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를 넘어 뷰티, 패션, 자동차 업계 전반에 ‘비건 트렌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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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를 넘어 뷰티, 패션, 자동차 업계 전반에 ‘비건 트렌드’ 확산
  • 취재기자 정은희
  • 승인 2021.03.0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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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스며든 각종 ‘비건' 제품들, 동물성 원료 사용 감축 추세
‘비건 트렌드’ 확산은 가치소비 중시하는 M세대가 선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건강과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채식 인구도 10년 동안 10배나 증가하며 ‘비건(vegan) 열풍’을 입증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 속으로 스며든 비건은 무엇일까? ‘비건’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채식주의자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비건은 육류를 비롯해 달걀이나 우유 같은 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하고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음식만 섭취하는 채식주의를 의미한다.

그러나 일상 속 비건은 먹는 것을 넘어 입고 바르고 생활하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아이템에 동물성 원료를 쓰지 않는 것으로 영역이 확장된다. 즉, 비건 아이템은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동물성 원료나 유전자변형식품(GMO)을 쓰지 않는 제품을 통칭한다.

가치 있는 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동물복지와 환경보호를 내포한 비건 지향적인 아이템에 눈을 돌리면서 ‘비건’ 트렌드가 여러 분야에서 다채로워지고 있다.

뷰티업계에서 비건 도입이 가장 빠른 화장품 브랜드 ‘아베다’는 출시한 모든 제품에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해 주목받고 있다(사진: 아베다 홈페이지 캡처).
뷰티업계에서 비건 도입이 가장 빠른 화장품 브랜드 ‘아베다’는 출시한 모든 제품에서 동물성 성분을 배제해 주목받고 있다(사진: 아베다 홈페이지 캡처).

비건 트렌드 중심에 서있는 뷰티 업계에서 ‘비건’ 도입이 활발하다.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브랜드는 아베다로 2019년 7월 이후 출시한 모든 제품에서 꿀이나 밀랍에서 유래한 성분을 배제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모든 제품을 100% 비건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완벽한 비거니즘을 위해 아베다에선 3년 이상 900여 가지가 넘는 원료를 확인하고, 제품을 연구하며, 총 500여 개 이상의 제품이 비건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그 밖에 신규 론칭하는 뷰티 브랜드들은 ‘비건’을 메인 키워드로 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팝 스타들의 비건 브랜드를 눈여겨볼 만하다. 세계적 뮤지션 퍼렐 윌리엄스는 지난해 11월 젠더리스 비건 화장품 휴먼레이스를 론칭했다. 제품 패키지는 그린 컬러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더하고 패키지는 50% 이상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패션업계에서도 비건 패션이 활성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휴고보스는 2018년 파인애플 잎사귀로 만든 ‘피나텍스’로 친환경 스니커즈 컬렉션을 출시한 것. 잎사귀의 섬유질을 벗겨내 씻어 말린 뒤 가열, 압축하는 단계를 거친다. 감촉이 부드럽고 유연해 착용감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식물성 염료와 재생섬유를 활용하며 비건 철학을 철저하게 지켰다.

6년 비건 컨셔스 브랜드인 ‘마르헨제이’는 사과로 만든 가죽을 이용한 가방 ‘애플 레더 백’을 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사진: 마르헨제이 홈페이지 캡처).
6년 비건 컨셔스 브랜드인 ‘마르헨제이’는 사과로 만든 가죽을 이용한 가방 ‘애플 레더 백’을 출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사진: 마르헨제이 홈페이지 캡처).

파인애플 가죽과 더불어 올해 국내 최초로 사과로 만든 가죽을 이용한 가방이 출시됐다. 6년 비건 컨셔스 브랜드, ‘마르헨제이’는 오마이걸을 모델로 삼아 지속 가능한 패션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으며, 가치소비자들에게 큰 호응과 관심을 얻고 있다.

비건 자동차, BMW 전기자동차 ‘i3'의 차량 내부 모습으로 친환경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사진: BMW i3 홈페이지 캡처).
비건 자동차, BMW 전기자동차 ‘i3'의 차량 내부 모습으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며 주목받고 있다(사진: BMW i3 홈페이지 캡처).

자동차 업계에서도 ‘비건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비건 자동차는 동물 가죽을 대체하는 인조 가죽을 쓰거나 식물성 천연 원료를 사용하는 등 환경친화적으로 제조된 자동차를 말한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 브랜드는 환경 보호 활동에 동참하며 비건 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비건 자동차는 차 내부에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도입한 BMW의 전기자동차 'i3'다. 호주 코알라 나무로 유명한 유칼립투스를 내장재로 사용하고 아욱과 식물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 ‘케나프’를 도어 패널과 대시보드에 적용했다.

국내에선 현대자동차가 2009년부터 친환경 소재 연구를 시작했다. ‘넥쏘’의 경우, 시트는 식물성 인조 가죽, 대시보드에는 미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 플라스틱을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신형 모델도 시트에 가죽 대신 재활용 가능한 고기능성 플라스틱을 활용하기도 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패션, 뷰티, 자동차 다음엔 어느 분야로 비건 트렌드가 확산될까?”, “먹는 채식이 입고 탈수 있는 용품으로 소비된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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