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대학, 좋은 직장, 좋은 인생, 안정되고 인정받는 삶.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이를 위해서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물론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좋다’는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좋은 삶의 기준에 대한 교훈을 주는 영화다.
이 영화에서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 ‘웰튼 아카데미’는 아이비리그 입학을 목표로 획일화되고, 강압적인 방식으로 학생들을 교육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당연한 듯 기계처럼 공부하던 학생들은 새롭게 부임한 영어 선생님 ‘존 키팅’을 통해 신선하지만 조금은 괴짜스러운 수업을 만나게 된다.
키팅 선생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을 외치며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는 독립적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이는 그 동안의 아카데미 수업방식과는 전혀 달랐다. 학생들은 충격을 받지만 이내 점점 키팅 선생을 따르게 된다.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늦은 밤 몰래 동굴에 모여 시를 읽으며 자유롭게 해석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학생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고, 조금씩 자기 자신을 찾아갔다.
그중 배우라는 꿈을 찾게 된 ‘닐’은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극무대에 서게 된다. 닐의 아버지는 닐에게 공부에 집중하라고 나무랐고, 결국 닐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충격에 빠진 닐의 부모님과 학교는 이 모든 것이 키팅 선생의 가르침 때문이라며 강제로 학생들에게 키팅 선생 퇴출에 서명하라고 한다. 짐을 가지러 온 키팅 선생을 보고 학생들은 책상 위로 올라가 “오! 캡틴, 마이 캡틴”을 외치며 마지막 인사를 하고 영화는 끝이 난다.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보든, 나쁘다고 생각하든, 이제부터 여러분도 나름대로 걷도록 해라.” 영화 속 키팅 선생의 대사다. 우리는 기성세대가 논하는 성공한 삶이 무엇인지, 누구를 위한 말인지도 안다. 하지만 진정으로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이 생각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 일인지 스스로 깨우치게 한다.
이 영화는 1990년에 개봉한 작품이지만 전혀 낡지 않았다. 치열한 입시전쟁과 사교육의 늪에서 허덕이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진정 ‘죽은 시인의 사회’가 아닐까. 나는 이 사회에서 대학생이 됐지만 무조건 좋은 대학이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느낀다. 이런 말이 철없는 소리로 비칠 수도 있을 것이다. 난 그저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는 힘, 그리고 그 길에 책임을 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고 싶다. 특히 요즘 의료진을 보면 더욱더 신념 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