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철 칼럼] "대학교 브랜드냐, 학과 가성비냐?"...학과 선택의 주도권은 수험생에게 있다[경성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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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철 칼럼] "대학교 브랜드냐, 학과 가성비냐?"...학과 선택의 주도권은 수험생에게 있다[경성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③]
  • 발행인 정태철
  • 승인 2021.07.0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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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빅뉴스, 교육부 지원 받아 포털 뉴스검색제휴사로 선정되고 전국적 지명도 획득
시빅뉴스, 현장실습, 그리고 1인 1직무능력 졸업요건제로 경성대 미컴과 발돋움
학과 선택의 주도권은 10대 수험생들에게..."그들의 결론은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일 것"
*편집자주: [정태철 칼럼]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구 신문방송학과)의 아주 특별한 교육 개혁 도전 기록, 그 30년 역사①(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794), ②(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910)에서 이어집니다.

시빅뉴스, 경성대 학교기업으로 정식 상업 언론사 체계를 갖추다

2013년, 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시빅뉴스를 ‘학교기업’으로 격상시켜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았다. 당시 경성대는 학교기업이 없어서 대상자를 찾고 있던 상황이었다.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교육부는 ‘산학협력촉진법’에 의해 대학이 자체 기술로 기업을 설립하고 이윤을 추구할 수 있게 허용했다. 단지 학교기업은 관련 학과 학생들 실습과 연계해야 하고, 발생한 이익이 있으면 전액 학생들의 장학금과 실습 기자재 구입 등으로 재투자해야 한다는 게 운영 조건이었다.

정식 학교기업이 되기 위해서, 2013년 3월 15일, 시빅뉴스는 부산시에 인터넷신문으로 정식 등록했고(이날이 시빅뉴스의 공식적인 창간 기념일이 됐다), 부산 남부세무서에서 사업자 등록도 마쳤다. 학교 규정에 따라서 학교기업운영위원회도 만들었고, 학교의 공식 인사발령에 따라서 내가 초대 대표 겸 발행인이 됐다. 그리고 실제 편집을 담당할 산학협력교수를 베테랑 은퇴 언론인 출신으로 보완했다.

학교기업 시빅뉴스의 론칭을 크게 보도한 부산일보 기사(사진: 부산일보 2013년 4월 13일자).
학교기업 시빅뉴스의 론칭을 크게 보도한 부산일보 기사(사진: 부산일보 2013년 4월 13일자 보도).

 

학교기업 시빅뉴스의 출발을 알린 오마이뉴스 보도(사진: 오마이뉴스 2013년 5월 29일자 보도).
학교기업 시빅뉴스의 출발을 알린 오마이뉴스 보도(사진: 오마이뉴스 2013년 5월 29일자 보도).

시빅뉴스가 처음 자리 잡은 곳은 지금도 그 위용을 자랑하는 학과 실습실이었다. 2층 복층 구조로 80평이 넘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실습실은 영상편집실, 전자신문편집실, 아나운서 연습실, 자습공간, 회의실, 기자재실이 한 곳에 집약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약 3억 원의 교육부 지원비가 투입된 꿈의 실습 시설이다. 아직도 전국 어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도 이런 정도 규모의 실습실을 가지고 있지는 못할 거라 믿는다.

2013년 당시 시빅뉴스의 편집실 겸 현재의 학과 실습실 위용. 전체 규모가 80평에 이르고 비용 약 3억 원이 투입된 꿈의 실습시설로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려한 전경을 자랑한다(사진: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제공).
2013년 당시 시빅뉴스의 편집실 겸 현재의 학과 실습실 위용. 전체 규모가 80평에 이르고 비용 약 3억 원이 투입된 꿈의 실습시설로 지금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려한 전경을 자랑한다(사진: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제공).

이 화려한 실습실에 시빅뉴스가 들어서자, 시빅뉴스는 인근 대학 신방과 교수들의 단골 벤치마킹 견학 코스가 됐으며, 심지어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들도 다녀갔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일행이 시빅뉴스를 방문해서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돌아간 사실을 보도한 시빅뉴스 지면(사진: 시빅뉴스 2016년 1월 18일자 보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일행이 시빅뉴스를 방문해서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돌아간 사실을 보도한 시빅뉴스 지면(사진: 시빅뉴스 2016년 1월 18일자 보도).

시빅뉴스의 첫 번째 기적...교육부 학교기업 지원 대상에 선정

2015년 시빅뉴스는 기적을 하나 만들었다. 교육부의 학교기업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교육부 지원금 2억여 원과 학교의 의무적인 매칭 자금을 합쳐 1년 예산이 어느날 갑자기 3억 원으로 늘어났다. 그래서 졸업생 기자 5명을 채용했고, 재학생들 중 일부를 해외 취재팀으로 선발해서 일본, 필리핀, 유럽으로 파견했으며, 출장비 전액을 지원했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도 실시했으며, 그 결과 하루 클릭수가 100건을 넘어 수천 건 이상으로 증가했다.

시빅뉴스가 교육부 학교기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사진: 경향신문 2016년 1월 5일자 보도).
시빅뉴스가 교육부 학교기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사진: 경향신문 2016년 1월 5일자 보도).

시빅뉴스의 두 번째 기적...포털 뉴스검색제휴사 선정으로 전국적 지명도 얻다

2017년 1월, 시빅뉴스는 두 번째 기적을 연출했다. 대한민국에는 인터넷신문이란 이름으로 등록된 언론사가 무려 수천 개가 넘는다(8000개라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그런 인터넷신문 모두가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포털에 뉴스로 검색되는 게 아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에 의해서 매년 심사를 거쳐 선발된 소수의 인터넷신문사만이 포털의 뉴스검색제휴사 지위에 오르게 된다. 2017년 포털 뉴스검색제휴사 선정 심사에 도전한 시빅뉴스는 그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두 곳 모두에 뉴스검색제휴사로 선정된 10여 개 인터넷신문사 중 하나가 됐고, 그 지위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시빅뉴스의 시련...교육부 지원금 중단

그런데 교육부의 학교기업 지원 사업은 2년 지원 후 중간 평가를 거쳐 다시 3년을 추가 지원하게 되어 있었다. 중간 평가 시점은 2017년 2월 말이었다. 시빅뉴스가 다른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매출이 적다는 게 아킬레스 건이었다. 교육부가 학교기업에게 지원 대가로 요구한 사항 중 하나가 매출이 교육부 지원금인 2억은 최소한 넘어야 한다는 거였고, 대개 공대가 설립한 다른 대학 학교기업들은 식품, 기계공장 등 제조업 분야에 뛰어들어 1년 매출이 2억은 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인터넷신문의 공식 연간 매출 총액 평균이 5000만 원 언저리였으니, 우리 시빅뉴스가 아무리 노력해도 연간 매출 1억을 넘기기가 어려웠다.

물론 우리 시빅뉴스도 다른 상업 언론사들처럼 노골적으로 광고 영업도 하고 어뷰징 기사(다른 언론사 기사를 베끼고 짜깁기하는 기사)를 쓰면 클릭수도 늘리고 광고 매출도 올릴 수 있었겠지만, 그건 교육적 목적이 기본인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레기’ 짓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오마이뉴스나 프레시안도 운영하는 후원금 제도였다. 시빅뉴스는 즉각 졸업생과 교수 지인들을 상대로 후원금 모집 캠페인을 벌였다. 후원에 참여한 사람 중엔 졸업생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도 부산지역 언론인, 학부모, 기타 우리 학과와 연고가 있는 지인들로서 총 170여 명이었다. 그들이 후원한 액수는 2년간 3276만 2000원이었다. 일부 졸업생들에게는 메일이나 카톡으로, 일부 졸업생은 내가 직접 직장으로 일일이 방문해서 후원금을 부탁하기도 했다. 스승으로서 졸업생 제자들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후원금 모집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서 그때 후원해달라고 손을 내민 제자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진심으로 전한다. 지금에야 그 절박했던 전후 사정을 알리고 양해를 구한다.

졸업생이 대부분인 후원자들의 애틋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결국 매출액 부족이 약점이 되어 시빅뉴스는 교육부 지원사업 중간 평가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문제는 교육부 중간 심사는 2017년 2월이었고, 교육부 지원금은 일단 여기서 종료됐다. 그리고 심사 결과 발표가 7월이었으며, 그때가 돼서야 발표 결과에 따라서 지원비 재개 여부가 결정됐다. 문제는 심사와 심사 결과 발표 사이인 3월부터 7월까지 약 5개월 동안 교육부 지원 없이 직원 5명의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다고 다들 제자인 졸업생 기자들을 계약 기간 전에 내보낼 수가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임금을 체불할 수는 더더욱 없었다. 깊은 고민을 거쳐, 나는 개인 돈 2000만 원을 시빅뉴스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월급쟁이에게 결코 적지않은 돈이었지만, 다행히 아내가 나중에 정년할 때 어차피 제자들 장학금으로 얼마는 학과에 기부할 생각 아니었냐며 흔쾌히 시빅뉴스 2000만 원 후원에 동의해 주었다. 만약 당시 적자 액수인 2000만 원 때문에 임금 체불이 생겼다면, 시빅뉴스의 모기업 격인 학교가 대신 지불했을 것이고, 학교는 회계 규칙 상 적자인 학교기업에 돈을 더 이상 지출할 수 없으므로, 시빅뉴스는 아마도 2017년 7월 즈음에 문을 닫았을 것이다.

직원기자 1명만 남고 다른 기자들이 다 떠난 상태로 어렵게 적자의 고비를 넘긴 뒤인 2018년 1년 동안, 전 부산일보 이사였던 이광우 대표에게 1년간 위탁경영을 의뢰한 적도 있었다. 결국 시빅뉴스는 실습 교육 목적 상 상업성을 유지하되 신문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익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2019년 3월부터 지금까지 내가 다시 대표를 맡으면서 인건비 주는 직원 기자 없이 100% 학생과 교수들의 땀과, 일부 방문자 클릭수에 따른 구글 광고 수익으로 적자 없이 순항하고 있다.

시빅뉴스는 존재 자체가 졸업생들 각자가 쌓은 실무 교육의 결정체

우리 학생들이 작성한 기사는 곧바로 시빅뉴스에 올라가고, 동시에 그 기사는 네이버 뉴스 카테고리에서 뉴스로서 검색된다. 그래서 학생들은 부정확한 기사를 작성할 수도 없고, 어디서 돈을 받고 고의로 기사를 써주는 영업 방조 행위를 할 수도 없다. 시빅뉴스 기사나 조선일보 기사나 네이버에서 검색어를 치면 검색되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시빅뉴스는 자주 항의 전화도 받고, 때로는 기사 고맙다는 감사 전화도 받는다. 시빅뉴스는 기자 전부가 아직은 직무가 미숙한 학생인 관계로 교수들이 꼼꼼히 데스킹하지만, 지금까지 네이버 검색제휴 인터넷신문이 된 이후 약 10건 정도의 인터넷신문협회 자율규제에 따른 경고를 받았고, 두 차례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청구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네이버의 뉴스검색제휴사 지위를 상실할 수도 있는 벌점은 단 1점도 받지 않았다.

현재 시빅뉴스에 누적된 기사 총수는 3만 2000건에 달하며, 1일 페이지뷰는 1만 회를 상회한다. 이것은 그동안 경성대 신방과를 거쳐 간 모든 졸업생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체다. 지금도 졸업생들은 가끔 자신이 재학 시절에 썼던 기사, 동영상, 카드뉴스를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곤 한다고 한다. 그러면, 자신이 시빅뉴스 기자였다는 살아 있는 증거로서 자신이 올린 콘텐츠가 네이버에서 여전히 검색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한다. 여기서 졸업생들은 학창 시절 열정의 흔적을 느끼는 것은 물론, 한때 기자와 PD 직무능력을 훈련받았다는 감회에 젖는다는 말을 전해온다.

부속 언론사 시빅뉴스, 졸업 필수 현장실습, 그리고 ‘1인 1직무능력 졸업 요건제’의 완성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학생들은 지금도 ‘기사작성’ 직무능력과 ‘영상제작’ 직무능력 실습을 위한 각각 2개씩의 강의실 중심 기초 실습수업을 2학년 때 들어야 한다. 그다음 3학년 때는 1학기에 ‘시빅뉴스 현장실습(1)’과 2학기에 ‘시빅뉴스 현장실습(2)’란 학과 ‘전공 필수’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이 두 개의 전공 필수 현장실습 과목에서, 학생들은 기사작성이나 영상제작 중 한 개를 선택해서 의무 편수를 학기 내 과제로 제출하고, 시빅뉴스에 업로드되도록 담당교수의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과목을 성공적으로 이수하게 된다. 이 두 개 전공 필수 과목에서 한 개라도 F를 받으면 학칙 상 졸업이 불가능하다. 시빅뉴스 현장실습 이수가 졸업 요건이기 때문이다. 결국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학생들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 직무능력을 갖추거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직무능력이 인증되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게 바로 학과의 부속 상업 언론사인 ‘시빅뉴스’와 교육과정이 연계되어 전국 신방과 중에서 최초이면서 동시에 유일한 ‘1인 1직무능력 졸업요건제’다. 이는 대한민국 신문방송학과 또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교육 정상화, 또는 실무 위주의 교육과정을 뜻하는 ‘learning by doing’이란 실용적 교육 철학의 완성을 의미한다.

시빅뉴스와 연계된 1인 1직무능력 졸업요건제의 효과 사례는 많다. 졸업생들은 재학 시절, 기사, 영상, 카드뉴스, 독자투고를 실습과목마다 요구된 분량만큼 제출하고 교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졸업생들은 크고 작은 각종 언론사 면접 과정에서 시빅뉴스라는 학과 부속 ‘진짜’ 상업적 인터넷 언론사에 과목 수강을 통해서 적게는 10개, 많게는 1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올렸고, 그들이 모두 네이버에서 당당하게 뉴스 중 하나로 검색된다는 사실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제출한다. 그러면 면접관들은 예외 없이 깜짝 놀라면서 이미 잘 갖춰진 기자임을 인식하고 합격을 선물하더라는 증언을 보내오고 있다(http://www.civic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184 참조).

수시와 정시 입시 체제가 경성대 신문방송학과에 미친 영향

2021년 현재,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위상과 성과는 어찌 되었을까? 세월이 흘러 어느 시점부터 학력고사는 수능고사로 바뀌었고, 한 해 전기와 후기 딱 두 군데 대학에만 원서를 낼 수 있던 입시제도가, 수험생 1인당 정시 3개 대학과 수시 6개 대학 등 총 9곳에 원서를 낼 수 있는 입시제도로 바뀌는 등 엄청난 변화가 밀려왔다.

수험생들은 상위권 대학 배짱 지원을 포함해서 대학 서열별로 여러 곳에 지원한다. 그리고 여러 곳에 복수 합격한다면, 자기가 지원한 대학 중 가장 상위권 대학을 골라 즉시 그곳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합격생이 빠져나간 하위 대학은 차순위자를 끌어올려 추가합격시키고, 또 그 차순위자가 빠져나간 그다음 하위 대학도 같은 방법으로 추가합격자를 끌어 올린다. 대학은 이렇게 2월 말까지 1차, 2차, 3차 이상의 추가 합격 통지를 계속하고, 수험생들의 상위 대학으로의 이동은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과거 전기와 후기 딱 두 차례 도전 기회밖에 없었을 때, 수험생들은 대개 원하는 대학보다는 실패의 두려움 때문에 하위권 대학 학과를 찾아 하향 안전 지원하는 경향이 많았다. 그 결과, 서울대 낮은 학과보다는 고대, 연대, 포항공대, 카이스트의 일부 학과 수능 점수가 더 높은 경우도 꽤 있었다. 부산에서도 부산대의 인문계 낮은 학과보다는 동아대 일부 학과의 수능 점수가 더 높았다.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입시 성적도 앞의 연재물 수능점수 비교표에서 나타난 것처럼, 적어도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까지는 경성대 최상위를 유지하면서 부산대의 하위 학과, 동아대의 중상위 학과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시와 수시에 걸쳐서 이론상 9회의 도전 기회가 수험생들에게 주어지고 끊임없는 추가합격의 연쇄 반응이 수년간 정착되면서, 대학 서열만 더욱 뚜렷해지고 말았다. 그래서 서울대의 대부분 학과 합격생 통보가 끝난 뒤에, 연고대의 대부분 학과들이 그 뒤를 이어서 최종 합격자를 채우고, 나머지 서열의 대학들 대부분 학과가 순차적으로 그다음 성적을 가진 최종 합격자를 채우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대학별 서열이 더욱 명확하게 구분됐다. 그 와중에, 하위권 대학 중 나름대로 대학 서열을 뛰어넘는 경쟁력 있는 학과들이 수시와 정시 입시제도에 의해서 원래의 대학 서열을 벗어나지 못하고 뒤로 밀리게 됐다. 경성대 신문방송학과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의 약진은 부산 지역 사회의 신화였고 화제였지만, 정시와 수시가 실시되면서, 그 약진세가 주춤하게 됐다.

“대학교 브랜드냐, 학과 가성비냐?”...이제 학과 선택의 주도권은 대학이 아니라 10대 수험생에게 있다

그러나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교육 개혁과 이를 자산으로 한 경쟁력은 30년째 작동을 멈춘 적이 없다. 여전히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경쟁 무기는 전국 어느 대학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도 전혀 따라오지도 않고 흉내 내려고 하지도 않는 학과 부속 언론사와 실무 위주 교육과정을 연계한 1인 1직무능력 졸업 요건제다. 그리고 그 시스템에 의한 높은 취업률이다. 오히려 시빅뉴스라는 탄탄한 플랫폼을 확대 응용해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기타 각종 SNS 앱에서 맹활약할 수 있는 융합적 실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학과의 위대한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기자, PD, 유튜버 지망생들은 상위권 대학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입학했다고 좋아하지 말고, 그 대학에서 영상편집, 기사작성, 유튜버 실무, SNS 활용 방법을 진짜 배울 수 있는지, 아니면 교수가 될 것도 아닌데 뜬구름 잡는 공자왈 이론만 가르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대학이 인재를 고르는 시대는 갔다. 대한민국 신생아 수가 급감해서 입학자원이 부족하고, 그래서 대학 신입생 미달 사태가 줄줄이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 이제는 수험생들이 대학을 고르는 시대가 왔다. 바로 MZ세대의 직계 동생들인 10대 수험생들(이들만을 Z세대로 부르기도 한다)이 대학과 학과 선택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공정과 가성비에 익숙한 MZ세대보다 더 ‘노매드’ 정신이 투철한 10대들에게 묻고 싶다. 대학의 브랜드가 중요한가, 학과의 실속이 중요한가? 개별 학과의 내실을 그대들 용어대로 탈탈 ‘털어’ 보자. 그러면 대학의 브랜드에 가려 있던 개별 학과의 ‘찐’ 내실이 드러난다.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교육 개혁 도전기는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도전이 성공이란 ‘해피 앤딩’일까, 시도는 좋았지만 역시 대한민국 대학 서열 9등급을 벗어나지는 못하는 ‘새드 앤딩’일까? 그 해답은 부속 언론사인 ‘시빅뉴스’와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과정’에 의한 ‘1인 1직무능력 졸업요건제’의 홍보와, MZ세대보다 더 적극적인 10대 수험생들의 ‘노매드’ 선택의 주도권과, 그리고 학과의 취업률 성과에 달려 있다고 본다. 8월 정년을 앞둔 나는 학과 후배 교수들과 재학생들에게 학과 홍보, 취업률, 그리고 미래 융합 미디어 인재 양성 플랜 구축에 매진할 것을 과제로 남겨 둔다. 그것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그리고 10대 수험생들의 실리를 찾는 매의 눈에는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가 자연스럽게 선택의 우선순위로 떠오를 거라고 확신한다.

경성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도전의 주역들은 전·현직 교수들, 재학생들, 그리고 자랑스런 졸업생들...우리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1989년부터 2021년까지 어제의 경성대 신문방송학과, 오늘의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학과 실무 위주 교육 개혁의 동력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이들을 옆에서 품고 다독였던 전직, 그리고 현직 교수들의 노고는 길이 기억돼야 한다.

경성대 신문방송학과를 설립하고 초기부터 모든 교육 개혁을 지휘하고 후원한 이의자 명예교수님, 기사작성 분야를 총괄하던 우병동 명예교수님, 지금은 타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한때는 교육 개혁이란 전함의 키를 함께 잡았던 최환진 교수님과 양혜승 교수님, 우리의 저력과 성취를 다 보지 못하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뜨신 방송 이론 담당 김성문 교수님, 시빅뉴스를 만들고 초기 정착에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일당백 노익장 언론인 출신 강성보 교수님, 차용범 교수님, 이처문 교수님, 강동수 교수님, 장동범 교수님, 글로벌 관점의 칼럼을 시빅뉴스에 연재해준 캐나다 출신 크리스천 버그마이스터 교수님, 어려운 시기 1년간 대표 및 발행인으로서 시빅뉴스를 경영해준 이광우 대표님, 무엇보다도 실무 교육 완성이라는 무거운 짐을 거머쥔 현 영상제작 담당 신병률 교수님, SNS와 카드뉴스 담당 정일형 교수님, 아나운싱 담당 박시현 교수님, 이론 담당 김은정 교수님, 베테랑 언론인 출신이면서 현재 시빅뉴스 편집국장을 맡고 있는 송문석 교수님과 논설주간을 맡고 있는 박창희 교수님의 무훈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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