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윤 갈등에 확증편향·진영논리·팬덤정치 '끝장 대치'..."상대방 말 안 들으면 양쪽 다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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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갈등에 확증편향·진영논리·팬덤정치 '끝장 대치'..."상대방 말 안 들으면 양쪽 다 망한다"
  • 부산시 해운대구 조재민
  • 승인 2020.12.05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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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둘러싼 여야 대립 극단으로 치닫는다
확증편향은 도 넘어 아예 상대 목소리에 귀닫은 지 오래
진영논리 하늘로 향하니, 나라 운명도 삼킬까 우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이 점차 심해지면서 권력기관 개혁입법, 공정경제3법 등 국회의 쟁점 법안들이 산더미같이 쌓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또한 여당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이에 따라 주요 법안에 대한 논의가 반쪽짜리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크다. 네티즌들은 “추미애가 왜 물러나야 하나? 검찰개혁하지 말라는 건가”, “추미애와 그 측근들 모조리 구속시켜라”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추미애 법무장관(왼쪽)이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강수를 뒀다(사진: 더 팩트 제공).
추미애 법무장관(왼쪽)이 11월 2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강수를 뒀다(사진: 더 팩트 제공).

나는 윤석열 총장, 추미애 장관을 둘러싼 여야 대립과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서 오늘날 국내 정치의 확증편향(確證偏向)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느꼈다. 확증편향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경향을 뜻한다. 이런 확증편향의 특징은 자신의 믿음에 대해 근거가 없더라도 과신한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반대되는 의견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불신한다. 국민들은 올바른 정치를 위해서 무엇보다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자세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합리적으로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선 서로 반대되는 정치 성향의 의견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견과 시선이 확증편향에 빠져있지 않은지 편향성을 항상 점검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나는 진보와 보수, 양 진영으로 나눠 더욱 극심한 대립과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오늘날 국내 정치라고 느꼈다. 정치권은 각 ‘진영논리’에 따라 서로 강력하게 대립한다. 이에 국민들도 크게 분열된다. 같은 이슈를 다룬 기사더라도, 신문사의 진영에 따라 네티즌들의 여론은 이분법적으로 나뉜다. 나는 기사의 댓글에서 예전처럼 ‘토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로 반대되는 의견이 없으니 토론이 불가능하다. 자신과 ‘같은 진영’이라고 느끼면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진영논리에 빠져, 대중들은 자신과 반대되는 정치 성향 신문사의 기사는 아예 읽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추-윤 사태’에서 시사하는 국내 정치의 문제점과 더불어, 포퓰리즘을 내세우는 정치인들로 인해 국민들의 진영논리가 더욱 심화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득과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가십거리를 만든다. 정치인들이 서로 물고 뜯는 과정에서 국민들은 편이 갈리게 되고, 결국 진영논리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정치인이 ‘팬덤 정치’를 이용한 국민 편가르기를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해 무비판적인 수용이 아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가 중요하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무엇이든 극단적으로 치우치면 악이 된다. 우리는 정치 극단주의에서 벗어나 반대 진영에 대한 무조건적 비난을 지양한다면 더욱 건강한 정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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