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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자연재난에 더 위험한 ‘취약계층’ 사고 잇따라... 일부는 고독사와 겹치기도정신질환자, 독거노인, 옥외 근로자 등에 이르기까지 시설 및 대책보완 시급 / 이준학 기자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노약자·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사고 사례 비중이 증가하면서 이들을 향한 세밀한 관심이 필요하다.

올해는 유난히 길고 강도 높은 폭염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과 더불어 취약계층의 사고·피해 사례마저 눈에 띄게 늘어, 관계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올해 폭염으로 숨을 거둔 첫 번째 사례는 자폐 증세를 앓던 A(21) 씨에게 발생했다. 복수의 언론들은 폭염이 13일째 지속되던 지난 달 21일, 충남 홍성에서 A 씨가 모르는 사람의 차에서 3시간이 넘도록 머물러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차량은 문이 잠겨 있지 않았지만, 자폐가 있는 A 씨가 문을 열고 나오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차 안에서 경련 증세를 보이던 A 씨를 차주가 뒤늦게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체온이 42도에 달하며 끝내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지난 9일에는 광주에서 75세 독거노인 B 씨가 폭염 속에 자택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기도 했다. B 씨는 ‘2주 동안 연락이 안된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발견됐으나, 이미 심각한 부패가 진행된 뒤였다. 관계 당국은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연락이 끊긴 시점인 2주 전을 B 씨의 사망 추정 시각으로 꼽았다.

위 사례들과 같이, 이번 폭염은 본인의 건강을 쉽사리 챙기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다. 지난 29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의 온열질환 발생 건수는 2042명으로, 작년 하절기(5월 29일~9월 8일) 전체 1574건을 훌쩍 뛰어 넘은 수치다.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사례 역시 같은 시기를 기준으로 작년 11건에서 올해는 27건에 달하는 등 남은 폭염기간까지 이어질 사고 사례와 합하면, 작년보다 몇 배는 심각한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보고된 사망사례 27건 중 16건이 70대 이상 노년층에게서 발생했다고도 밝혔다. 발생장소 또한 집, 집주변, 밭으로 한정적이었으며, 이는 사고자들에게 주변 이웃들의 관심이 있었다면 이처럼 안타까운 결과가 적었을 것임을 의미한다.

B 씨의 사망과 같은 시기에 광주시는 이어지는 폭염으로 인한 독거노인들의 건강상태를 매일 확인하는 ‘돌봄서비스’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B 씨의 경우, 혼자서 거동하는데 별 무리가 없어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더욱이 B 씨는 부인과 자녀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깝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에 행정안전부와 전국의 지자체들은 앞으로 폭염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더욱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뜻을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 대처가 취약한 독거노인을 방문, 관리할 수 있는 생활 관리사를 포함하여 10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했다. 이들은 주기적으로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부산시도 장·노년층이 자유롭게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무더위 쉼터를 확대 운영하고 노숙자, 지체장애인들을 도울 계획을 밝혀 대처효과가 주목된다.

이어지는 폭염 사고 사례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이웃끼리도 관심을 갖고 서로를 보살피면 폭염 재난으로 인한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등장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장애인과 독거노인뿐만 아니라 강한 햇볕 아래서 일하는 옥외 근무자 역시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어 도움을 받게 된다. 앞서 언급된 사망사고 27건 중 7건은 30~50대 남성에게서 발생했는데, 이 중 5건이 실외 작업장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0일, 광주에서는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6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쓰러져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조사결과, 1시간마다 15분의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했지만, 현장 작업 특성상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이 같은 사항을 적용할 수 없었던 것.

이에 고용노동부는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인 오후 2~5시에는 작업을 중단하고 충분히 휴식을 갖는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현장 대책 수립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미흡하고 현장 적용이 어렵다”는 반응이 연이어 드러났지만, 국무총리실에서는 “강제로 시간을 정해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지자체와 사업주가 자율적으로 적용해 온열질환 사고를 줄이자는 의미”라고 밝혀 노동자들의 사고 사례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는 중이다.

취재기자 이준학  reporter1@civic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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