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세계·한국언론이슈-30] 세계 언론·언론산업, 코로나 충격 속, 올해 급변할 듯; 위기 속 ‘진짜뉴스’ 더 찾고, 디지털 전환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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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세계·한국언론이슈-30] 세계 언론·언론산업, 코로나 충격 속, 올해 급변할 듯; 위기 속 ‘진짜뉴스’ 더 찾고, 디지털 전환 잰걸음
  • 시빅뉴스 칼럼니스트 차용범
  • 승인 2021.03.07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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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세계 언론·언론산업은 코로나19의 충격에 이어 급격한 디지털 전환을 겪을 것 같다.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조치는 기존 관습을 깨고 새로운 관습을 만들고 있다. 많은 이들은 ‘정상’으로의 복귀를 갈망하지만,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세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언론의 자유’의 한계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되살아나고 있다. 생명은 위태롭고 규제의 위협은 큰 상황에서, ‘신뢰할 수 있는 뉴스’(‘진짜뉴스’)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뉴스의 소비 역시 늘어날 것이다. 언론산업 영역에선 구독경제 모델이 더욱 강력해 질 것이다.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Reuters Institute for the Study of Journalism, RISJ)의 2021년 미디어 및 저널리즘에 대한 16가지 동향 및 예측 결과다. RISJ는 최근 ‘저널리즘, 미디어 및 기술 동향 예측 2021’ 보고서를 발간했다. RISJ는 전 세계 저널리즘의 미래를 탐구하는, 옥스퍼드대학 부설 비영리 연구기관이다. Digital News Report, 언론신뢰도 연구 등으로, 명성이 높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2021년 미디어 및 저널리즘 관련 동향·예측 결과를 발표,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진짜뉴스’의 명성은 높아지고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사진; 보고서 발표 기사, 연구소 홈피 캡처)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2021년 미디어 및 저널리즘 관련 동향·예측 결과를 발표, 코로나19 위기상황 속 ‘진짜뉴스’의 명성은 높아지고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사진: 보고서 발표 기사, 연구소 홈피 캡처)

이번 보고서는 한국 언론의 현실과 미래 대비에도 결정적 시사점을 준다. 한국 언론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언론환경의 격변에 따른 전통매체의 산업적 위기를 넘어, 언론지형의 급변에 따른 언론소비 형태의 변화까지, 한국 언론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 지 오래다.

특히, 코로나19의 ‘삶과 죽음’의 경계 속, 사람들은 ‘진짜뉴스’를 더 찾는 흐름 속에서, 한국 언론은 언론신뢰도 저하와 수익모델 부실에 시달리고 있다. 공영매체는 공정성 상실에 따른 신뢰도 저하, 신문매체는 혁신 부진에 따른 매출 저하 현상을 겪고 있다. 세계 언론·언론산업의 격변 흐름 속, 한국 언론의 활로는 무엇인가?

[원문]Journalism, media, and technology trends and predictions 2021

https://reutersinstitute.politics.ox.ac.uk/journalism-media-and-technology-trends-and-predictions-2021


1. 디지털 광고에 계속 의존하는 언론사는 코로나19의 악영향 속 계속 어려운 한 해를 겪을 것이다.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은 언론을 포함한 많은 산업에서 효율성과 자동화를 향상할 것이다. 그러나 AI가 연구·개발 단계에서 실제 응용프로그램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변화의 속도, 투명성·공정성 같은 사회적 영향은 더욱 많은 논쟁을 부를 것이다.

언론계 리더들의 향후 전망은? 편집자·CEO·디지털 리더의 3/4(76%)은 코로나19가 언론의 디지털 전환계획을 가속화했다고 본다. 더 많은 원격작업과 독자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의 빠른 전환이 그것이다. 2018년 조사에선 결과가 달랐다. 핵심 주제는 수익 다각화였으며, 전자 상거래와 이벤트가 그다음 순위였다.

설문조사 응답자 대다수(73%)는 향후 1년 동안 회사 전망을 긍정적으로 확신했지만, 저널리즘의 미래를 확신한 비율은 더 낮다(53%). 우려 사항은 허위 정보의 증가, 언론인에 대한 공격, 소규모·지역 언론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 등이다.

언론의 공정성·객관성에 대한 전통적 관념은 더 큰 정치적·사회적 양극화의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다수의 편집책임자를 포함한 설문조사 응답자 대다수(88%)는 ‘공정성’ 개념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고 답했다. 언론에의 사회적 압력을 걱정하는 것이다.


2. 2021년 언론매체 및 저널리즘에 대한 동향 및 예측-.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는 이미 가시적이다. 가장 큰 트렌드는 모든 작업의 원격화다. 더 많은 화상회의 도구, 회의방식 변경에서, 전체 뉴스룸 작업 흐름의 점검까지, 원격화의 방식은 다양하다.

한 기자가 휴대전화를 이용, 프랑스 의료인이 화이자 백신을 다루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연구소 홈피).
한 기자가 휴대전화를 이용, 프랑스 의료인이 화이자 백신을 다루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연구소 홈피).

②팬데믹이 강조하는 또 다른 추세는 더 많은 의료·건강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들은 질병 자체, 확산 흐름, 예방접종과 관련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 독일 방송사 NDR의 크리스티안 드로스텐 교수나 CNN의 산제이 굽타 박사와 같은 많은 의료전문가가 대표적이다.

최전선의 데이터 저널리즘도 중요하다. 새로운 데이터의 시각화 없이는 하루도 넘기기 어렵다. 뉴스룸은 데이터 및 시각화에 대한 전문지식을 구축하여 주요내용을 제공하고, 웹 사이트는 독자(시청자)의 빠른 이해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예방접종은 전 세계에서 시작단계다.

④잘못된 정보에의 대응. 2020년이 선거 허위정보 캠페인을 두려워하는 해였다면, 2021년에는 예방접종에의 허위정보를 다룰 것이다. 뉴스룸은 작년에 선거를 위해 사실확인 및 폭로부서를 구축했다면, 올해는 백신접종 과정의 잘못된 정보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다.

강력한 대중매체의 필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작년에 팬데믹이 닥쳤을 때 독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유달리, 자주, 언론을 찾았다. 유럽 10개국 40개 매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공영방송의 (시청자)접촉 수가 가장 많이 증가했다.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은 공공매체는 3월 위기의 정점 당시, 트래픽이 65% 증가했다.

유료 콘텐츠로의 전환 가속화. 디지털 구독 및 기타 형태의 독자 지불 체계를 계속 추구할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흐름은 뉴스 미디어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소셜 미디어 환경에도 통한다. 카메오(Cameo) 또는 온리팬스(OnlyFans) 같은 유료 서비스는 2020년에 인기가 높고 수익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구독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끊임없이 집중해야 한다.

언론의 공정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Digital News Report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여전히 중립적·객관적 저널리즘을 선호하고 있지만, 많은 젊은이는 자신의 관점을 공유하는 뉴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제작책임자들은 공정성을 계속 핵심원칙으로 강조하겠지만, 당파적인 ‘관점 미디어’는 계속해서 젊은 청중을 끌어들일 것이다.

⑧뉴스 레터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구독기반의 뉴스 레터 서비스는 2020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해서 번창할 것이다.

⑨인공지능도 중요할 것이다. 이 보고서를 위한 설문조사 참여자 대부분은 AI가 향후 몇 년 동안 저널리즘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AI가 대형 언론에 큰 도움을 주리라는 것이다. 소규모 언론은 필요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거나 특정 앱을 통해 AI에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3. “사람들이 진짜 뉴스를 찾기 시작했다”(조선). “코로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고, 사실(fact)을 알려주는 뉴스는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지켜주는 생명줄과도 같았다”, RISJ '디지털 뉴스 리포트‘ 담당 총괄 라스무스 닐슨(Rasmus K. Nielsen) 박사 인터뷰 내용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TV 뉴스와 소셜미디어 뉴스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것, 코로나19의 확산이며 백신 제조며, 많은 정보가 쏟아졌지만 믿을 수 있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한 곳은 결국 전통언론(legacy media)의 뉴스였다는 것이다.

닐슨 박사는 단언한다, 유용하고(useful), 중요한(important) 정보를 잘 전달하는 것이 언론의 핵심기능이라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의 위상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언론의 신뢰도가 ‘최하위권’인 이유도 지적했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하고,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국가들은 대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RISJ는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영국 국민이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을 추적하며, 언론의 본질적 기능 및 좋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확인한 것이다. 팬데믹 상황 속 세계보건기구(WHO)가 걱정하는 '인포데믹'(Infodemic)의 쓰나미 속, ‘좋은 저널리즘’의 확실한 경쟁력이다.

사진)영국 국민은 팬데믹 시대 ‘인포데믹’의 쓰나미 속에서 유용하고 중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진짜뉴스’의 가치를 확인,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찾아 나서고 있다(사진; 영국 BBC 홈피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장면; 연구소 홈피).
영국 국민은 팬데믹 시대 ‘인포데믹’의 쓰나미 속에서 유용하고 중요한 정보를 잘 전달하는 ‘진짜뉴스’의 가치를 확인, 필요한 정보를 더 많이 찾아 나서고 있다(사진: 영국 BBC 홈피에서 뉴스를 검색하는 장면; 연구소 홈피).

팬데믹 속 언론인을 위한 교훈: 진실을 찾으며 자신의 힘을 되돌아보라’-이 연구소 소속 알란 러스브릿저(Alan Rusbridger)가 저술한 ‘뉴스 및 사용방법: 가짜뉴스 세계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의 서문 주제다. 어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가? 삶과 죽음을 건 상황 속, 긴박한 질문이다.

일반시민이 전염병에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네 가지 선택이 있다. 먼저 정치인이 있다. 믿을 수 있는가? 부정적이다. 과학자들은 어떤가? 그들은 각광을 받고 있긴 하나, 더러는 ‘안심’을, 더러는 ‘혼란’을 준다. 의견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시민에게 의지할 수 있나? 언제나 그렇듯 SNS에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인포데믹의 우려도 크고.

그리고, 저널리즘이 있다. 여기에는 감탄할 요소가 많다. 병원 내부와 거리에서의 용감한 보도; 명확하고 정직한 분석; 정부의 조언과 무능함에 대한 탐사보도, 데이터에 대한 멋진 시각화와 복잡한 개념에 대한 놀랍도록 간단한 설명이 있다. 최고의 언론사들은 실질적이고 중요한 공공 서비스를 수행했다.

'조선' 인터뷰에서 닐슨 박사가 제시한 언론의 본질적 책무, 그것은 곧 언론의 살길이기도 하다. 코로나 시대, 정치적 뉴스 대신 사실기반 뉴스가 많았던 시기에 뉴스의 신뢰도가 올라갔다는 것, 누구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전달하는 것은 진실을 추구하고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라는 것이다.


이제, 격변하는 언론환경 속 한국 언론이 되새겨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우선 한국 언론은 사회갈등·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진영논리와 자사 이기주의에 침몰하고 있다. 언론의 존립바탕이라 할 ‘신뢰’를 잃고 사회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영국 국민이 BBC 같은 공영방송을 믿고 ‘진짜뉴스’를 찾아 나선 반면, 한국 국민은 KBS도 제대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도 방송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가기간 공영방송’을 내세운 KBS의 공영방송 역할에 ‘긍정’은 단 27%, ‘부정’은 69%다. 그 방송이 공정성·공익성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이미 고질적이다. 국내 종합일간지 매출액도 계속 하락 중, 조선은 2014년 이후 매년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한국 언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무엇보다, 저널리즘의 경계 안으로 복귀, 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한다. ‘최고의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것이다. 디지털 제작·보급이며 유료 구독모델의 전환 같은 운영모델을 넘어, 저널리즘의 전통적 과제, 공정성·정확성부터 되찾아야 한다. 세계 언론이 직면한 코로나 충격 속, 사람들은 위기 속에서 (신뢰할 만한 전통 언론의) 진짜뉴스를 더 찾는다고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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