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집값 뛰고 불황 오자 소비 트렌드 바꾼다...‘YOLO’에서 중고거래하고 핀테크하는 ‘세컨슈머’로
상태바
MZ 세대, 집값 뛰고 불황 오자 소비 트렌드 바꾼다...‘YOLO’에서 중고거래하고 핀테크하는 ‘세컨슈머’로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4.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 세대의 ‘세컨슈머’ 트렌드는 낭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 패턴 실현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 늘고, 합리적 소비 문화 지향
그림, 주식, 금 투자 관심 상승...금융권 핀테크 이용도 활발

최근 MZ세대 트렌드로 떠오르는 키워드는 ‘세컨슈머’다. ‘second’와 ‘consumer’의 합성어 ‘세컨슈머’는 당장의 편리함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대안을 찾아 즐기는 소비자를 가르키는 신조어다. 이는 환경과 사회문제를 고려해 중고 및 로컬 소비를 선호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요즘 2, 30대는 ‘욜로’보다는 ‘세컨슈머’를 선호한다. 이 소비 패턴의 유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3년 전에는 청년들 사이에서 ‘YOLO’와 ‘힐링’ 단어들이 유행했으나 점차 사그라들고 있다. 이는 현 사회에서 MZ세대는 부동산값 폭등, 높은 실업률 등 장기불황의 직격타를 맞은 세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현 사회 현상을 바탕으로 소비에서 무엇보다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돈을 절약하고 투자하는 마인드가 강화됐다.

코로나19로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환경적 낭비를 줄이려는 MZ세대의 노력 또한 ‘세컨슈머’의 출현 이유다. ‘n차 신상’을 통해 낭비를 줄이려고 가치 추구 중심의 소비가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의 계기가 된 것. 이같이 경제적, 환경적 낭비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세컨슈머’의 주된 활동은 중고 거래다. 환경적 가치 추구와 함께 경제적 이득도 되는 중고 거래는 MZ세대의 문화로 떠오르며 다양한 형태로 소비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고 거래 시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약 20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며 관련 거래 플랫폼도 다양하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로 합리적인 소비를 즐길 수 있어 MZ 세대들에게 인기다(사진: 번개 장터 앱 캡처).
대표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로 합리적인 소비를 즐길 수 있어 MZ 세대들에게 인기다(사진: 번개 장터 앱 캡처).

중고거래 사용자는 20~30대 MZ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학생 이지송(21, 부산시 북구) 씨는 “중고 거래는 시중 판매 가격보다 저렴하게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어 애용한다”며 “고가의 물건부터 한정판 상품까지 다양하게 거래돼서 많은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합리적인 소비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0 번개장터 중고거래 취향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가장 많이 거래된 중고 아이템은 스마트폰이었다. 높은 출고가의 고성능 휴대전화의 가격 부담을 느껴 정가로 새 제품을 구입하기보다 중고거래 앱에서 매물을 찾아보며 금전적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 실제로 실거래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가 이뤄져 관심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 후 재판매하는 ‘슈테크’ 거래도 활발했다. 2020년도 캐주얼화, 런닝화, 운동화 카테고리의 거래 건수는 총 50만 건으로 전년도보다 약 20% 증가했다. 이는 시중 판매가 중지됐거나 한정 시즌인 아이템들의 정보를 얻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근 마켓은 본인이 거주하는 동네 기준으로 GPS 인증 기준 반경 4~6km 이내에 있는 이용자의 게시물만 확인 가능하다. 이는 이용자가 모두 동네 사람이라는 확인과 더불어 신뢰감을 가지고 직거래를 할 수 있다. 사람들과 직접 물건을 주고받는 행위로 유대감을 쌓고 즐거운 경험이 된다는 이유로 MZ 세대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 박지영(27, 대구시 북구) 씨는 “자취방을 이사하며 필요 없는 물건을 당근 마켓으로 손쉽고 빠르게 거래했다”며 “물건을 급처분할 때 유용했고 근방에 사는 동네 사람들과 마주하고 거래하니 새로웠다”고 말했다.

향후 리셀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중고 거래 특성인 느슨한 유대감을 ‘세컨슈머’의 소비 형태가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소비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로 인한 트렌드가 문화로 자리매김한 것. MZ 세대는 단지 저렴하게 제품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험을 얻는 것 또한 중시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컨슈머의 소비 패턴에서 중고 거래만큼이나 주식도 중요하다. 비대면에 익숙한 세대들은 SNS를 통해 재테크 정보를 얻고 새로운 투자에도 거리낌이 없다. 이에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들도 수요에 걸맞게 활동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크의 ‘아트 투자’는 다수와 미술품을 공동 구매해 소유권을 나누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핀크 ‘아트 투자’ 앱 캡처).
핀테크 기업 핀크의 ‘아트 투자’는 다수와 미술품을 공동 구매해 소유권을 나누는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사진: 핀크 ‘아트 투자’ 앱 캡처).

핀테크 기업 핀크의 ‘아트 투자’는 다수와 미술품을 공동 구매해 소유권을 나누는 서비스를 실행했다. 지난해 미술품 공동구매 전문 플랫폼 ‘아트 투게더’와 함께 운영한 이 서비스는 미술품의 소유권을 분할해 소액(1조각 당 1만 원)으로 투자한 조각만큼 소유 가능하다. 추후 렌탈이나 매각을 통해 미술품의 가치가 상승할 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다.

전통적인 대체투자 상품인 '금'도 투자 통로를 다양화하고 있다. 비씨카드 페이북의 금 간편 투자 서비스는 MZ세대의 ‘모바일 선호’에 알맞은 편리한 금 투자를 선보이고 있다.

페이북 금 간편 투자는 1g씩 거래가 가능해서 비교적 소액으로 금 매입이 가능하다. 저렴한 수수료와 비과세 혜택으로 인해 상대적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학생 한지현(24, 부산시 남구) 씨는 “평소 주식을 즐겨하는데 무엇보다 소소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며 “장기 불황이 지속될 것을 대비해 미래를 위한 투자는 필수며 다양한 금융권 업체의 정보를 얻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컨슈머는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소비를 갖추려는 MZ 세대에게 이슈로 떠올랐다. 경제적 이득, 환경적 가치, 미래를 위한 대비를 모두 갖춘 세컨슈머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