사고 방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징역이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없으며 예방 교육이나 치밀한 법적 제도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등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나워 보이는 개가 목줄을 하고 있지만 위협적으로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사진: piaxabay 무료 이미지)
사나워 보이는 개가 목줄을 하고 있지만 위협적으로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사진: piaxabay 무료 이미지)

대부분의 개 물림 사고는 갑자기,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징역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지만, 그만큼 강력한 법적 규제가 있어야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반려견은 사람이 아닌 동물이기에 견주는 항상 방심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아무리 우리 개가 작고 예뻐 보일지라도 모든 사람이 개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나도 개를 기르는 반려인으로서 산책하러 나갔을 때 웬만하면 개한테서 눈을 떼지 않고 신경을 쓰는 편이다. 간혹 공원이나 강아지 카페를 가보면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이 한 마디만 내뱉고 개에게 시선을 거두고 딴짓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많은 공원이나 거리에서는 항상 지켜보고 주의해야 하는데 말이다.

연이어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는 한국의 바람직한 반려문화를 세우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우리보다 앞선 반려문화를 가지고 있는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대응할까?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을 문 개는 안락사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위험한 개는 안락사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안락사 처분이 나오기까지 과정이 복잡해 결국 안락사의 취지는 ‘다른 방법이 없을 때 내리는 인도적인 처분’에 가깝다고 한다.

안락사 처분 외의 조치로,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개 물림 사고를 바탕으로 ‘잠재적으로 위험한 개’, ‘공격적인 개’ 등으로 분류한다. ‘잠재적으로 위험한 개’의 목록에 올라가면 보호자는 자신의 개가 같은 사건을 반복하지 않도록 교육을 이수했다는 사실을 주 정부에 증명해야 한다. 또 ‘공격적인 개’로 분류될 때는 손해배상 보험에 의무가입하거나, ‘위험한 개가 있으니 주의하라’라는 문구를 집 앞에 반드시 게시해야 한다. 만약 공격적인 개로 분류된 뒤 2회 이상 물림사고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안락사 처분을 법원에 요구할 수 있고, 이 경우 전문가 평가를 거쳐 판사는 안락사를 판단한다.

현재 정부에서도 개 물림 사고 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1년부터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라 한국에서 맹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반드시 손해배상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월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2022년까지 ‘위험한 개‘의 공격성을 평가해 그 결과에 따라 행동교정, 안락사 명령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개 물림 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견주들이 책임감이 중요하다. 내 개는 물지 않는다는 믿음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고가 날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평소에 꾸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 사람과 개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개와 사람 모두 노력을 해야 한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