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칼로리 줄인 '제로 상품',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상태바
설탕과 칼로리 줄인 '제로 상품',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10.26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2020년 1329억 원대
설탕 대신 넣는 인공감미료는 적정량만 섭취해야
최근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제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코카콜라 홈페이지).
최근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제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코카콜라 홈페이지).

대학생 장예지(22, 충남 서산시) 씨는 최근 ‘제로 콜라’를 자주 마신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 갑자기 불어난 체중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좋아하는 장 씨는 쉽게 콜라를 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찾게 된 것이 ‘제로 콜라’다. 톡 쏘는 시원한 맛은 똑같지만 설탕과 칼로리는 기존 콜라보다 줄였기 때문에 마셔도 다이어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장 씨는 “콜라를 포기할 수는 없어서 대신 제로 콜라를 찾아마시게 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의 ‘2016-2020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16년 903억 원에 불과했던 국내 저칼로리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20년 1329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통계가 보여주듯,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제로’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로’의 유행... 코로나19와 달라진 소비 트렌드 때문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제로 칼로리 음료수를 출시하고 있다(사진: 롯데 칠성몰 홈페이지).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많은 회사들이 제로 칼로리 음료수를 출시하고 있다(사진: 롯데 칠성몰 홈페이지).

최근 설탕과 칼로리를 줄인 ‘제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장기화된 재택 생활과 달라진 소비 트렌드가 어우러진 결과다.

코로나19로 인한 장기화된 재택 생활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저칼로리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배달음식 수요 증가도 저칼로리 음료의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높은 열량의 배달음식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음료만이라도 저칼로리로 대체하려는 것. 먹는 것이라도 설탕과 칼로리를 줄여 섭취하자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반영된 결과다.

최근 식품업계에서 탄산음료에서 칼로리를 빼는 것처럼, 기존에 있던 요소 중 일부를 제거해 건강이나 환경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마이너스 마케팅’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 커피에서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커피, 맥주에서 알코올을 뺀 논 알코올 맥주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식품 트렌드는 탄산음료를 마시고 싶지만 건강이 염려되고, 커피를 즐기지만 카페인이 신경 쓰이고, 술자리에 참여하고 싶지만 술에 취하고 싶지 않은 새로운 소비 트렌드와 어우러진 것이다.

올해 초 펩시콜라는 ‘펩시 제로 슈거 라임향’을,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제로’를 재출시했다. 코카콜라도 ‘스프라이트 제로’를 출시했다. 많은 회사들이 제로 칼로리 음료수를 출시한 것을 보며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과거에도 ‘제로 탄산음료’가 출시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제로 탄산음료는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일반 탄산음료에 비해 밍밍한 맛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사라졌다. 코카콜라 제로와 나랑드 사이다만이 살아남아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을 지키고 있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의 소비자 트렌드가 많이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설탕을 뺐는데 단맛?...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

제로 칼로리란 칼로리가 0kcal에 가까운 식품을 말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서 100ml 당 4kcal 미만일 때, 1회 제공량당 5kcal 미만이면 제로라고 기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제로’라는 이름이 붙어도 소량의 칼로리는 포함된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존 음료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다양한 제로 칼로리 음료수가 출시되고 인기를 끌고 있다.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한다.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수백 배 달지만, 열량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는 칼로리가 거의 혹은 전혀 없으며 적정량을 섭취하면 일반적으로 혈당 수치를 높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로’ 식품에 포함되는 인공감미료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인공감미료가 오히려 체중과 혈당을 높인다는 것. 인공감미료에 대한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제로’ 식품을 너무 많이는 말고,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대학생 조유란(24, 경남 진주시) 씨의 집에는 ‘제로’ 식품이 넘쳐난다. 가족 중 당뇨 환자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간식은 먹을 수 없어 대신 먹을 수 있는 제로 콜라, 제로 사이다, 무과당 아이스크림, 무과당 쿠키 등 설탕과 칼로리를 뺀 식품이 한가득이다. 조 씨는 “요즘 ‘제로’ 식품이 유행해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쭉 ‘제로’ 식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