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전북 고창의 고인돌박물관, 청보리밭, 그리고 선운사에서 동학운동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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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전북 고창의 고인돌박물관, 청보리밭, 그리고 선운사에서 동학운동을 생각하다
  • 장원호
  • 승인 2020.11.27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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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슬픈 역사가 얽힌 고창에서 동학운동의 전봉준을 생각함
청보리밭과 유채꽃밭에서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샷
복분자 막걸리와 풍천장어 맛은 일품 중 으뜸

내가 여행기를 쓰는 것을 알고 있는 처남 영수와 정수 처남댁의 주선으로 처형을 모시고 우리 부부 해서 총 다섯 명이 2017년 4월 25일 아침 일찍 전라도 여행을 떠났다. 처가 형제들이 전북 고창에 가서 청보리밭 축제, 고인돌 유적, 그리고 선운사와 선운산 공원을 돌아보자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우리 부부를 위한 고마운 배려였다.

대구에서 전라도를 가려면, 옛날에는 대전까지 올라가서 호남선을 타고 다시 내려오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전두환 대통령 시절, 지리산을 뚫고 대구와 광주를 잇는 88고속도로(현재 명칭은 광주대구고속도로)를 만들었고, 그후로는 대구에서 광주로 가는 것이 그리 힘들지 않게 됐다. 대구에서 남원을 거쳐서 고창까지 3시간 정도 달려서 고창군 공읍면 학원관광농원에 도착하니,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해 있었다.

전북 고창군 학원관광농장에는 청보리밭과 유체꽃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서 아름다운 노란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 왔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전북 고창군 학원관광농장에는 청보리밭과 유체꽃밭이 잘 가꾸어져 있어서 아름다운 노란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로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려 왔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잘 가꾸어진 보리밭과 유채꽃이 노랗게 펼쳐져 있는 넓은 농촌에는 이 진귀한 자연 농원을 보러 온 관광객을 위한 여러 가지 식당과 상점들, 그리고 축제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시설이 설치돼 있었다. 근처에 섬진강이 서해로 연결되는 지점에는 풍천장어와 복분자(영어로는 black berry라고 한다)가 유명하다. 우리 일행은 점심으로는 복분자 막걸리와 해물 파전으로 먹었고, 저녁에는 풍천장어를 시식해 보기로 하고 학원 농장을 나왔다.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의 고인돌 유적지였다. 이곳에는 청동기시대의 각종 유물 및 생활상과 다른 나라의 고인돌 문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고인돌은 일반적으로 판석이나 지석을 이용해 상석을 바치고 있는 거석문화의 일종이다. 고인돌은 대부분 무덤으로 쓰이지만, 공동 무덤을 상징하는 묘표석, 혹은 종족이나 집단의 모임 장소나 의식을 행하는 제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3층으로 잘 세워진 박물관을 관람하고 트레일러로 이끄는 관광용 열차를 타고 운곡 남사르 습지를 돌아보았다. 습지 주변에 보이는 고인돌 유적들은 우리 조상의 선사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

고창고인돌박물관 내부에는 원시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각종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고창고인돌박물관 내부에는 원시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각종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고인돌 박물관을 보면서 이 분야에 정성을 드린 유인학이 생각난다. 유인학은 미주리대학교 학생이었으며, 조국에 돌어 와서 국회의원을 지냈고 세계고인돌기구 회장을 맡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창은 나의 고조할아버지가 동학운동에 가담한 여파로 가세가 기우는 바람에 우리 후손들이 아주 어려운 세월을 보내게 된 집안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 고창은 동학운동의 선봉자 전봉준의 고향이며 동학의 발상지라고 한다. 지난날의 역사이지만, 동학운동이 성공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조선 왕조는 동학운동을 평정하기 위하여 일본을 끌어들였고, 그게 일제의 한반도 침략의 발판이 됐다는 아픈 역사를 생각하면서 고인돌 유적지를 떠나, 우리는 이번 여행의 또다른 큰 목적지인 근처의 선운산으로 달렸다.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명승지로 1979년에 도립 공원으로 지정됐다. 선운산은 도솔산이라고도 불리는데, 선운이란 구름 속에서 참선한다는 뜻이고, 도솔이란 미륵불이 있는 도솔 천궁이란 뜻으로 선운산이나 도솔산이나 모두 불도를 닦는 산이라는 뜻이다.

선운산 기슭에 자리 잡은 선운사 모습(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선운산 기슭에 자리 잡은 선운사 모습(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선운산은 곳곳에 기암괴석이 봉우리를 이루고 있어 경관이 빼어 나고 숲이 울창하다. 그 가운데에 천 년 고찰 선운사가 자리 잡고 있다. 본사는 선운사로 검단 선사가 창건했고, 대참사(참당사)는 진흥왕의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했다고 하나 1500년 전의 일이고, 현재는 도솔암, 석상암, 동운암, 참당암 등의 암자가 있지만, 옛날에는 89암자가 골짜기마다 들어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운사 입구(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선운사 입구(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선운사 대웅전에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화려한 연등이 장식되어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선운사 대웅전에는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화려한 연등이 장식되어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동백나무숲, 장사송, 송악 등이 천연기념물이며, 석씨원류 경판, 영산 전목조삼존불상, 육층석탑, 범종, 약사여래불상, 만세루, 백파율 사비, 참당 암동종, 선운사 사적기 등이 지방 문화재로 등재도ㅓ 있다고 한다. 백파율사비는 추사가 짓고 쓴 것으로 추사 글씨 중에서도 대표작이라고 한다.

선운산의 경치를 살펴보면, 큰 절에서 개울을 따라 물줄기가 갈라진 곳에 자연의 집이 있고, 우측으로 더 올라 가면 여덟 가지로 소담하게 벌어진 장사송이 있으며,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도 있다. 제일 높은 봉우리가 314m이니 등산이 어렵지는 않지만, 우리 일행은 조금 걸어 올가 가다가 중간에서 돌아 내려왔다.

그후 우리는 저녁 예약이 되어 있는 '고바우 풍천장어 식당'으로 갔다. 풍천장어라고 하면, 풍천 지역에서 나는 장어라고 생각했는데, 풍천장어는 밀물이 바닷물과 마주치는 섬진강 하류에서 자란다고 한다. 그러면서 식당마다 풍천장어 요리를 한다고 한다. 숯불에 구은 장어는 정말 별미이며, 여러 가지 영양요소가 많다고 하나 값이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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