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블, 일상력 챌린저, 컨셉친, 선한 오지랖이 무엇?...코로나19 속 톡톡 튀는 MZ 세대의 ‘트렌드 키워드’
상태바
인플루언서블, 일상력 챌린저, 컨셉친, 선한 오지랖이 무엇?...코로나19 속 톡톡 튀는 MZ 세대의 ‘트렌드 키워드’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5.15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21 트렌드 키워드 제시
MZ세대는 디지털 기기 활용해 소비 주도하고 사회 변화 이끈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 시대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뉜다고 한다. 비대면, 집콕, 마스크 등의 키워드가 생겨나는 현 시대와 코로나 전 시대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코로나 상황을 대표하는 트렌드 또한 변화하게 되는데, 여기엔 MZ 세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2021 코로나 속 MZ 세대가 주도하는 트렌드 키워드는 무엇일까.

통계청의 2019년 통계에 따르면, MZ 세대는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15~39세에 이르는 MZ 세대는 SNS 플랫폼 등 디지털 환경을 기반한 생상 및 소비 능력이 뛰어나다. 그렇기 때문에 MZ 세대에게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 잡는데 걸리는 시간은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유행에 민감한 세대라는 것. 디지털을 중심으로 행동방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자신의 영향력을 뽐내는 MZ 세대에게는 과연 팬데믹 속에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20대 전문 연구 기관인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1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2021년을 주도할 MZ 세대의 트렌드를 제시했다.

먼저 2021 트렌드 키워드, 첫 번째는 ‘인플루언서블(influencable)’이다. 인플루언서블이란 'influence'와 'able'의 합성어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이라는 의미다. 즉 개개인이 인플루언서로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든다는 뜻이다.

mz세대, 개개인이 인플루언서로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든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MZ세대는 개개인이 인플루언서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연구소의 설명에 따르면, MZ 세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영향력이 개인 간의 관계를 넘어 사회로까지 확장되는 것을 경험한 세대다. SNS에서 동참한 해시태그 챌린지가 사건 공론화에 큰 도움이 되거나, 자신의 작은 실천 속에서 소비로 기업의 변화를 이끄는 사례가 대표적인 인플루언서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MZ 세대들은 스스로 자신이 주변과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플루언서블한 사람으로 자각하는 경향이 강해서 때로는 혼자, 때로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영향력을 펼쳐간다고 한다. ‘인플루언서블’ 세대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MZ 세대를 지칭하기도 한다. 

두 번째는 ‘일상력 챌린저’다. 이는 ‘일상을 가꾸는 힘+challenger’ 의 합성어로 MZ 세대는 소소한 도전을 통해 일상을 가꾸는 힘을 기른다는 것. 이들은 펜데믹 속에서 코로나19라는 통제, 예측 불가한 위험과 불안한 상황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지만 이에 맞서 일상을 살아낼 수 있는 ‘일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한다.

대표적 사례로는 ‘운동 챌린지’가 꼽힌다. 코로나로 인한 집콕 생활을 다양한 인증샷과 챌린지로 극복하며 새로운 놀이 문화를 형성한다 것.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운동은 이제 MZ 세대의 중요한 일상 루틴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대학내일20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MZ 세대 84%가 “최근 3개월 이내에 운동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주 평균 운동 횟수는 무려 3회이며, 운동의 목적은 체중 조절보단 체력과 근육을 단련하는 것으로 변화했다고 한다.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한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헬스 트레이너 부부 ‘땅끄 부부’ 채널 등이 ‘일상력’을 키워나가는 MZ 세대들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사진: ‘맛있는녀석들’(오), ‘Thankyou BuBu’(왼) 채널 캡처).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한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헬스 트레이너 부부 ‘땅끄 부부’ 채널 등이 ‘일상력’을 키워나가는 MZ 세대들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사진: ‘맛있는녀석들’과 ‘Thankyou BuBu’ 유튜브 채널 캡처).

팬데믹이 겹치면서 ‘홈트(홈트레이닝)’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에 유튜브에선 운동 관련 콘텐츠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개그우먼 김민경이 출연한 ‘시켜서 한다! 오늘부터 운동뚱’, 헬스 트레이너 부부 ‘땅끄 부부’ 채널 등이 ‘일상력’을 키워나가는 MZ 세대들에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MZ 세대는 느슨하지만 꾸준히 원하는 습관을 만들어 성취감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일어나자마자 물 한 잔 마시기’, ‘하루 30분 운동하기’, ‘일주일에 한 번씩 책 읽기’ 등 소소한 습관을 매일 지키며 자신만의 일상 루틴을 만들어 가는 것. 직장인 전재현(27, 서울시 노원구) 씨는 “하루에 물 1L 씩 꾸준히 먹으려 노력한다”며 “작은 습관으로 건강한 생활 패턴을 만들기 위해 소소한 ‘일상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상 챌린지'를 공유와 인증으로서 습관 형성을 도와주는 ‘챌린저스’ 앱과 ‘카카오프로젝트 100’ 등이 흥하기도 한다. 이 역시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정감과 만족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컨셉친(concept+親)’으로 콘셉트와 친구의 합성어다. 이것은 취향에 맞는 콘셉트 세계관 속 콘텐츠로 소통하는 MZ 세대의 특징을 가리킨다.

앞서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선 콘텐츠 소비뿐만 아니라 직접 반응하고 참여하는 MZ 세대의 모습을 ‘판플레이’로 정의한 적이 있다. 컨셉친은 이러한 판플레이어에 세계관이 더해지며 무궁무진한 확장과 변주가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MZ 세대는 취향에 맞는 세계관을 찾거나 직접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같은 콘텐츠에 유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모이며 관계를 맺기도 한다. 특정 콘셉트를 매개로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것.

팬데믹 속 SNS로 확산된 MBTI 성향 유형 테스트가 여전히 인기다(사진: 페이스북 'sensetree' 페이지 캡처).
팬데믹 속 SNS로 확산된 MBTI 성향 유형 테스트가 여전히 인기다(사진: 페이스북 'sensetree' 페이지 캡처).

팬데믹 속 SNS로 확산된 MBTI 성향 유형 테스트 열풍이 컨셉친의 예시라고 한다. MZ 세대가 ‘나’를 유형화하는 성향 테스트에 열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결과를 신뢰해서라기보단 자신을 유형화해서 SNS에 공유 후 다른 이들과 서로 비교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 대학생 황수아(22, 경북 경산시) 씨는 “작년부터 유행했던 MBTI 테스트를 비롯한 성향 테스트를 아직까지 즐겨 하고 있다”며 “친구들과 공유하고 비교하며 새로운 대화 주제로 이어져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 콘텐츠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하나의 그룹으로 묶이기도 한다. 가수 비(Rain), 노래 ‘깡’의 역주행으로 SNS에 파생된 밈을 좋아하는 ‘깡팸’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민트 초코에 대한 민초단, 반(反민)초단이 이에 해당한다. 또한 이런 MZ 세대의 특성을 빨리 간파한 김태호 PD는 MBC ‘놀면뭐하니?’에서 부캐 놀이를 즐기며 전 세대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마지막 트렌드 키워드는 ‘선한 오지랖’이다. 이는 ‘善(착하다)+오지랖’의 합성어로 누구도 피해 입지 않기를 바라며 착한 유난을 떤다는 의미다.

MZ 세대는 특히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로 모두가 정당한 대가를 얻길 바라며 선한 오지랖을 부리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잘한 일엔 칭찬을 못한 일엔 비판을 주저하지 않아야 개인의 삶을 넘어 공동체의 미래까지 바뀔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

아무래도 ‘선한 오지랖’의 시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다. 이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릴레이 기부 캠페인으로 2014년 시작돼 전 세계에 확산된 바 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참가를 원하는 사람이 얼음 물을 뒤집어쓰는 동영상을 SNS에 올린 뒤 다음 도전자 세 명을 지목해 릴레이로 기부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지난해 인스타 스토리의 ‘n번방 사건’ 엄벌 해시태그 릴레이와 코로나19 속 의료진 격려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가 확산되기도 했다(사진: nbun_out 인스타그램(왼), 태연 인스타그램(오) 캡처).
지난해 인스타 스토리의 ‘n번방 사건’ 엄벌 해시태그 릴레이와 코로나19 속 의료진 격려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가 확산되기도 했다(사진: nbun_out 인스타그램(왼쪽), 태연 인스타그램 캡처).

이를 계기로 점차 해시태그 운동의 진화가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인스타 스토리를 활용한 '릴레이 해시태그 운동'이 이를 반영한다. 지난해 전 국민이 분노한 n번방 사건, 심각한 아동학대와 동물 학대 등 부당한 사건을 공론화하고 합당한 처벌을 촉구하는 릴레이 해시태그 운동이 이어졌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 극복 1339 국민성금 캠페인과 코로나19 진료에 힘쓰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국민 참여 형 캠페인 '#덕분에' 챌린지도 릴레이 됐다. SNS 속 해시태그 릴레이에 참여한 적이 있는 이정은(24, 대구시 북구) 씨는 “개인의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SNS 속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어떤 해시태그든지 좋은 결과가 있길 바라며 동참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MZ 세대들은 달라진 세상에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적응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새로운 트렌드가 기대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물론 새로운 위기 상황과 갈등 요인으로 유행이 쉽게 변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MZ 세대가 때에 맞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