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관광버스 타고 충주댐과 충주호, 그리고 단양팔경과 제천 벚꽃 축제를 둘러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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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관광버스 타고 충주댐과 충주호, 그리고 단양팔경과 제천 벚꽃 축제를 둘러 보다
  • 장원호
  • 승인 2020.10.17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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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댐 보고 미국 미주리 주 오작 호수의 바그넬 댐을 연상하다
충주호에서 유람선 타고 단양팔경 절경 구경
충주호 주위 관광 시설이 부족한 게 흠인 듯

서울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여행을 해 보고 싶었는데, 2018년 4월 14일 토요일, 마침 파랑새 투어라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충북 제천의 충주 댐을 가볼 기회가 생겼다. 이날은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지만, 다시 이런 기회가 없을 듯하여 나는 비를 맞으며 제천 청풍에 도착했다.

1978년에 착공해서 1984년에 완공한 충주댐은 그 규모는 작지만 내가 미국에서 즐겨 찾았던 미주리 주의 오작 호수의 바그넬 댐과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미국이 경제공황으로 어렵던 1920년대 후반에 미국 테네시 계곡 개발 계획의 하나로 바그넬 댐이 건설돼 크게 성공한 것과 마찬 가지로, 충주댐 건설은 충주, 단양, 제천군에 걸친 거대한 토목사업이었다. 바그넬 댐 건설 당시와 같이, 이곳 충북 주민들도 강력하게 반발했다고 하나, 댐이 완성되고 그 건설 효과가 나타나자, 이제는 주민들도 댐 건설을 반기고 있다고 한다.

충주댐은 충주, 제천 단양에 걸쳐 있는 댐으로 미국 미주리 주 바그넬 댐을 연상시키는 외양과 풍광을 가지고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충주댐은 충주, 제천 단양에 걸쳐 있는 댐으로 미국 미주리 주 바그넬 댐을 연상시키는 외양을 가지고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바그넬 댐은 전기회사가 주관해서 건설했는데, 오작 호수 주변 반경 1600km나 되는 방대한 지역에 관광시설과 주택이 들어서서 회사와 주민들 모두 크게 재미를 봤다. 충주댐은 정부가 주관하다 보니 댐을 완성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관광산업이 제대로 자리를 못 잡은 듯하다. 이제 지방 자치제도가 자리 잡히자, 제천군, 단양군, 충주시가 서로 경쟁하며 관광시설을 확장하고 있으나 아직 시작인 것 같이 보였다.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제천군 청풍면인데, 비 오는 날씨에 따끈한 차 한 잔 마실 시설이 없었다. 포장마차에 들어가서 할머니가 만들어 주는 라면과 커피를 마시면서 이곳은 시설 투자가 정말 더 필요하고 느꼈다.

이곳에는 조선왕조 시절 청풍에 있던 관청 건물과 민속촌 유물을 전시하고 있었고, 충주댐 건설로 사라진 과거 마을과 주민들의 살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했으나, 호텔도 하나 없고, 주차장 구석에 차려진 포장마차 같은 상점에서 토산물을 팔고 있는 게 무척 초라해 보였다.

충북 제천군 청풍면 민속촌의 과문인 팔영루 전경(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충북 제천군 청풍면 민속촌의 과문인 팔영루 전경(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그래도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청풍나루에서 배를 타고 장화나루까지 약 40분간 호수를 돌아보는 것이었다. 400명을 태울 수 있는 청풍명월 호는 시설이 변변치 못했지만 금강산처럼 뾰족이 보이는 돌산들을 연이어 보여주며 달렸다.

단양팔경을 돌아 볼 수 있는 충주호 관광유람선 '청풍명월호'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단양팔경을 돌아 볼 수 있는 충주호 관광유람선 '청풍명월호'에서 포즈를 취한 필자(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이 호수가 삼켜버린 단양팔경의 일부를 배를 타고보고 있으니, 내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음성에서 이렇게 가까운 단양팔경을 여태껏 못 보았다니 가슴이 아팠다.

충주호에서 유람선에서 보이는 단양팔경의 절경들은 금강산을 닮았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이곳이 내 고향 음성에서 지천이었는데 한 번도 못 와보다가 80이 넘어서야 보게 됐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충주호에서 유람선에서 보이는 단양팔경의 절경들은 금강산을 닮았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이곳이 내 고향 음성에서 지천이었는데 한 번도 못 와보다가 80이 넘어서야 보게 됐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팠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간단한 우중 크루스를 마치고 제천 벗꽃축제장으로 갔다. 이번 비에 꽃이 떨어저 땅에 깔린 축제장은 축제라기보다는 장사꾼들의 모임이었며, 이곳 전통 음식점 잔치가 한창이었다.

충북 제천의 벚꽃축제가 마침 열리고 있어서 구경할 수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충북 제천의 벚꽃축제가 마침 열리고 있어서 구경할 수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투어를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오는 버스에 오르니, 대단한 피로가 닥쳐온다. 시끄럽기 그지 없는 버스관광 여행을 20여 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했던 기억 때문에 걱정했는데, 이번 관광버스 여행은 여행 가이드도 조용하고, 버스 속에서 노래 부르고 춤 추는 사람들도 하나도 없었다. 이번 관광버스 여행은 아주 알찬 여행 프로그램이었으며, 80세가 넘은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고, 대부분이 아주 젊은 나이의 여성들이었다. 이제 나도 어디가나 최고 연장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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