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은 이제 ‘가잼비’를 따진다, 펀슈머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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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은 이제 ‘가잼비’를 따진다, 펀슈머를 잡아라!
  • 취재기자 김영주
  • 승인 2019.11.1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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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 심리적 만족감 주는 가심비, 여기에 재미까지 따지는 세태 등장
물질적 안녕 넘어 심리적 안녕과 재미 추구하는 인간적 본능 충족시켜 줘

시장의 소비 트렌드는 종잡을 수 없게 변한다.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유행했다가도 가성비를 따진다. 가성비는 물론이고 심리적 만족이 큰 제품을 택하는 가심비(價心比)가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제 가심비를 넘어서 재미를 따지는 가잼비를 따지는 펀슈머가 등장했다.

편의점 CU가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몰래 먹기’ 콘셉트로 출시한 탐앤탐스 떡볶이다(사진: CU 제공).
편의점 CU가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와 손잡고 ‘몰래 먹기’ 콘셉트로 출시한 탐앤탐스 떡볶이다(사진: CU 제공).

펀슈머는 ‘재미있는(Fu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재미있는 상품을 사는 소비자를 말한다. 최근 편의점 CU와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가 손을 잡고 특이한 제품을 출시했다. 탐앤탐스 테이크아웃컵에 국물 떡볶이가 담긴 것이다. 커피인 척 마시지만 몰래 떡볶이를 먹는 재미가 있다. 이렇듯 식음료계에서 펀슈머를 사로잡을 가잼비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SNS가 만들어 낸 상품...전 남친 샌드위치 상품에 연예인 먹는 샌드위치까지 출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궁금했던 레시피 결국 전남친에게 물어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 남자친구가 만들어줬던 토스트가 생각나서 창피함을 무릅쓰고 물어봤다는 내용이었다. 레시피가 적힌 메시지 캡처가 같이 올라왔다. 편의점 GS25는 ‘전남친 토스트’와 유사한 ‘남자친구 샌드위치’라는 상품을 선보였다. 또 다른 편의점 CU는 ‘이건가요?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인기가요’의 녹화 장소인 등촌동 SBS 공개홀 매점에서만 팔던 샌드위치를 연예인들이 좋아한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방송국 내의 매점이라 일반인의 출입이 어려워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해 사람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CU가 인기가요 샌드위치와 흡사한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이에 세븐일레븐은 ‘인가 샌드위치’, GS25는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라는 이름으로 유행을 이었다.

팔도 비빔면의 35주년 한정판 '괄도네넴띤‘이다(사진: 팔도 제공).
팔도 비빔면의 35주년 한정판 '괄도네넴띤‘이다(사진: 팔도 제공).

말장난이 상품 이름으로 등장해 완판행진 이어가기도

멍멍이를 뜻하는 ‘댕댕이’, 폭풍눈물을 뜻하는 ‘롬곡옾높’과 같은 한글장난과 말장난이 상품이름이 됐다. 바로 팔도의 ‘괄도네넴띤’이다. 이는 ‘팔도비빔면’이다. 괄도네넴띤 글자를 자세히 보면 팔도비빔면과 유사하게 보인다. 멍멍이가 댕댕이로 통하는 것과 같은 말장난이다. 기존 팔도비빔면보다 5배 매운 괄도네넴띤은 팔도비빔면 출시 35주년 기념으로 한정 출시됐다. 온·오프라인에서 500만개 완판행진을 보였다.

기존 제품 맛을 다른 제품으로...익숙한 맛을 다른 방법으로 즐기는 재미 줘

오리온 초코송이 과자가 ‘송이젤리’로, 롯데제과 아이스크림 죠스바와 수박바도 젤리가 됐다. 육개장 사발면의 맛을 과자로 표현한 ‘포테토칩 육개장맛’ 등 기존 제품의 모양이나 맛을 다른 종류의 제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익숙한 맛을 다른 방법으로 즐기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것이다.

오리온의 돌아온 배배(좌), 치킨팝(우)다. 두 제품 모두 고객의 지속된 재출시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사진: 오리온 제공).
오리온의 돌아온 배배(좌), 치킨팝(우)다. 두 제품 모두 고객의 지속된 재출시 요청을 받아들여 다시 먹을 수 있게 됐다(사진: 오리온 제공).

단종 제품이 재출시, 식음료도 뉴트로...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에 업체들 화답

다양한 시장에서 뉴트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식음료도 빼놓을 수 없다. 뉴트로 열풍이 불면서 단종돼  이젠 먹을 수 없는 제품을 계속해서 재출시 해달라는 요청에 답을 한 것이다. 오리온은 ‘베베’를 ‘배배’로 이름을 바꿔 7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치킨팝’은 기존대비 10% 양을 늘려 3년 만에 재출시 됐다. 치킨팝은 재출시 7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 봉을 돌파했다.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는 창립 40주년 기념으로 SNS에서 투표를 통해 단종됐던 ‘오징어버거’와 ‘라이스버거’를 재출시 했다.

하이트진로의 탄산주 이슬톡톡은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리얼베리어와 ‘리얼베리어 익스트림 크림이슬톡톡 리미티드 에디션’이다(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의 탄산주 이슬톡톡은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리얼베리어와 ‘리얼베리어 익스트림 크림이슬톡톡 리미티드 에디션’이다(사진: 하이트진로 제공).

이종업계와 이색 콜라보레이션...음료업체와 헬스업체가 새로운 제품 생산하기도

2018년 6월에는 칠성사이다와 헬스앤뷰티 스토어 롭스가 합작해 필링 패드, 립 앤 아이 리무버 패드, 여행용 키트를 선보였다. 제품에 탄산수가 함유돼있고, 사이다향이 나는 특징을 가졌다.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애경산업과 ‘2080X곰표 뉴샤이닝화이트치약’을 출시했다. 밀가루처럼 하얗고 깨끗한 치아 관리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하이트진로의 탄산주 이슬톡톡은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리얼베리어와 ‘리얼베리어 익스트림 크림이슬톡톡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했다. 출시 기념으로 진행된 샘플링 이벤트는 이틀만에 준비된 2만 개가 모두 소진돼 추가 제작을 하기도 했다.

경성대학교 심리학과 임낭연 교수는 “사람들에게는 물질적 안녕을 넘어서는 심리적 안녕, 즉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데, 이런 차원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며 재미는 웃음을 주고 웃음은 행복을 증진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웃음이 절실히 필요한 대한민국의 현대사회에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재미를 주는 제품을 살 수 있다면 소비자들에게는 큰 매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잼비를 추구하는 펀슈머 현상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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