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범죄도 비대면 수법··· ‘로맨스 스캠’ 주의 필요
상태바
코로나19에 범죄도 비대면 수법··· ‘로맨스 스캠’ 주의 필요
  •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 승인 2020.11.19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성의 호감 이용해 금품 갈취하는 신종 사이버 범죄 ‘로맨스 스캠’
SNS에서 알게 된 사람임에도 거리감 못 느껴··· Z세대에게 특히 우려

최근 긴 시간에 걸쳐 이성의 호감을 얻은 뒤 금품 및 돈을 갈취하는 신종 사이버 범죄 ‘로맨스 스캠(romance scam)’이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로 SNS를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요구한다. 이는 온라인을 통한 관계 맺기에 거부감이 없고 디지털 사용이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게 특히 우려된다.

이성의 호감을 얻은 뒤 금품 및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이버 범죄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이성의 호감을 얻은 뒤 금품 및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이버 범죄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로 비대면 사회가 되자,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줄어들었다. SNS를 통한 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 범죄 유형도 비대면으로 바뀌는 추세다. 로맨스 스캠 범죄자들은 주로 비대면 교제가 가능한 데이팅 앱, SNS를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다음 ‘유사 연애’를 한다. 피해자와 수 개월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신뢰와 호감을 쌓는다. 실제로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연애하는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후 자신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상황을 빌미로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로맨스 스캠의 수법이다.

나는 이 같은 수법에 속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실제로 만나보지도 않았는데 호감을 느끼는지, 선뜻 돈을 송금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만 친구가 직접 겪은 사례를 듣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사람과 단짝이 됐다. 취미생활도 비슷하고 좋아하는 관심사가 같아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친구는 나에게 실제로 만나는 친구들보다 거리감 없이 급격히 친해진 사람이 있다고 자랑했다. 알고 보니 인친(인스타 친구)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의 사진은 모두 도용이었다. 뛰어난 외모로 친구에게 교묘하게 접근한 뒤 ‘투자’나 ‘송금’ 관련 얘기를 하며 돈을 뜯어가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을 알게 된 친구가 인친에게 왜 도용했냐고 묻자, 그는 곧바로 친구의 계정을 차단했다.

Z세대는 디지털 사용에 거리낌이 없다. 이전 세대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 이는 사회생활과 인간관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SNS에서 알게 된 사이지만 마음이 잘 맞는다면 쉽게 ‘친근감’을 갖는다. 오늘날 모바일 마켓에는 각종 데이팅 앱이 쏟아져 나와 소개팅 풍경도 바꿨다. 대학교 학과끼리 소개팅하는 이른바 ‘과팅’은 대학생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의 인연 게시판으로 확장됐다.

데이팅 앱과 SNS가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인생샷(인생에서 찍은 사진 중에 최고로 꼽을 만큼 잘 나온 사진)’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시각적으로 잘 보이기 위한 ‘사진’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분위기 좋은 전시회와 카페에서는 연신 사진을 건지기 위한 셔터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다. 부산의 전포 카페거리만 해도 그렇다. 일명 ‘감성 카페’라고 부르는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카페가 인기다. 이곳에서는 이야기를 나누러 온 손님,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손님보다는 사진 찍기에 열심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디지털의 발전이 인간관계까지 바꾸는 오늘날을 보면서,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모습을 그린 영화 <Her>가 떠올랐다. 점차 데이팅 앱이 발전하고, 실제와 가상현실의 구분이 점차 모호해진다면, 결국 인공지능과 연애하는 날도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조금은 두려워진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