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재난에도 흔들림 없는 사회 시스템 정비하라"
상태바
"초대형 재난에도 흔들림 없는 사회 시스템 정비하라"
  • 논설주간 박창희
  • 승인 2021.01.04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성대 김해창 교수, 신간 '재난의 정치경제학' 출간
사회, 경제, 환경 분야 등 코로나 시대 대안찾기 제시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진행 중이다. 두렵다. 짜증스럽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하마 끝날까, 하마 잡힐까 노심초사 조마조마한 일상을 이어온 지도 어언 1년.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자영업자들의 줄폐업이 이어진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의 생계는 막막해지고, 확진자가 병상을 기다리다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학부모들은 교육·보육 대안을 찾느라 힘겨워하고, 학생들은 비대면 장기전에 지쳐 있다. 재난은 누구에게나 오지만 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한 것 같다.

우리는 이 세기적 사태를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하고 있는가.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가. 단순히 걱정과 불안 속에 마스크만 낀 채 눈만 멀뚱거리는 건 아닌가. 

모두가 힘겨워하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해 경성대 건설환경도시공학부 김해창 교수가 현 상황과 문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나름의 의미있는 대안을 제시한 책을 펴냈다. 2021년 신년 벽두에 출간된 ‘재난의 정치경제학- 코로나 시대의 대안 찾기’(미세움)는 시의적절한 국가적·사회적 종합 처방전이다. 

김해창 교수가 펴낸 신간 '재난의 정치경제학'(사진: 미세움 제공).
김해창 교수가 펴낸 신간 '재난의 정치경제학'(사진: 미세움 제공).

소셜 디자이너이자 환경경제학자인 저자는 감염병, 안전사고, 태풍, 전쟁, 기후위기에 이르는 초대형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사회 시스템 점검에 주목한다. 재난 문제를 ‘노동·고용 안정’, ‘공공의료 강화’, ‘불평등 해소’, ‘기후위기 대응’이란 키워드로 다가가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노동·고용 안정’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과 초대형 재난 앞에서 존재감을 잃은 노동의 의미를 일깨우고 기본소득 공론화에 불을 지핀다. 또한 GDP의 허상을 밝히며 국정지표를 GDP가 아닌 행복지표로 삼자고 주장한다.

두 번째 문제인 ‘공공의료 강화’에서는 오늘날 사회안정망의 최전선인 공공의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문제 ‘불평등 해소’에서는 임금격차, 사회적 불평등이 재난 상황에서 사회 시스템을 얼마나 위태롭게 하는지 밝히고, 불로소득의 사회 환원, 부자세 부과 등의 대안을 제시한다. 나아가 저자는 저성장을 넘어 마이너스 성장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한다.

네 번째 문제 ‘기후위기 대응’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한국판 그린뉴딜의 방향을 제시한다. 재난편승형 자본주의를 경계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며 언제 어디서든 적용할 수 있는 생존매뉴얼을 생활화할 것을 제안한다.

김해창 경성대 교수(사진: 김해창 교수 제공).
김해창 경성대 교수(사진: 김해창 교수 제공).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위험사회’(1986)에서 ‘부(富)에는 차별이 있지만 스모그에는 차별이 없다’고 말했지만, 그가 놓친 게 있다. 스모그에는 차별이 없을지 몰라도 부의 차이로 인한 스모그 피해는 사회적 약자가 더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김 교수의 문제의식은 이처럼 날카롭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생활 사회 전반에 걸쳐 우려를 쏟아내고 있지만 단편적인 대안과 문제 지적에 머물러 있다”면서 “일상이 된 재난에 대한 문제와 그 대안을 경제학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가 맞닥뜨린 ‘위험사회’를 넘어 ‘안전·신뢰·행복사회’로 가기 위해 미래의 눈으로 지금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국제신문 환경전문기자, (재)희망제작소 부소장을 거쳐 2011년부터 경성대학교 건설환경도시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위원과 한국수력원자력(주) 비상임 이사, (사)한국환경경제학회 이사, 부산시 안전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도 ‘창조도시 부산, 소프트전략을 말한다’(인타임)를 펴내는 등 왕성한 출판 활동과 함께 탈핵, 에너지, 환경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