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추웠을 겨울의 독거노인 고독사는 유독 마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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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추웠을 겨울의 독거노인 고독사는 유독 마음 아프다"
  • 부산시 수영구 이시윤
  • 승인 2020.11.21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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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외면으로 홀로 남은 독거노인들 증가
고독사 방지할 국가 대책 절실
결국, 가족 사랑만이 독거노인 고독사 근본 해결책

겨울이 가까워지면 더욱 신경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독거노인의 고독사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 탓에 독거노인 사망률이 유독 높다고 한다. 인터넷에 ‘고독사’를 치면 올해도 다양한 예방 사업이 마련됐다는 기사가 보인다. 하지만 난 그런 기사를 보면서 국가의 노력이 고독사를 예방할 순 있어도, 그 뿌리를 뽑지는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독거노인이 혼자 사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들의 외면’이라고 한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된다. 그리고 노인이 된 것은 잘못이 아니다. 그것을 간과하던지, 아니면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부모를 ‘짐’ 취급해버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무리 국가가 관련 정책을 펼친다 해도 가장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외면받는 노인들의 ‘고독’을 해결할 수 있을까?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노인이 가족의 외면으로 고독사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 할머니도 독거노인이셨다. 3년 전,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뒤부터 할머니는 시골에서 혼자 사셨다. 우리 가족은 몸도 편찮으신 할머니가 혼자 지내시는 게 걱정돼 날마다 안부 전화를 드렸다. 그리고 저번 달, 아빠는 엄마의 적극 찬성 덕분에 할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셔왔다. 그런데 문제는 할머니의 몸 건강뿐만이 아니었다. 혼자 지내신 날이 길어졌던 만큼, 외로움과 우울증이라는 마음의 병이 할머니를 괴롭히고 있었다. 할머니는 흘러간 세월을 탓하며 이제는 걷기조차 힘든 당신의 몸을 슬퍼하셨다. 그런 할머니께 힘을 드리기 위해, 우리 가족은 틈날 때마다 밖으로 모시고 나가거나 말동무가 돼드리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아직 웃으시는 일이 많이 없다. 가끔은 “죽어야지, 내가 죽어야지”라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이렇듯 가족이 한 달여간 매일 곁에서 보살펴드리는 할머니께서도 여전히 우울해하시는데 하물며 죽는 순간까지 혼자 남겨졌던 분들의 마음을 우리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다. 특히 겨울에 떠나신 분들은 몸도 마음도 추웠을 것이다. 그래서 겨울의 고독사는 유독 마음 아프다.

특히 겨울에 떠나신 독거노인 분들은 몸도 마음도 추웠을 것이다. 그래서 겨울의 고독사는 유독 마음 아프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특히 겨울에 떠나신 독거노인 분들은 몸도 마음도 추웠을 것이다. 그래서 겨울의 고독사는 유독 마음 아프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할머니 절대 요양병원 안 보낼 거야. 할머니 돌아가실 때도 아빠 옆에서 돌아가시게 할 거야.” 아빠가 내게 하셨던 말씀이다. 그 말씀을 듣고 나도 부모님의 자식으로서 아빠의 마음이 너무나 잘 이해 가서 눈물이 났다. 지금은 당신의 부모님을 모시고 계신 내 부모님도 훗날 나의 보살핌을 필요로 할 때가 분명 올 것이다. 나는 그때의 내 형편이 넉넉지 않더라도, 절대 그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부모님이 내게 보여주시는 것처럼 나도 최선을 다해 부모님을 모실 것이다. 독거노인 고독사 소식이 해마다 늘어가고 있는 지금, 나는 부모님께 가장 고귀한 가르침을 배우고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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