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찬투' 북상중...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더 무서운 이유
상태바
태풍 '찬투' 북상중...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더 무서운 이유
  • 취재기자 허시언
  • 승인 2021.09.13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반도에 큰 피해 준 태풍 10위 중 6개가 가을 태풍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 약화... 괴물 태풍 만들어
해수면 온도상승, 계절변화 대기 불안정 등 원인

태풍 찬투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중이다. 태풍 오마이스에 이어 북상하는 찬투는 가을 태풍에 해당한다. 여름이 장마와 태풍의 계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가을 태풍이 무섭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태풍은 자주 또 무섭게 우리에게 찾아온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210개를 월별로 분석했을 때, 7월과 8월이 가장 많지만 9월 이후에도 54개(26%)로서 4개 중 1개는 가을 태풍인 것을 알 수 있다(자료: 행정안전부 제공).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 210개를 월별로 분석했을 때, 7월과 8월이 가장 많지만 9월 이후에도 54개(26%)로 4개 중 1개는 가을 태풍임을 알 수 있다(자료: 행정안전부 제공).

가을 태풍이 더 무섭다?

가을에 오는 태풍이 더 무섭다는 말, 여름 태풍보다 가을 태풍이 더 지독하다는 이야기는 사실일까?

우리나라에 재산피해를 준 태풍의 순위를 보면 가을 태풍인 루사, 매미, 볼라벤・덴빈, 산바, 예니, 쁘라삐룬 6개가 10위권 안에 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 기상청 제공).
우리나라에 재산피해를 준 태풍의 순위를 보면 가을 태풍인 루사, 매미, 볼라벤・덴빈, 산바, 예니, 쁘라삐룬 6개가 10위 권 안에 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자료: 기상청 제공).

기상청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에 큰 재산피해를 준 루사, 매미, 볼라벤 등이 모두 가을인 8월 말에서 9월에 온 가을 태풍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무서울까?

해수면의 온도 상승

태풍의 세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해수면의 온도다. 해수면의 온도가 평균적으로 가장 높은 시기는 9월이다. 9월의 높은 해수면 온도가 해양에서 발생하는 태풍에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 주면서 다른 계절에 비해 태풍의 세기가 더 강력해지는 것이다.

계절의 변화

계절의 변화 그 자체가 태풍의 세기에 영향을 준다. 여름에는 한반도 남동쪽 해양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발달하기 때문에 태풍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것이 차단된다. 북태평양 기단이 일종의 저지선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름철 태풍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며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약해지게 된다. 그러면서 태풍이 한반도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고, 태풍이 한반도를 직접적으로 강타하게 되는 것이다.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며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약해지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태풍의 경로가 바뀌게 된다(자료: 기상청 제공).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바뀌며 북태평양 기단의 세력이 약해지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태풍의 경로가 바뀌게 된다(자료: 기상청 제공).

불안정한 대기

가을이 되면 북쪽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온다. 북쪽의 차가운 공기가 열대성 저기압이라 불리는 태풍의 따뜻한 공기와 만나면서 대기가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많은 비와 바람을 동반하며 보다 강한 태풍이 형성된다.

지구온난화

지구온난화는 제트기류를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제트기류란 성층권 후부 영역에서 좁고 수평으로 흐르는 강하고 빠른 공기의 흐름을 말한다. 제트기류는 빠른 속도로 순환하면서 상・하층의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역할을 하면서 대기의 불안정한 상태를 조절하며 대기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제트기류는 태풍을 약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찬 공기가 내려오는 시기인 가을에 제트기류의 별다른 방해 없이 태풍이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8월 말과 9월에 크고 강력한 가을 태풍이 오게 되는 것이다. 태풍은 막을 수 없는 자연재해이기 때문에 잘 대비를 해야 한다. 

도시 거주민의 태풍 발생 시 행동요령은 ▲고층 건물에 거주하는 경우, 테이프 등을 통해 유리창 파손을 대비하기 ▲강한 바람이 동반되기에 건물의 간판 등 낙하의 위험이 있는 장소는 주의를 기울이며 되도록 피해 다니기 ▲태풍으로 인해 파손된 전기 시설 등은 태풍이 지나가고 난 후 전문가를 통해 수리하기 ▲정전 시 사용할 수 있는 손전등 등을 사전에 구비하고 이웃과 가족들의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기 ▲강한 바람에 의한 피해와 침수를 막기 위해 태풍이 오는 날은 아파트의 옥상이나 지하실, 하수도로의 접근을 자제하기 등이 있다.

농촌 거주민의 태풍 발생 시 행동요령에는 ▲낮은 건물과 농기구들이 많기 때문에 강한 바람에 날아갈 기구들을 미리 제거하기 ▲바닷가 저지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기 ▲태풍에 의해 침투된 오염물이나 침수된 음식을 먹거나 재료로 사용하지 않기 ▲구급 대원이나 주변 가족들과의 비상연락방법을 미리 구축하기 ▲농촌의 경우 전기시설의 피복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풍이 오는 날은 전기 시설로의 접근을 삼가기 등이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