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 등에 ‘필(必)환경’ 물결....MZ세대 소비 트렌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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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업 등에 ‘필(必)환경’ 물결....MZ세대 소비 트렌드 바꿔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1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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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 코로나 겹쳐 이제 환경 보호는 ‘선택 아닌 필수’
‘필(必)환경’에 대한 관심 커져 MZ세대 실천적 활동 이어져
식품, 자동차, 건축 분야도 참여, ‘ESG 경영’으로 돌파구 모색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과 지난해 장마, 홍수 등 기후변화 문제가 겹치면서, ‘필(必)환경’이란 키워드가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생활방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늘 그대로일 것 같았던 자연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정부와 기업을 중심으로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필환경의 개념은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처음 소개됐다. 여기서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더 좋은’ 친환경이라면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필환경 시대라고 분석했다.

MZ 세대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속 #친환경(39.3만) #제로웨이스트(18.7만) 등의 해시태그로 나타나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캡처).
MZ 세대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친환경(39.3만) #제로웨이스트(18.7만) 등의 해시태그로 나타나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친환경, #제로웨이스트 캡처).

특히 젊은층을 일컫는 MZ 세대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가치 있는 일에 직접 참여해 선한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친환경(39.3만) #제로웨이스트(18.7만) #업사이클링(10.3만) 등의 해시태그가 늘어나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MZ 세대들의 대표적 필환경 실천 사례는 ‘제로 웨이스트’다. 제로 웨이스트란 생활 속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줄이고, 쓰레기가 배출돼야 하는 물품을 사용할 때는 최대한 재활용하자는 사회적 운동이다. 이는 불필요한 과대포장, 일회용품,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는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환경 보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속 플라스틱 포장이 아닌 자신의 용기에 내용물을 담는 #용기내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용기내 캡처).
인스타그램 속 플라스틱 포장이 아닌 자신의 용기에 내용물을 담는 '#용기내 챌린지'가 이어지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 #용기내 캡처).

이와 비슷한 것으로 사용 이후의 재활용 가능성을 미리 생각하면서 물건을 구매하는 ‘프리사이클링’ 실천도 있다. 이는 일회용품의 사용이나 포장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배우 류준열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플라스틱 포장을 지적하며 ‘#용기 내’(가져온 용기에 내용물을 담는 것) 장 보기를 공유한 사례가 꼽힌다.

정민경 씨는 ‘업사이클링’으로 헌 양말, 티셔츠를 인형과 반바지로 재탄생 시켜 활용하고 있다(사진: 정민경 씨 제공).
대학생 정민경 씨가 ‘업사이클링’으로 헌 양말, 티셔츠를 인형과 반바지로 재탄생시킨 모습(사진: 정민경 씨 제공).

이어 ‘업사이클링(up-cycling)’ 역시 필환경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디자인을 가미하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이다. 업사이클링을 시작한 대학생 정민경(24, 부산시 남구) 씨는 “최근 헌 양말과 티셔츠를 DIY 인형과 반바지로 재탄생시킨 적 있다"면서 "버리긴 아깝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활용해 재미와 함께 환경 보호도 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마케팅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필환경 트렌드에 따른 기업 마케팅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먼저 식품업계에선 올해 기업 경영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선 페트병 겉 포장지를 뗀 ‘무(無)라벨’ 제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사진: 롯데칠성음료 인스타그램 캡처).
롯데칠성음료는 페트병 겉 포장지를 뗀 ‘무(無)라벨’ 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사진: lottechilsung 인스타그램 캡처).

페트병 겉 포장지를 뗀 ‘무(無)라벨’ 제품이 눈길을 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무라벨 생수 출시 시작으로 탄산음료 칠성사이다 300ml 제품에 라벨을 없앤 ‘칠성사이다 에코’를 출시했다. 이어 동원F&B는 국내 차음료 중 처음으로 라벨을 없앤 제품 에코 보리를 선보였는데 이는 페트병 경량화로 플라스틱 무게까지 절감한 친환경 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생수 및 음료 페트병이 유색에서 투명색으로 교체되고, 라벨을 빼기 시작한 ‘라벨 프리’는 이제 트렌드이자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브랜드 카페에선 가게 내부 이용 시 컵, 빨대 등 일회용품 제공을 중단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Better Together: 가치 있는 같이’가 대표적 프로젝트다.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대신한 ‘리유저블(reusable)’ 컵 사용을 점진적으로 도입해 2025년도 일회용 컵 사용률 0%에 도전한다. 리유저블 컵 서비스는 일부 시범 매장에서 일회용 컵을 대신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 컵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사용 후 리유저블 컵 운영 매장의 무인 반납기를 통해 반납하면 보증금이 반환되는 방식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배달 서비스가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 문제도 심각하다. 이에 배달 앱 3사는 플라스틱 1회용 수저류(수저, 포크, 나이프)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기존에 배달 앱 주문 시 1회용 수저류가 제공되도록 기본값이 설정돼 있어 미제공을 선택하지 않으면 1회용 수저류가 제공됐다. 지난 4월 22일 환경부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 이츠 등 배달 앱 3사가 음식 배달 시 제공되는 1회용 수저류를 선택하도록 적용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역시 ‘탄소중립 시대’를 선언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자동차 사업과 환경에 대한 문제를 인식해, 브랜드의 특색을 입힌 친환경 캠페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방탄소년단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특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사진: about_hyundai 인스타그램 캡처).
현대자동차는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방탄소년단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특별 영상을 공개했다(사진: about_hyundai 인스타그램 캡처).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부터 방탄소년단과 함께 ‘Because of You’라는 슬로건 아래 미래 청정에너지 수소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전파하는 ‘글로벌 수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방탄소년단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는 기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은 특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For tomorrow We won't wait’이란 주제로 더 나은 미래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자는 내용을 담았다.

볼보 자동차의 경우 ‘2040년까지 기후 중립 기업’이 되기 위한 비전에 따라 모든 운영 및 제품에 있어 탄소 배출량을 다루는 포괄적 계획을 수립했다. 이에 볼보는 첫 번째로 2025년까지 차량 수명 주기에 있어 탄소 발자국을 4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건축 업계도 ‘환경 보호’를 위해 에너지 소비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건축 부문에서 소모되는 에너지는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기후 문제를 건축적 측면에서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이 필환경 주택이다.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로 설계 중심이다(사진: doopedia 사진 자료 캡처).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로 설계된다(사진: doopedia 사진 자료 캡처).

이는 크게 ‘패시브(passive) 건축’과 ‘액티브(active) 건축’으로 나눌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물을 말한다. 이를 위해선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 기밀성 확보, 건축자재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기술들의 특징은 건축물의 냉, 난방 부하를 감소시키고 공간의 쾌적성을 향상시킨다. 특히 내부 환기장치를 이용하면 한겨울에도 난방 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약 20도로 유지할 수 있고, 한여름엔 냉방시설을 이용하지 않아도 약 26도의 실내 온도에서 생활할 수 있다.

설계 중심인 패시브 건축과 달리, 액티브 건축은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태양열, 지열 등의 최신 친환경 설비를 통한 ‘기술 중심’이다. 주로 태양열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액티브 솔라하우스’라고도 불린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엔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액티브 건축이 개발되고 있다.

두 건축물 모두 환경을 오염시키는 매연 등의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고 건물의 성능을 최적화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어 건축물의 수명 또한 길어지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개인과 기업의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상당하다. 식품을 고르는 일, 자동차를 개발하는 일, 집을 짓는 일에서 '필히' 환경을 고려해야 할 시대가 온 것. 일부 전문가들은 “이전까지 환경이 선택사항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필수가 될 것”이라며 “환경 보호는 더 이상 소수가 주장하는 가치가 아닌 모두가 생활화해야 하는 부분으로, 변화된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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