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주류 투명 페트법'···‘갈색’ 페트 맥주는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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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주류 투명 페트법'···‘갈색’ 페트 맥주는 어쩌나
  • 취재기자 배수진
  • 승인 2019.10.2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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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재활용법 개정···주류업계, 연말까지 갈색 페트병 퇴출 대책 마련해야
음료-소주는 투명 페트병 작업 착수···맥주는 맛 변질 우려에 투명화 쉽지 않아
업계 관계자, “교체 비용 많이 들면 단종 생각”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음료업계와 소주업계는 투명 페트병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맥주업계는 제품 변질이 우려되 고민이 깊다.(사진:더팩트 정소양기자. 더팩트 제공)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음료업계와 소주업계는 투명 페트병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맥주업계는 제품 변질이 우려되 고민이 깊다.(사진:더팩트 정소양기자. 더팩트 제공)

오는 12월 25일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재활용이 힘든 기존 갈색 맥주 페트병을 퇴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주류·음료업계와 환경부에 따르면 관련업체들은 연말부터 유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다. 음료업계는 일찌감치 기존 유색 페트병을 교체하는 작업을 해왔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3월 초록색 페트병을 사용하던 ‘밀키스’ 용기를 투명으로 바꿨다. 앞서 지난해에는 일반 사이다보다 탄산이 강한 ‘스토롱 사이다’를 선보이면서 아예 무색 페트병으로 출시했다. 코카콜라 역시 올 초부터 탄산수 ‘씨그램’에 투명 페트병을 적용했다.

주류업계도 초록색 소주 페트병을 투명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효주인 맥주와 달리 증류주인 소주는 상대적으로 직사광선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우려가 나오는 부분은 바로 맥주다. 발효주인 맥주의 특성상 투명 페트병으로 바꿀 경우 제품 변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맥주는 자외선이나 직사광선의 영향을 받을 경우 맥아의 지방산 성분이 높은 온도에서 산소·효소와 반응해 산화취 원인물질이 생성된다. 맥주 거품을 내고 향을 만드는 홉의 이소알파산 성분은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빛에 의해 분해되기도 한다.

현재 판매 중인 페트병 맥주의 용기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일반 페트병과 달리 맥주 페트병은 맛을 유지하기 위해 3중 구조로 돼 있다. 또 갈색으로 만들어 직사광선을 막고 있다.

현재로선 자원재활용법 개정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환경부는 연말까지 별도의 퇴출 계획을 마련하도록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캔 맥주 소비량이 압도적이고 일반 식당이나 유흥 채널에선 병맥주만 찾는다. 페트병 맥주는 대학생들의 MT 장소에서나 소비되는 정도였는데 이마저도 발포주가 그 시장을 대신하고 있다”며 “만약 페트병 교체에 비용이 많이 든다면 아예 단종도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페트병 맥주의 매출 비중이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환경부 연구용역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가 투명 페트병으로 맥주를 얼마나 오랜 기간 유통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는 오는 12월 나올 예정이다. 환경부는 조만간 중간보고회를 열어 업계와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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