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철 칼럼] 경성대 신방과, 부속 언론사 ‘시빅뉴스’ 설립하다...전국 최초, 그리고 유일한 도전[경성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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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철 칼럼] 경성대 신방과, 부속 언론사 ‘시빅뉴스’ 설립하다...전국 최초, 그리고 유일한 도전[경성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②]
  • 발행인 정태철
  • 승인 2021.06.1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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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2002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여러 항목에 '탑10 랭크'
신방과 학생들, 전국 규모 공모전에 금상, 대상 연거푸 수상 '쾌거'
2015년 교육부 산업계 관점 신방과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선정
2007년, 드디어 학과 부속 상업 언론사, '시빅뉴스' 론칭에 성공하다
*편집자주: [정태철 칼럼]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①(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794)에서 이어집니다.

기성 방송국 수준의 첨단 TV스튜디오를 갖다 

1996년, 경성대는 교육부로부터 ‘멀티미디어 특성화 대학’으로 선정되어 풍부한 국고지원금을 지원받게 됐고, 수혜 학과 중 하나가 신방과였다. 학교는 교육부 지원금으로 그당시 대학 차원에서 보유한 스튜디오 중 가장 크다는 대규모 TV 스튜디오를 짓고 최신 디지털 영상 촬영 및 종합편집 장비를 완비했다. 아직 기성 TV 방송국도 아날로그 테입 편집을 하고 있을 때, 대학 차원에서 디지털 영상 종합편집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서 경성대 신방과는 날개를 달았다. 기성 방송국 기술국 사람들이 우리 디지털 스튜디오를 견학 오기도 했다. 그 스튜디오는 현재 방송영상 실습은 물론 비대면 영상 수업과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 강의) 시대를 맞아 그 진가를 여전히 발휘하고 있다.

실무 교육 개혁의 첫 성과...1997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평판도 6위 기록

중앙일보는 다들 알다시피 매년 전국 대학 종합평가, 그리고 매년 순번을 정해서 몇 개 특정 학과별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1997년 그해는 중앙일보의 개별 학과 평가 대상이 신문방송학과였다. 원래 중앙일보 학과 평가는 설립 이후 10년이 지난 학과가 평가 대상이다. 취업률, 연구실적, 교육여건 등 약 10여 개 항목별로 전국 탑10 학과를 5년 단위로 발표했다. 경성대 신방과는 1989년에 생겼으므로 설립 후 10년이 안되어 1997년 신문방송학과 평가에는 대상이 아니었다. 그런데 평가 항목 중 ‘교육 여건 평판도’라는 게 있었다. 이는 전국 신방과 교수들에게 ‘어느 학과의 교육여건이 가장 좋으냐’고 직접 물은 결과를 조사한 항목인데, 주관식 질문인 여기에 평가 대상이 아닌 경성대 신방과를 적은 교수들이 많아서, 우리 학과가 당당히 전국 6위를 차지하게 됐다. 나중에 중앙일보 기자가 부산까지 내려와 학과를 방문해서 경성대 신방과의 평판도가 급부상한 사유를 특별히 취재했고, 그 결과가 한 꼭지 뉴스로 보도됐다. 아마도 당시 전국 신방과 교수들 중 많은 사람들이 경성대 신방과의 실무 위주 교육 모델을 인지하고 그 교육 개혁의 성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성대 신방과가 1997년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교육 평판도' 전국 6위를 차지한 사실을 자체 제작한 '학과 홍보 팜플렛'에서 소개하고 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경성대 신방과가 1997년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교육 평판도' 전국 6위를 차지한 사실을 자체 제작한 '학과 홍보 팜플렛'에서 소개하고 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실무 교육의 신화창조...2002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경성대 신방과 4개 부문 탑10 차지

중앙일보는 5년 단위 학과 평가 주기에 따라서 1997년에 이어 두 번째 전국 신방과 평가 순위를 2002년에 공개했다. 이때는 경성대 신방과도 설립 후 10년이 넘었으므로 전 항목 평가 대상이 됐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10개 평가 항목 중 4개 항목(실무화 교육여건, 교육여건 종합, 교수 당 학생수, 졸업생 전공 관련 취업률)에서 경성대 신방과가 당당히 탑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실무화 교육여건 항목은 전국 1위였다. 경성대 학교 위상은 시중에서 대한민국 내 9등급 대학 서열에 속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경성대의 1개 학과인 신방과가 4개 항목 탑10 리스트에 스카이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결과는 ‘기적’이라는 표현이 정확했다. 경성대 위와 아래에 나열된 대학 이름들이 곧 그 기적의 증거였다.

경성대 신방과가 2002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4개 분야에서 탑10을 차지한 사실을  자체 제작한 '학과 홍보 팜플렛'에서 소개하고 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경성대 신방과가 2002년 중앙일보 전국 신방과 평가에서 4개 분야에서 탑10을 차지한 사실을 자체 제작한 '학과 홍보 팜플렛'에서 소개하고 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또 다시 전국 최초...학과 차원의 신입생 학부모 초청 오리엔테이션 개최

2003년, 내가 학과장이었을 때, 우리 학과는 학교 차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는 별도로 학과 독자적으로 신입생 학부모를 초청해서 학과 현황과 교수들을 소개하고 저녁 식사를 대접했다. 그즈음 나 자신이 대학생 학부모가 되고 보니, 내 아이들이 입학한 대학의 교수 수준, 교육 환경, 교육과정 등에 일말의 우려가 생겼다. 이는 대학을 잘 아는 대학교수 학부모로서 자식의 장래를 맡긴 대학에 대한 당연한 걱정이었다. 그리고 입장을 바꿔서 ‘지방 이류대학인 경성대 신방과에 자식을 맡기게 된 우리 학부모들은 어떤 심정일까’하는 동병상련의 우려를 가졌다. 그래서 학과 교수들과 상의 후 학과 차원의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우리는 중앙일보 학과평가에 나타난 것처럼 경성대의 학교 위상을 뛰어넘는 우리 학과의 명실상부한 경쟁력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학과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어느 신입생 어머니가 했던 말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교수님, 참석할까 망설였는데, 오기를 정말 잘했습니다. 와보니까 안심이 됩니다.” 교수며, 시설이며, 취업률이며 도무지 믿음이라곤 하나도 가지 않는 지방 이류대에 다니게 된 자식을 두고, 그 학부모는 경성대 신방과에 대한 선입견에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나와 동료 교수들은 우리 학생들 입에서 적어도 “학과 때문에 내 인생 망쳤다”는 말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있었다.

학기가 끝나면, 학부모들에게 A4 두세 장짜리 소식지를 직접 작성해서 가정으로 우송한 적도 있었다. 내용은 한 학기 동안의 학과 소식, 취업 현황, 장학금 수혜 현황 등이었다. 학과 소식지가 가면, 그다음 날 부모님으로부터 “네 학과에 이렇게 장학금 받은 학생들이 많은데 너는 뭐했냐?”고 혼났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중의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해 지금의 작은 만족을 참자는 소위 ‘마시멜로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달콤한 현재의 유혹을 이겨야 미래의 성공으로 갈 수 있다는 자기 계발서 ‘마시멜로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은 캠페인이었다. 놀고 싶은 지금의 작은 만족을 참고 취업이라는 더 큰 미래의 만족을 추구하기 위해서 지방 이류대생이 가져야 할 덕목이 바로 ‘인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캠페인 이름은 “Don’t Eat the Marshmallow!”였으며,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캠페인 로고를 만들어 새긴 학과 티셔츠를 입고 다니기도 했다. 당시 학생들끼리 술자리에서 건배 구호로 외친 것도 역시 “Don’t Eat the Marshmallow!”였다.

거침 없는 질주...전국 규모 학생 공모전 콘테스트에서 ‘대상’, 교육부 산업계 관점 미디어 학과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달성

이렇게 경성대 신방과의 도전 열차는 중단할 줄 모르고 질주를 계속했다. 삼성전자가 전국 경영학과와 신방과를 대상으로 실시한 ‘삼성전자 마케팅 경연대회’에 경성대 신방과 전체 학생들이 참가해서 1999년에는 금상을, 2000년에는 전국 유수 대학을 물리치고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하는 ‘지역 신문 컨퍼런스’에서 우리 재학생들의 ‘지역 신문 육성 방안’ 프리젠테이션이 전국 유수 대학 신방과 경쟁자들을 뒤로 하고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으며, 교육부가 실시한 ‘2015년 미디어 분야 학과의 산업계 관점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 학과로 선정됐다. 산업계, 즉 언론계 관점에서 봤을 때 경성대 신방과 이상으로 실무화 시설, 교육과정을 갖춘 학과는 그때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었다.

2017과 2019년 2회에 걸쳐 전국대회에서 ‘지역 신문 활성화 방안’을 발표, 경성대 신방과 재학생들이 당당히 2회에 걸쳐 대상을 차지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2017과 2019년 2회에 걸쳐 전국대회에서 ‘지역 신문 활성화 방안’을 발표, 경성대 신방과 재학생들이 당당히 2회에 걸쳐 대상을 차지했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2015년 교뮥부의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경성대 신방과가 미디어 분야 '전국 최우수 학과'로 선정됐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2015년 교뮥부의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경성대 신방과가 미디어 분야 '전국 최우수 학과'로 선정됐다(사진: 경성대 미컴과 제공).

드디어 부속 언론사 ‘시빅뉴스’ 설립하다...전국 최초, 그리고 유일한 도전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실무 위주 교육과정은 2007년 ‘시빅뉴스’라는 인터넷신문사 설립과 이 부속 언론사와 교육과정이 연계된 ‘1인 1직무능력 졸업요건제’로 완결됐다.

미주리 대학이 의과대학의 부속병원처럼 ‘진짜’ 상업적 언론사를 설립한 것으로 실무 교육 모델을 완성한 것과 같이, 부속 언론사 설립은 경성대 신방과 숙원 사업이었다. 부속 언론사 설립이 결국 실무 교육 모델의 종착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대학 형편상 정규 상업 신문사나 상업 방송국 설립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경성대 신방과가 처음에 추구했던 것은 학내 대학언론사를 신방과 부속 언론사로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그러나 대학 신문사와 대학 방송국은 대학 언론 고유의 전통과 기능이 있어서 신방과가 독식할 수 없는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별도의 학내 인터넷신문사 설립이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디지털 경성(현 MCC)’이란 대학 인터넷신문이었고, 이것은 대한민국 1호 대학 인터넷신문이 됐다. 그러나 디지털 경성도 경성대 학생만을 상대한다는 한계가 있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서 기성 언론과 동일한 실습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터넷신문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무르익을 무렵인 2007년, 학과는 종이신문보다는 돈이 덜 들고 운영이 간편한 인터넷신문 설립에 도전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제호가 필요했다. 제호를 학생들 상대로 공모했으나, 교수 회의 결과, 당선작으로 고를 정도로 의미 있는 제호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후 어느날, 신방과가 만드는 인터넷신문은 기성 언론과 동일한 환경에서 실습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상업성을 가져야 하지만, 무언가 공적(公的) 성격을 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국의 공공 저널리즘(public journalism)을 응용한 ‘퍼블릭뉴스’라는 제호와 ‘www.publicnews.com’이란 도메인이 나의 뇌리를 스쳤다. 그러나 미국의 누군가가 이미 그 도메인을 선점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공공 저널리즘의 다른 이름인 시민 저널리즘(civic journalism)이 떠올랐고, ‘시빅뉴스’라는 제호와 www.civicnews.com이란 도메인이 동시에 섬광처럼 내 눈앞을 스쳤다. 즉시 확인한 결과, 시빅뉴스란 도메인은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 순간, 연구실 문을 박차고 나가 복도에서부터 큰소리로 다른 교수들에게 ‘시빅뉴스’란 제호가 어떠냐고 의견을 구하니, 모두들 “바로 그거다!”하고 호응해 주었다. 시빅뉴스의 제호는 그렇게 탄생했다. 2007년 어느 날의 일이었다.

그리고 엉성하지만 인터넷신문 냄새가 나는 사이트를 학교 지원을 받아 만들고 실습과목에서 생산된 기사, 동영상, 그리고 교수들의 칼럼으로 1주일에 아이템 몇 개씩이 업데이트되는 구멍가게 아마추어 인터넷신문이 태동했다.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멋진 시빅뉴스 로고는 디자인학과 정한경 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주었다. 로고에 나타난 붉은 색 V자와 가운뎃점은 시민을 사람으로 형상화해서 ‘시민의 승리’를 의미한다.

시빅뉴스의 로고는 경성대 디자인학과 정한경 교수의 작품이다. 여기서 V자와 가운데 빨간 점은 시민을 가리키며 '시민의 승리'를 형상화한 것이다(사진: 시빅뉴스 DB).
시빅뉴스의 로고는 경성대 디자인학과 정한경 교수의 작품이다. 여기서 V자와 가운데 빨간 점은 시민을 가리키며 '시민의 승리'를 형상화한 것이다(사진: 시빅뉴스 DB).

우리 학과의 신병률 교수는 시빅(civic)의 발음이 ‘see big(크게 봐라)’과 유사하므로 작은 것도 크게 본다는 의미로서 시빅뉴스의 모토를 “작은 것도 크게 보는 시민언론”으로 제안했고, 그게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당시 시빅뉴스 하루 방문객 수는 100여 명이었으며, 대부분이 우리 학생과 교수들이었다.

*편집자주: [정태철 칼럼]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③(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098)에서 마지막회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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