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강원랜드 옆 하이원 리조트 골프코스에서 지인들과 망중한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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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강원랜드 옆 하이원 리조트 골프코스에서 지인들과 망중한을 즐기다
  • 장원호
  • 승인 2020.09.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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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리랑 고장 강원도의 하이원 리조트에서 반가운 지인들과 골프를 즐기다
탄광촌이 강원랜드와 골프장과 리조트로 변신...미국 네바다 주 카지노 사례와 유사
2박 3일 간 꿈의 골프, 식사, 그리고 해후의 대화

한국의 산은 아름답다. 대부분 경사가 심하여 쉽게 오르기 힘들지만 반세기 이상 힘들인 조림사업으로 잘 가꾸어진 나무들로 가득 차 있다. 2017년 4월 서울여행의 마지막 주에 강원도 산골을 갔다.

전에 <진도 아리랑> 답사를 한 후에 언젠가 다른 아리랑인 <정선아리랑> 고장을 꼭 가보고 싶었다.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소”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 <정선아리랑>의 한 가닥이다. 삶의 애환을 노래한 <정선아리랑>은 <아라리>라는 이름으로 정선을 중심으로 강원도와 경북 북부지역, 충북지역, 경기도 동부지역에서 오래전부터 구비 전승되어 온 민요다.

이 노래가 불리기 시작한 것은 적어도 600년 이전부터라고 한다. 조선 건국 직후에 고려를 섬기던 신하들이 정선지방으로 피신하여 숨어 지내면서 자신들의 정한을 노래에 담아 불렀다고 하는데, 이것이 그 이전부터 불리던 정선지역 토속민요와 만나 <정선아리랑>의 기원을 이룬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은 태백탄광구가 있던 곳으로 석탄을 파내던 탄광지역이었다. 시커멓고 가난한 산골지역으로서 폐광 후에는 너무도 가난하고 어려운 이 지역개발을 위하여 2000년에 '강원랜드'라는 카지노를 시작한 것이 성공했고, 태백산맥 위에 아름다운 리조트 타운으로도 개발됐다. 강원랜드 옆에 스키장과 골프장을 만들고 유럽의 알프스 못지않는 리조트를 개발한 기업은 하이원인데, 환상적인 호텔과 휴양시설을 경영하고 있다.

하이원 골프장 전경(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하이원 골프장 전경(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미국에서 쓸모없는 네바다 주에 노름장을 처음 허가하여 크게 성공하자, 치외법권을 갖은 미국 인디언들이 노름장을 출입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살기 어려운 깊은 산속에 자리 잡은 인디언 수용지역을 노름장으로 탈바꿈해서 떼돈을 버는 리조트로 개발한 것이 1979년 미국 네바다 주 카지노다. 강원랜드는 이런 미국 사례와 비슷하다.

사실 캘리포니아 남쪽 샌디에고 옆에 록키산맥 속에 숨겨있던 인디언 수용지역인 '링컨'에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경영회사인 하라(Harrah)가 운영하는 카지노가 있다. 이 회사는 내가 사는 빌리지와 주변 큰 도시에 버스를 무료로 보내서 손님을 유치하고 있다. 나도 그 버스를 타고 몇 번 그곳 카지노에 가 보았는데, 인디언 거주지 깊은 산속까지 도로를 신설하여 아름다운 리조트를 조성하니 인디언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한다.

깊은 산골에 사람이 살기 어렵던 정선지역이 한국의 알프스 리조트가 됐다는 소식을 몇 번이고 들었다. 더욱이 이 리조트 회사의 경영인이 나와 아주 가까운 친구여서 몇 번이고 나를 초청했는데, 이번에 그곳을 가는 계획이 이루어졌다.

정선 골짜기 하이원 리조트 회사의 부사장인 김경중의 초청으로 하이원 리조트로 가서 이틀 간 두 번 골프를 치고 하루 저녁을 리조트 호텔에서 보내는 일정을 짰다. MBC에서 커리어를 마친 김경중은, 전 중앙일보 출신으로 Nieman Fellow 초청 미국 연수를 거쳐 일간 스포츠신문 사장을 지낸 허남진, 예비역 준장으로 국방부 정훈국장을 지낸 김종찬을 나와 함께 초청했다. 나는 김종찬이 모는 차를 타고 서울에서 정선을 갔다.

허남진과 김종찬은 서로 고대 선후배이며, 내가 교수로 재직했던 미주리 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에서 연수를 거쳐 간 가까운 친구들이다. 미주리 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김종찬 장군은 내 박사 제자 중 한 사람이다. 서울에 나올 때마다 연락하라고 그들이 부탁하지만, 우리 내외를 만나는 것이 제자들에게 부담이 될 것 같아 연락을 안 했는데, 나는 이번 기회를 즐겁게 받아들여 서울에서 정선 가는 드라이브조차 흥에 겨웠다.

정선 가는 고속도로는 연휴를 즐기려는 여행객 차량으로 꽉 차 있어서 잘 뚫린 고속도로지만 굼벵이처럼 느리게 갔다.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바로 골프장으로 갔다. 해발 1000m 중반에 잘 만들어 진 골프코스는 마치 콜로라도 고산 코스나 일본 나가노 현(長野縣) 골프장 같았다.

하이원 골프장의 멋진 모습(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하이원 골프장의 멋진 모습(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하이원 골프장에서 우리 내외와 일행(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하이원 골프장에서 우리 내외와 일행(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골프를 마치고 오랜만에 만난 김경중 씨의 부인이 가져온 귀한 고급 양주까지 마시면서, 우리 일행은 말로만 들어 본 정선의 하이원 최고급 만찬을 즐기며 끝이 없는 지난날 이야기를 펼쳤다.

하이원 고급 식당에서 일행과 음식을 함께 하며 옛날 얘기를 끝없이 나눴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하이원 고급 식당에서 일행과 음식을 함께 하며 옛날 얘기를 끝없이 나눴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강원랜드의 성공을 보고나서 전북 간척지역이나 산간지역에서 카지노 설치를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들이 치외법권 지역도 아닌데 카지노 개발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카지노에 몰리는 사람들은 부자들보다는 살기에 빠듯한 서민들이 행여나 대박을 터트릴지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몰려와서 가진 돈을 날리고 패가망신하는 수가 대박 터진 사람의 몇 만 배 이상이라는 미국 통계를 믿어야 한다.

둘째 날 골프는 아침 8시 반에 시작하여 마치고 점심은 카지노가 있는 아랫마을로 가서 운암정(雲岩停) 한정식을 들고 화려한 하이원 리조트를 떠났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자리 잡은 멋진 펜션(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자리 잡은 멋진 캐슬펜션(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강원랜드를 떠나서 그날 오후에 정선군 남면에 있는 슾속의 캐슬 펜션에서 아들 철준이 가족과 만나기로 약속해 놓았다. 나는 펜션이 무엇인지 몰랐는데, 유럽에서 보는 휴양지에 있는 작은 모텔처럼 대개 산속 깊은 곳에 잘 지어진 양옥에서 가족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설이었다. 방이 두 개에 취사를 할 수 있는 시설에서 손자 윤석이와 손녀 하은이가 아주 즐겁게 놀았다.

정선군 남면은 면소재지인 문곡리를 중심으로 400m 이상의 고지대 특성을 잘살려 고랭지 채소, 약초, 옥수수, 고추, 마늘 등을 생산한다고 한다. 남면은 증산농공단지 유치, 광공업 활성화로 제조업이 발달했으며, 카지노 리조트 근처의 고원 관광 도시로서 잘 알려진 지역이다. 특히, 전국 5대 억새풀 군락지의 하나인 해발 1119m의 민둥산, 철쭉 군락지인 해발1146m의 두위봉, 삼내약수, 고병계곡, 자뭇골 자연발생 유원지 등은 대표적인 이곳의 관광지다.

김종찬 장군이 운전하여 남면에 도착하니, 철준이 가족이 이미 와 있어서 우리는 예약된 펜션으로 들어갔다. 아침부터 골프치고 이곳에 오니 너무 고단하여 한잠을 자고, 우리 가족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가서 곤드레 비빔밥에 갈비찜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본래 정선은 백두대간 약초의 지방이며, 특히 곤드레 나물은 해발 7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나는 나물로 그 향기가 특이하고 여러 가지 영양가가 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야경이 화려한 주변을 돌아 보고 펜션으로 돌아와서 3대가 함께 모여 산속에서 하루를 즐겁고 뜻 깊게 보냈다.

다음날 늦게 일어나서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비교적 한산했다. 모두 피로해서 우리 가족은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서래마을 불란서식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모두 이번의 즐거운 여행을 오래 기억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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