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흑역사·악플 등 과거 지우러 디지털 세탁소 발걸음 잦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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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대, 흑역사·악플 등 과거 지우러 디지털 세탁소 발걸음 잦아져
  • 취재기자 안시현
  • 승인 2021.01.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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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평판, 입학·취업 등 인생의 대목에서 큰 역할해
재력에 따른 인터넷 평판 격차 우려의 목소리도 등장
인터넷 평판은 이제 인생의 대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인터넷 평판은 이제 인생의 관문에서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n번방·합성 등 사이버 폭력이 급증하면서 디지털 세탁소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n번방 등 사이버 범죄부터 낯부끄러운 자신의 과거 게시물, 악플 기록 등을 지우기 위해서다. 일부 취업을 앞둔 이들은 디지털 기록으로 인해 당할 불이익이 두려워 디지털 세탁소를 찾는다. 디지털 장의사, 사이버 언더테이커(cyber undertaker)로도 불리는 이 서비스는 2010년 즈음에 등장했다.

디지털 세탁소는 자신의 악플, 불법촬영물 등을 돈을 받고 지워주는 일을 해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세탁소는 의뢰인의 감추고 싶은 과거 ‘흑역사’, 개인정보도 지워준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2020 개인정보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의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기술 지원 건수는 2018년에 비해 114% 증가했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남녀 81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45%는 자신의 개인 신상 정보를 가장 지우고 싶다고 밝혔다. 최근 중고거래, ‘알페스’, n번방’ 등 이슈가 떠오르면서 자신의 앞날을 위해 디지털 평판을 관리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

인터넷 기록은 취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악플러가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의혹에 임용취소·고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난 30일에는 일간베스트 사이트 이용자의 공무원 임용 반대 청원이, 31일에는 악플러의 공무원 임용 고발 청원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청원에는 각각 10만 명과 3만 명이 동의했다.

연애·결혼도 마찬가지로 인터넷 평판에 크게 좌우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 남녀 7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의 68.8%가 이성을 소개받을 때 상대방의 SNS를 확인한다. 그래서 청춘 남녀들은 SNS를 통한 ‘디지털 외모’도 신경 쓰는 추세다. 디지털 외모는 SNS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뜻한다. 여기에는 외모, 성격, 인간관계, 가치관 등이 포함된다.

이런 디지털 기록을 관리해주는 기업에는 뉴스케어, 맥신코리아, 산타크루즈, 스키퍼, 프라이버시앤컴퍼니 등이 있다. 디지털 세탁소는 개인이 원하지 않은 게시글, 사진, 동영상 등 인터넷 기록을 없애주는 업체를 뜻한다. 디지털 장의사는 고인의 온라인 흔적을 찾아 삭제해 주는 일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가격은 내용과 건수에 따라 다양하다.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siren24사이트에서 실명등록을 한 뒤에 본인확인, 이용자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사진: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siren24사이트에서 실명등록을 한 뒤에 본인확인, 이용자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사진: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무료로 자신이 가입한 사이트를 조회하고 회원탈퇴까지 해주는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도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의 이용 빈도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의 이용 건수는 17만 4486건, 2019년은 30만 5728건으로 약 75% 증가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siren24' 사이트에서 실명등록을 한 뒤에 ▲휴대폰 ▲아이핀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등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한다. 본인확인이 완료되면, 최근 5년간 자신의 개인정보로 본인확인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회원탈퇴를 신청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최근 5년까지만 관리할 수 있어 한계가 있다.

모든 본인인증 절차를 마친 후 최근 5년간 회원가입한 사이트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모든 본인인증 절차를 마친 후 최근 5년간 회원가입한 사이트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홈페이지 캡처).

금융 관련 개인정보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은 은행계좌통합조회, 증권사 계좌 통합 조회가 가능하다. 자신의 명의로 발행된 카드정보와 대출정보도 한번에 조회가 가능한 서비스다.

디지털 평판을 관리하는 일은 잊혀질 권리와 알 권리가 충돌한다. 게다가 디지털 평판을 관리하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든다는 점에서 재산에 따른 디지털 평판 격차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등장했다. 디지털 평판은 입학, 취업, 결혼 등 인생의 큰 사건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디지털 평판의 비대칭성은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이 민간 업체를 고용하지 않고 디지털 평판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신중하게 친구 공개로 SNS 사용하기 ▲인터넷 커뮤니티를 탈퇴할 때 작성한 게시글 삭제하기, e프라이버시 클린서비스 등을 이용하기 ▲스마트폰 잠금 암호와 데이터 백업하기 ▲PC의 검색기록 등을 수시로 삭제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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