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민트초코 호불호 따라 ‘민초단’ vs ‘반민초단’으로 나뉜다
상태바
MZ세대, 민트초코 호불호 따라 ‘민초단’ vs ‘반민초단’으로 나뉜다
  • 취재기자 신유리
  • 승인 2021.05.02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스킨라빈스와 스타벅스도 민초단 위한 민트초코 제품 출시 경쟁
민초단인지 반민초단인지 연예인들 커밍아웃 줄줄이
'민트초코 전쟁'이란 노래도 등장...민트초코 떡볶기도 민초단 유혹 중
요즘 MZ세대는 민트초코를 즐겨먹는 '민초단'과 그렇지 않은 '반민초단'으로 나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식구(食口)’란 한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뜻한다.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소속감을 주고 그 소속감은 구성원들이 음식을 더 맛있게 느끼게 한다. 최근 ‘민트초코’가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리는 맛으로 떠오르면서, MZ세대는 민트초코를 즐겨 먹는 ‘민초단’ 식구와 민트초코를 왜 먹냐는 ‘반민초단’ 식구로 나뉘었다.

서로의 얼굴은 몰라도 취향이 같다는 사실에 끈끈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SNS를 통해 더더욱 자신의 민초단 여부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인스타그램 계정이나 카톡 소개 글에 이름과 나이 뒤에 자연스레 민초단 글자를 더해 자신의 취향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다. 민초단 김광현(27) 씨는 “민트초코의 시원한 맛과 달달한 맛이 섞인 그 특유의 맛이 너무 좋고 중독성 있다”고 말했다.

가수 아이유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자신이 민초단임을 밝혔다(사진: 유튜브 이지금 채널 캡처).

유명 연예인들조차도 민초단인지 반민초단인지 묻는 질문을 팬들에게서 끊임없이 받고 있다. 이에 민초단 연예인 명단까지 등장했는데 대표적으로 민초단 연예인은 아이유, 오마이걸(전 멤버), 레드벨벳의 슬기와 조이가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입맛이 같다는 사실에 친밀감을 느낀다. 김준영(21) 씨는 “아이유가 민트초코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 나랑 취향이 비슷한 것 같아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며 “팬으로서 더 호감이 생기고 친밀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시중에는 민초단을 겨냥한 민트초코 제품들이 점점 등장하고 있다(사진: 베스킨라빈스 홈페이지(왼), 페이스북 게시물(오) 캡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탓에 식품업계들이 민트초코 맛 시제품 출시를 꺼려할 것 같지만 오히려 민초단이라는 확실한 고객층을 지니고 있어 너도나도 앞다투어 민트초코 제품을 출시 중이다. 최근 베스킨라빈스의 신메뉴 ‘민트초코 봉봉’은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하면서 전체 판매량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최근 유명 프렌차이즈 스타벅스에서도 ‘민트 초콜릿 칩 블렌디드’ 메뉴를 지난 달 30일부터 내놓는다고 밝혔다.

민트초코는 디저트뿐만 아니라 한 끼 식사 메뉴로도 등장했다. 지난 27일 배달 창업 프랜차이즈 ‘곱떡치떡’에서는 ‘민트초코 떡볶이’를 출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며 “디저트에서 떡볶이까지 점령하다니 민초가 대세라는 걸 새삼 느낀다”고 전했다. 그러나 반민초단인 네티즌들은 “색깔부터 먹기 꺼리게 생겼다”며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트초코 열풍은 드라마 주인공도 민초단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12월 종영한 tvN 드라마 '구미호 뎐'에서는 구미호 역할을 맡은 주인공 이연(이동욱)은 생간 대신 민트초코 아이스크림을 즐겨 먹는다. 이렇듯 민초단은 드라마 주인공의 특징으로 쓰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가수 시도가 '민트초코 전쟁'이라는 발라드곡을 발표했다(사진: 멜론 캡처).

민초단 유행에 민트초코 관련 노래도 생겨났다. 가수 시도는 지난해 5월 가수 시도는 아이돌 그룹 빅스의 멤버 라비가 피처링한 ‘민트초코 전쟁’이란 발라드곡을 발표했다. 해당 곡에는 “다들 별로라 하지만 너가 좋다고 하니까...누가 치약 맛이래 감히, 커뮤니티 가입해 민초 반대파에 한마디, 배스킨 쿼터를 난 민초로 다 올인” 등의 가사가 담겨있다.

하지만 반민초단은 여전히 민트초코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대학생 오희건(22) 씨는 “대체 민트를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치약을 먹겠다. 맛있다고 한 입 먹어보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진짜 맛없어서 안 먹는건데 먹어보면 맛있다고 권유하는 게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사람마다 미각은 다 다르기 때문에 모두가 똑같이 느낄 수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적절한 논쟁과 대화는 하나의 콘텐츠로 제공되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사고의 폭을 넓혀줄 수도 있다. 본인과 입맛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무시하거나 배척해서는 안된다. 각자의 입맛과 취향을 존중해준다면 민초단과 반민초단도 앞으로 건강한 논쟁을 통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