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금추'된 배추... 소비자들, "올해 김장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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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금추'된 배추... 소비자들, "올해 김장 어떻게 하나?"
  • 취재기자 박지혜
  • 승인 2020.10.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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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배추 값 대폭 상승 포기당 1만 원까지 오르기도
소비자들, 김장 포기 속출... 일부 업체, 김치 판매 중단
무, 토마토, 파, 사과도 덩달아 상승... 당국 가격잡기 고심

김장 시즌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배추값이 대폭 상승해 소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값이 오른 배추를 시중에서는 ‘금추', '금배추’라 부를 정도다.

도매 기준 예년 평균가격 5000원대였던 배추는 최근 한 포기 값이 1만 원에 이를 정도로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가격정보를 보면,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는 1만 1883원이었다. 평년 가격(5509원)의 두 배 이상, 1년 전(6918원)과 비교해도 72%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년도 대비 배추 포기 당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약 1만 원으로 나타났다(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년도 대비 배추 포기 당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른 약 1만 원으로 나타났다(도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제공).

배추 값이 상승한 이유는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태풍이 연이어 2회 닥치는 기후변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악의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배추 생산량이 14% 줄었으며, 일부 온라인에서는 배추 판매 중단사태가 벌어졌다.

국내 포장 김치 업계 1위인 대상 ‘종가집’은 맞춤형 김치인 ‘나만의 김치’ 판매를 9월 중순부터 중단했다. ‘맛김치’는 일부 유통하고 있지만, 포기김치는 자사몰은 물론 이커머스에까지 공급을 중단했다. 대상의 자사몰인 정원e샵에는 ‘나만의 김치’ 판매 중단을 알리는 팝업창이 올라온 상태다.

올해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포장 김치 구매 수요가 증가했다. 대표적인 포장 김치 ‘종가집’은 맞춤형 김치인 ‘나만의 김치’ 판매를 9월 중순부터 중단해 일시 품절이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사진: 정원e샵 홈페이지 제공).
올해 긴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포장 김치 구매 수요가 증가했다. 대표적인 포장 김치 ‘종가집’은 맞춤형 김치인 ‘나만의 김치’ 판매를 9월 중순부터 중단했다(사진: 정원e샵 홈페이지).

배추 값 상승에 따라 당장 김장을 해야 하는 주부 등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김장을 아예 안하겠다는 가정도 나타나고 있다. 주부 김 모(51) 씨는 “배추 값이 너무 많이 올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김치를 사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올해는 직접 김치를 담그지 않고, 사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추뿐만 아니라, 다른 채소들도 변화무쌍하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무(89.8%), 토마토(54.7%) 파(40.1%) 사과(21.8%) 등이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토마토 같은 경우 또한 작물의 작황이 좋지 않아 롯데리아와 버거킹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당분간 햄버거에서 토마토가 제외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롯데리아는 최근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한우 불고기, 와규에디션 Ⅱ, 핫크리스피버거는 토마토 없이 제공될 수 있다"며 "토마토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해당 메뉴 가격을 인하해 판매할 예정"이라며 공지까지 했다. 버거킹도 "여름 이상 기후와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토마토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토마토 제공이 어려울 경우에는 해당 제품의 소스와 야채류를 추가해 제공해드릴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기후변화 등으로 배추는 물론 다른 채소들도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토마토 같은 경우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사진: 버거킹 공식홈페이지 제공).
기후변화 등으로 배추는 물론 다른 채소들도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토마토 같은 경우는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사진: 버거킹 공식홈페이지).

당국에서도 배추값 등 가격 안정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급등하던 배추가 최근 포기당 소매가격이 6521원을 기록해 1년 전(6454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하긴 했으나, 가격이 잡힐지는 미지수다. 

주부 이 모(38) 씨는 “최근 배추 가격이 조금 내리긴 했으나, 전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에서 소매가격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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