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제주도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에서 묵으면서 사려니 숲, 산굼부리, 그리고 제주돌문화공원을 구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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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호 박사의 그리운 대한민국] 제주도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에서 묵으면서 사려니 숲, 산굼부리, 그리고 제주돌문화공원을 구경하다
  • 장원호
  • 승인 2021.01.0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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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3박 4일을 초호화 숙박시설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에서 아들 가족들과 지내다
사려니 숲의 아름다움, 산굼부리의 신비함에 사로잡히고
제주돌문화 공원에서 이명애 작가의 작품을 감상함

2016년 한국여행 일정 마지막으로 제주도 3박 4일 여행을 아들 철준이가 준비한 대로 가게 됐다. 제주도는 우리 부부가 여러 번 가 본 곳이지만, 철준이와 며느리 다미가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주지 않으면서 이번 제주도 여행이 아주 특별하다고 귀뜀해서 우리 부부는 매우 큰 기대를 안고 여행을 떠났다.

2016년 10월 26일, 우리 부부는 아들 가족과 함께 제주행 비행기를 타면서 놀란 사실은 이제 우리나라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이외에 여러 개의 저가 항공사가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 7명은 이스타 항공 비행기를 탔는데, 오래된 보잉 737 비행기였지만 값은 싸다고 한다. 제주 비행장에 내린 다음, 예약된 밴을 렌트해서 제주도 3박 4일 일정을 시작했다.

숙소로 가는 도중에 '덤장'이라는 식당에 들려 점심을 들었다. 1만 5000원짜리 전복 뚝배기를 시켰는데, 작은 전복이 여러 마리 들어있고, 조개와 새우 등 해물이 조화된 맛있는 점심식사였다.

우리가 예약한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Lotte Resort Art Villas)는 초호화 시설로서 우리가 머무는 C형 한 채를 빌리는데 하루에 320만 원이라고 하니 그 호화로운 시설과 주변을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방이 4개나 되고, 주방 시설이 되어있으며, 내부 가구는 신라호텔보다 좋았다. 롯데호텔이 직접 운영하는 이 빌라형 호텔은 스카이 힐(Sky Hill) 골프장 옆에 있으며, 중문 단지에서 가장 호화로운 시설이라고 한다.

제주도 중문단지에 자리잡은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는 하루 숙박비가 3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숙박시설이었다. 방이 4개에 주방시설과 화려한 가구로 장식되어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제주도 중문단지에 자리잡은 '롯데 리조트 아트 빌라스'는 하루 숙박비가 300만 원이 넘는 초호화 숙박시설이었다. 방이 4개에 주방시설과 화려한 가구로 장식되어 있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10월 하순은 이 지역의 비수기로서 손님이 별로 없는 편이어서 상당한 디스카운트를 받았다고 며느리 다미가 설명해줬다. 사실 50만 원하는 호텔 방 4개에다 주방시설까지 있으니 부자들의 노름 터란 말을 들을 만했다.

아트 빌라스의 시설이 너무 좋아서 다른 곳 갈 생각이 나지 않을 지경이었지만, 석양이 깃들면서, 손주들이 졸라서 낮에 본 카트 트랙 운전장에 갔다. 그리고 식료품도 살 겸 서귀포 신라 호텔로 가서 호텔 뒤쪽의 해변을 걸으면서 잘 가꾸어 놓은 공원 시설을 돌아보았다.

둘째 날은 늦은 아침을 하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신의 땅, '사려니 숲'에 가서 오랜만에 산속 길을 걸었다. 사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사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을 말한다. 완만하고 평탄한 지형의 숲길에서는 물찾오름, 붉은오름, 사려니오름을 만날 수 있고, 자갈 대신 화산석이 가득한 천미천 계곡, 서중천 계곡들도 만날 수 있다. 전형적인 온대산지인 사려니 숲길에는 자연림인 졸참나무, 서어나무가 있고,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산림 녹화 사업의 일환으로 삼나무, 편백나무 등도 식재돼 있다.

사려니 숲길에서 만난 갈대숲의 장관(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사려니 숲길에서 만난 갈대숲의 장관(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사려니 숲 속 갈대밭 길에서 찍은 가족사진(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사려니 숲 속 갈대밭 길에서 찍은 가족사진(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시인 도종환은 <사려니 숲길>이란 제목의 시에서 “신역으로 뻗어있는 사려니 숲길 같은” 이라는 표현을 썼다. 제주도 말로 사려니, 살안이의 '살'은 신성한 곳을 뜻한다고 한다. 사려니 숲길을 신역(神域)으로 표현한 도종환 시인의 시구와 멋지게 어울리는 것 같다.

다양한 나무들의 모습에 푹 빠져 걷는 둥 마는 둥 하다 보면, 숲길을 가로지르는 새왓내라는 물길을 지난다. 한라산 정상부 동쪽 사면에서 발원해 중산간 마을에 식수를 대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경계 삼아 휘돌아 흐르다 제주도 표선 바닷가로 흘러가는 제주도에서 가장 긴 천미천의 지류다. 자갈대신 화산석 가득한 냇가도 이채롭고, 삼삼오오 모여 뾰족한 부리로 냇물을 마시는 까마귀들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사려니 숲속 길을 거닐다 만난 계곡에서 찍은 가족사진(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사려니 숲속 길을 거닐다 만난 계곡에서 찍은 가족사진(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1930년대 제주도가 벌겋게 헐벗었을 때, 제주 도민들이 일본에서 빠르게 자라는 삼나무를 들여와 바로 이곳 일대에 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 사려니길 입구 주변의 삼나무들은 수령이 80년쯤으로 유난히 굵다. 이곳에서 키운 묘목들이 제주도 곳곳으로 퍼져 나가 현재처럼 한라산과 중산간, 오름의 주인이 됐다고 안내소 직원이 설명했다.

무르익은 늦은 가을 제주도의 햇볕은 따갑고, 들녘은 황금색 으로 물들었다. 특히 아주 잘 익은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린 밭은 그 경치를 표현할 말이 없도록 풍요로웠다.

은퇴인으로서 나와 자연 경치의 연관은 무엇일가? 나는 제주의 오름이 그 답을 준다고 믿고 있다. 오름은 화산의 분출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체라고 한다. 분출물의 성질과 지역의 토양이나 환경에 따라 화산체의 식는 속도에 따라 다양한 오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제주의 정상인 한라산의 백록담도 보았고, 일출봉은 여러 번 가 본 적이 있다. 제주에는 수 백 개의 오름이 있다고 하며, 이번 기회에는 전에 가보지 못한 오름 몇 군데를 가보기로 하고 첫 번째로 찾은 곳이 바로 산굼부리이다.

주위의 평지보다 5∼30m 더 높은 것에 불과한 산굼부리 분화구는 높은 화산체를 가지지 않는 화산의 화구임이 특징이다. 이렇게 분화구의 높이가 낮고 지름과 깊이가 백록담보다도 더 큰데 물은 고여 있지 않았다. 이는 산굼부리의 형성과정을 알게 해 준다고 한다. 보통 분화구라면 산 정상을 연상하게 된다. 제주도의 다른 기생 화산들도 비록 크지는 않지만, 모두가 조그마한 산들이다. 그러나 산굼부리는 억새 꽃 휘날리는 광활한 야산초지에 거대한 분화구가 있었다.

산굼부리는 제주도내에서 유일한 폭렬공기 생화산(밑에서 폭발하여 폭발물이 쌓이지 않고 다 분출되어 뻥 뚫린 분화구)으로 봉우리가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다. 깊이가 100여m, 면적이 9만 7000평으로 한라산 백록담보다 조금 더 크고 깊다.

이곳에는 420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데, 분화구의 일조량이 달라서 북쪽에는 붉은 가시나무, 후박나무 등의 난대성 수목과 겨울딸기가 자라며, 남쪽에는 서나무, 단풍나무, 산딸기나무 등의 대표적인 온대성 수목들이 자라고 있다.

산굼부리는 용암을 거의 분출하지 않고 폭발에 의하여 구멍만 깊숙이 패였으며, 폭발로 인한 물질은 사방으로 던져지고 소량만 주위에 쌓였다고 한다. 또한, 화구에 내린 빗물은 화구벽의 현무암 자갈층을 통하여 바다로 흘러 나간다고 한다.

산굼부리는 평지에 있는 분화구로서 ‘산이 구멍 난 부리’라는 말 뜻대로 특이한 형태일 뿐만 아니라, 분화구 안에는 원시상태의 식물 군락이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관광과 학술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1976년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고 한다.

'제주 돌 문화공원'은 10월 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제주돌 문화공원 오백장군 갤러리에서 '공존과 변이 - 이명애展'을 열고 있었다. 이번 기획전은 일반적으로 화가들이 사용하는 정형화된 사각의 캔버스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형태의 쉐이프드 캔버스(shaped canvas) 기법을 활용한 작품 50여 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제주돌문화공원 넓은 부지를 배경으로 우리 부부가 포즈를 취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제주돌문화공원 넓은 부지를 배경으로 우리 부부가 포즈를 취했다(사진: 장원호 박사 제공).

이명애 작가는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작품 활동하고 있다고 하며, 큐레이터로서도 역량이 높다고 한다. 20여 년 동안이나, 객관과 주관, 대립과 수용이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펼쳐온 이명애의 작품 세계는 공존과 변이를 통해 기하학적 조직에서 느껴지는 싸늘함을 없애고 인간적인 체온과 낭만, 조화로움을 추구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돌문화공원 이순배 소장은 “이명애 작가는 천연 재료들을 활용하여 자연의 색채를 통해 인위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오백장군 갤러리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편집자주: 다음주 토요일에 제주도 여행 편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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