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오늘부터 ‘무기한’ 순차 파업 돌입…“의료 대란 위기”
상태바
전공의, 오늘부터 ‘무기한’ 순차 파업 돌입…“의료 대란 위기”
  • 취재기자 조재민
  • 승인 2020.08.21 15: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턴·레지던트 4년 차부터 무기한 파업... 복귀 시점 미정, 장기화 우려
서울 주요 병원, 진료 및 수술 일정 연기 조정... “진료 차질 대책 마련”
21일부터 전공의들을 시작으로 의료계가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인턴·레지던트 등 1만 명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기는 20년 만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21일부터 전공의들을 시작으로 의료계가 순차적으로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인턴·레지던트 등 1만 명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기는 20년 만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21일 오전 7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응급실 전공의는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해 21일부터 연차별로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21일 인턴과 레지던트 4년 차, 22일 레지던트 3년 차, 23일 레지던트 1년 차와 2년 차까지 사흘에 걸쳐 모든 전공의가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복귀 시점은 미정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이달 26일은 인턴과 레지던트가 시험 거부를 선언할 예정이며, 31일부터는 집단 사직서를 작성한다는 계획이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7일 집단 휴진, 14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전국의사 총파업 참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이에 주요 대형병원도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의 무기한 파업을 앞두고 예약 환자 규모를 줄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전공의들은 병원 내에서 교수의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등 업무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진료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주요 병원은 이날 예정돼있던 수술을 연기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대응 작업을 마쳤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외래 진료와 입원 등의 예약을 줄여서 받았고, 삼성서울병원은 급하지 않은 외과 수술을 연기했다.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수술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오는 26일 의사협회의 2차 총파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실제 정부도 개원의 집단 휴진보다는 전공의들의 업무 중단이 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도 원인이다.

이에 앞서 대전협은 단체행동 중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후에도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의해 선별 진료소 등 방역 인력이 필요한 곳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이번 파업에 필수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전공의들은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턴 중에서 필수 이수 과목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인턴도 당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휴가 영향 등으로 평소보다 외래 진료가 많은 상황이어서 전공의 파업과 관계없이 진료 대기시간은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능후 복지부장관은 지난 20일 오전 병원장들과 긴급 회동을 갖고 코로나19 재확산 사태 속 의정 갈등에 대해 대화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의협, 의사들과의 현 갈등 국면을 진정시키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안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동시에 병원장들은 정부가 달라진 자세를 보여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그러나 병원장들은 "의대생과 전공의, 전임의 그리고 개원의까지 단체행동을 예고하면서 의료현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면서 "전공의와 전임의 단체행동 시 병원장들이 막을 수 있는 권한도 없다. 복지부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 등의 정부 정책에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전면 재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이달 26일로 예정돼있는 의협의 2차 총파업에도 동참한다. 전공의들은 무기한 파업 이후 전문의 시험 거부 선언, 사직서 제출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