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비건’ 위한 비건 마트 부산에서 성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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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비건’ 위한 비건 마트 부산에서 성업 중
  • 취재기자 최하빈
  • 승인 2020.11.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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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은 지구 지키고 생명 보호하자는 전 지구적 캠페인
비건마트 주 손님은 외국인...최근엔 국내 비건 족 증가 추세

젊은 층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도 서서히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 비건은 ‘채식주의자’ 혹은 ‘채식주의’라는 의미로 모두 쓰인다)이 늘어남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비건 식당이 등장했다.

비건은 일반적인 채식주의자를 의미하지만, 그 안에는 유제품, 동물의 알, 어류 등의 섭취 유무에 따라서 여러 유형의 채식주의자들이 있다. 주로 채식을 하지만, 일부 고기를 섭취하는 세미 베지테리언(semi-vegetarian),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서 가끔은 육류를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 육류는 절대 안 먹지만 어류는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 동물의 알과 유제품 등은 먹는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 유제품 섭취도 허용하지 않는 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 극단적 채식주의로 오직 식물의 열매만을 섭취하는 프루테리언(fruitarian) 등이 있다.

부산진구에 위치한 한 비건 카페 내부에는 비건에 대한 설명문이 크게 게시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부산진구에 위치한 한 비건 카페 내부에는 비건에 대한 설명문이 크게 게시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비건은 건강을 유지하고 소중한 동물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널리 퍼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육류 섭취를 위해 키우는 소나 돼지 등이 소화과정에서 배출하는 가스가 지구온난화를 촉진한다는 이유로 비건을 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비건에 대한 열풍이 대단하다. 몇몇 한국기업들은 미래 산업으로 비건 산업을 선정하고 비건 식품을 개발 중이며, 시중에선 점차 비건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혜진(23, 부산시 남구) 씨는 건강 유지와 생명 보호를 이유로 비건을 시작했다. 이 씨는 “처음 비건을 시작한 것은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비건을 통해 생명을 보호할 수 있으며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후, 더 열심히 비건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건을 통해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답했다.

최근에는 기존에 존재했던 비건 카페와 비건 식당 이외에 비건 제품을 판매하는 비건 마트가 등장했다. 비건 마트는 비건 제품만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일반 슈퍼마켓과 차이가 있다.

부산 서구에 위치한 ‘비건 마트’에는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과자류, 라면류, 찌개류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부산 서구에 위치한 ‘비건 마트’에는 비건들이 먹을 수 있는 과자류, 라면류, 찌개류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현재, 부산시 서구에는 한 ‘비건 마트’가 운영 중이다. 비건 마트는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사람들의 접근성이 용이하다. 평일과 토요일 각각 오전 11시부터 저녁 6시,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문을 열고 있으며,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가게는 다소 아담한 크기에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져 일반 마트와 달리 가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가게 입구 가까이에는 취사도구와 비건 제품이 전시돼 있으며, 가게 안쪽으로는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있다. 사람들은 필요한 비건 제품을 구입해 곧장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일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이곳 비건 마트에서도 간단한 비건 식품은 직접 조리해서 테이블에 앉아 먹을 수 있다.

가게 입구와 가까운 벽 한쪽 측면에는 콩고기, 밀고기, 비건 라면, 비건 치즈, 비건 과자, 무알코올 수입 맥주 등 다양한 종류의 비건 제품이 놓여있다. 개봉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자와 안주 등의 음식이 있으며, 일반 냉동식품 및 즉석식품과 유사한 형태의 비건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동물성 섬유가 들어가지 않은 치즈와 마요네즈 등의 제품도 전시돼 있다.

비건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건 치즈, 마요네즈 및 즉석식품들은 냉장고에 보관되어 판매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비건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건 치즈, 마요네즈 및 즉석식품들은 냉장고에 보관되어 판매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비건식품이 진열된 맞은편에는 각종 취사도구,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 등 음식을 직접 해먹을 수 있는 도구가 준비돼 있다. 기존의 일반 편의점처럼 비건들이 간편하게 비건 식품을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비건 마트 주인이 배려해서 만든 공간이다.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 등 각종 취사도구가 비건 마트 내부에 준비돼 있어 간단한 음식은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전기밥솥, 에어프라이어 등 각종 취사도구가 비건 마트 내부에 준비돼 있어 간단한 음식은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부산시 서구의 비건 마트에는 비건 식품을 구입해서 조리한 다음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비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 휴식공간에는 TV도 마련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부산시 서구의 비건 마트에는 비건 식품을 구입해서 조리한 다음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 비건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곳 휴식공간에는 TV도 마련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최하빈).

비건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허무경 사장은 비건 마트를 통해 사람들이 비건에 대해 더 잘 알았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비건 마트를 차렸다고 밝혔다. 허 씨는 “비건은 나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모두가 함께 비건을 할 수 있게하는 하나의 캠페인”이라고 밝혔다.

비건 마트는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여성들이 손님의 주를 이뤘다. 현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외국인 손님 방문이 줄었지만, 작년까지 비건을 하는 많은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오면 비건 마트를 방문했다고 한다. 허 씨는 “주로 외국인 손님들이 많이 방문해 음식을 먹거나 사진을 찍기도 한다. 한국에 와서 비건을 하기 힘든데, 비건 마트가 있어서 다행히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고맙다며 인사를 받기도 했다”고 답했다.

비건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어려웠던 이들도 비건 마트를 찾는다. 비건 마트를 방문한 김소연(23, 부산시 북구) 씨는 비건 마트에 대해 고마움을 들어냈다. 김 씨는 “비건 요리를 잘하지 못해서 늘 고구마 같은 음식만 먹었다. 비건 마트가 생기고 난 후 여러 종류의 비건 음식을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훨씬 비건을 하기 편해졌다”고 대답했다.

주변 사람이 비건을 시작하게 됨으로써 비건 마트를 방문한 이도 있었다. 지인의 추천으로 비건 마트를 알게 된 정윤미(30, 부산시 동래구) 씨는 비건 마트에 대해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 씨는 “남편 동생이 영국에서 생활하면서 비건을 하고 있다. 그가 추천해줘서 부산에도 이런 곳이 있는지 알게 됐다. 굉장히 신선하고 색다르다. 다음에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비건 음식점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있지는 않지만, 한국 채식 연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는 약 350여 곳의 비건 식당이 운영 중이다. 비건 음식점이 가장 많은 서울 이외에도 비건 식당은 전국 여러 곳에 있다. 부산에는 약 22개의 전문 비건 음식점이 있다. 수영구 6개, 금정구 2개, 해운대구 5개, 부산진구 2개, 북구 2개, 중구 2개, 강서구 1개, 서구 1개, 사상 1개가 분포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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