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 젊은층 잡아라"... 비건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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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 젊은층 잡아라"... 비건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
  • 취재기자 한민지
  • 승인 2020.10.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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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썸 플레이스, 배달의 민족, 이마트 등 비건 제품 내놔
비건 인구 200만 명 추정... 비건 네일, 비건 샌드위치도 등장

채식주의, 즉 비건(vegan)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젊은층이 비건에 관심을 보이자, 기업들이 비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채식연맹(lVU)은 채식주의자를 “육지동물은 물론 바다나 강에 사는 물고기도 먹지 않는 사람들로, 우유나 계란은 취향대로 섭취할 수 있고 안 할 수도 있다” 고 정의한다. 채식주의 안에도 다양한 단계가 있다. 비건은 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짐승을 학대하여 만들어낸 상품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넓은 의미에서 비건에 속한다.

다양한 비건 중, 락토 베지테리언(lacto-vegetarian)은 고기와 동물의 알은 먹지 않고 유제품은 섭취한다. 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은 달걀은 먹지만 고기나 유제품은 먹지 않는다.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은 고기는 먹지 않고 동물의 알과 유제품은 먹는다. 서양의 채식주의자들은 대부분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에 속한다.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은 육류는 먹지 않지만, 물고기와 동물의 알, 유제품은 먹는다. 육식을 했던 사람이 채식을 시작할 때 제일 많이 거쳐 가는 단계다.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은 유제품,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는 섭취하고 붉은 고기는 먹지 않는다.

세계적 트렌드로 떠오른 비건이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에 15만 명이었던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200만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가 비건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 환경과 건강을 생각해서 육류를 배제한 식품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서 기업들도 비건 사업에 뛰어들었다.

투썸플레이스 비건 간식 고구마바와 현미누룽지칩(사진: 투썸플레이스 제공).
투썸플레이스 비건 간식 고구마바와 현미누룽지칩(사진: 투썸플레이스 제공).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9월 말 ‘고구마바’와 ‘현미 누룽지칩’ 비건 간식을 출시했다. 투썸플레이스가 출시한 비건 간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한국 비건 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배달의 민족 메뉴 화면(사진: 배달의 민족 제공).
배달의 민족 메뉴 화면(사진: 배달의 민족 제공).

그동안 배달 앱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채식주의자를 위한 카테고리도 생겨났다. 배달의민족 앱에는 채식 카테고리가 있다. 소비자가 채식 메뉴를 더 찾기 쉽게 만든 것이다. 현재는 서울 6개 구에서 시범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전국 이마트 23개점에 ‘채식주의존’을 도입했다. 채식주의존이란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든 식품들을 모아놓은 곳이다. 원래 21개점에 도입했던 채식주의존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끌어 23개점으로 확대됐다.

비건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최초로 비건 네일도 등장했다. 플루케의 수성네일브랜드인 '어도러블'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건 기관인 영국 Vegan Society로부터 비건인증을 받았다.

지난 2월에 롯데리아가 출시한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미라클버거'를 뒤이은 써브웨이는 비건 샌드위치 ‘얼터밋 썹’을 선보였다. 써브웨이가 출시한 ‘얼터밋 썹’ 샌드위치는 고기가 아닌 대체육을 넣어서 만든 식품이다. 육류가 아닌 렌틸콩, 퀴노아, 병아리콩 등이 들어가 일반 샌드위치보다 부담 없이 건강하게 먹을 수 있다.

써브웨이가 출시한 ‘얼터밋 썹’ 샌드위치(사진: 써브웨이 제공).
써브웨이가 출시한 ‘얼터밋 썹’ 샌드위치(사진: 써브웨이 제공).

대학생 김미진(22, 부산시 남구) 씨는 “동물과 환경을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육류를 배제하는 식사를 하려고 노력하는데, 최근 들어 비건이 트렌드가 되면서 비건식품이 많이 출시되는 거 같다”며 “앞으로도 비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서 한국에 비건 문화가 많이 발전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이지연(27, 울산시 동구) 씨는 “동물을 학대해가며 만들어낸 옷이나 화장품은 소비를 지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자연과 동물을 생각해서 비건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다. 마트에 가면 최대한 비건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솔직히 비건제품이 아직 많지는 않다. 기업들이 다양한 비건상품을 내놓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비건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신의 신념에 따른 가치소비를 중요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한 기업들의 비건 사업은 앞으로도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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