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당 음료 열풍... 건강에는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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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 음료 열풍... 건강에는 괜찮을까?
  • 취재기자 박건
  • 승인 2019.11.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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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당, 카페 접수 후 이제는 편의점까지 진출
건강한 단맛이라는 데, 정말 건강한 단맛일까?

흑당 음료의 인기는 국내 음료업계를 접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카페에서 흑당 음료를 광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흑당은 사탕수수 원당을 달여 단맛을 더 진하게 낸 설탕의 일종이다. 비타민, 무기질이 많아 백설탕보다 건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대만의 흑당 버블티 브랜드인 타이거슈가가 올해 초 국내에 상륙하면서 그 인기가 시작됐다. 음료뿐 아니라 과자, 샌드위치, 빙수, 아이스크림 등 모든 음식에 흑당을 접목해 만든 제품이 카페와 편의점에서 출시하고 있다.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흑당 밀크티 (사진 : 취재기자 박건)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흑당 밀크티(사진 : 취재기자 박건).

흑당 음료를 판매하는 곳은 흑당 전문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차나 팔공티, 카페베네, 요거프레소,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치, 이디야, 셀렉토커피, 커피빈 등 기존 커피 전문점에서도 흑당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흑당은 음료를 넘어 디저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편의점도 여러 가지 흑당을 활용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CU는 브라운슈가밀크티 아이스크림과 음료, 브라운슈가라떼, 시원한흑당크림빵 등의 제품을 내놨다. GS25는 유어스흑당무스케이크, 유어스흑당파프레, 흑당라떼샌드위치 등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단맛으로 카페와 편의점 등 다양한 곳에서 흑당 음료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너무 단맛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와 소비자시민모임이 흑당 음료 6개 브랜드 30개 제품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한 컵당(평균 중량 308.5g) 당류 함량은 41.6g으로, 하루 기준치(100g)의 41.6%로 나타났다. 이는 각설탕(3g) 약 14개와 맞먹는 양이다. 일부 제품은 당류 함량이 최대 57.1%에 달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당 권장량이 하루 총 칼로리 섭취량의 5% 내인 25g인 것을 생각해보면, 매우 높은 수치이다.

과일주스와 흑당음료의 당류 함량을 나타낸 그래프(사진: 서울시 제공).
과일주스와 흑당음료의 당류 함량을 나타낸 그래프(사진: 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흑당 음료나 생과일주스의 당은 건강한 단맛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컵 평균 당류 함량이 1일 당류 기준치 30~40% 이상으로 조사된 만큼 당 과다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며 "당 조절 표시를 적극 시행하고 소비자들도 당 함량 선택을 통해 섭취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강한 단맛을 내는 흑당은 당 중에서도 체내 흡수가 빠른 이당류로 비만, 당뇨,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은 설탕이 과도하게 첨가된 음료나 고열량·고지방 위주의 식단을 즐길 때 혈당 조절에 필요한 인슐린 분비가 적어지면서 발병한다.

당뇨병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이미 병이 진행됐을 때가 많기 때문에 초기 증상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의 주된 증상은 다뇨(多尿), 다갈(多渴), 다식(多食)이다. 혈당이 높아지면 신장에서 당분을 흡수하지 못해 소변으로 자주 배출되고, 몸 안의 수분이 모자라 갈증이 나타난다. 당분을 흡수하지 못해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당뇨나 당뇨 전 단계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내과 전문의들은 “흑당이 건강한 단맛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당 성분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주기적으로 열량이 높은 단 음료를 마시게 되면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당류를 조절해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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