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알바(플랫폼 배달자) 등장...직장인, 학생, 주부 등 투잡 부수입원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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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알바(플랫폼 배달자) 등장...직장인, 학생, 주부 등 투잡 부수입원 인기
  • 취재기자 이성혁
  • 승인 2019.12.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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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커넥트, 쿠팡플렉스, 유플러스 디버 등으로 불리며 30여만 명 활동 중
-대리기사처럼 교육 후 앱 깔고 콜 잡으면 바로 배달 업무에 가능
-정식 배달원 아니어서 배달 중 사고 시 보험 여부 확인이 중요

최근 전문 배달 기사가 아닌 일반인도 틈을 내서 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다. 이른바 ‘배달 알바’, 혹은 ‘플랫폼 배달자’라 불리기도 한다. 배달 알바는 기업 활동에 일반인이 참여하는 것을 뜻하는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인 ‘크라우드소싱’ 기반 배달 서비스라 불리며,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배민 커넥트를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배민 커넥트를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배민커넥트 홈페이지 캡처).

국내 대표적 배달 앱 전문 업체 ‘배달의 민족’은 배달 알바 시스템을 ‘배민 커넥트’라 부른다. 전문 배달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 배달의 민족 배달 알바를 하려면, 먼저 구인구직 앱(알바몬이나 알바천국), 혹은 배달의 민족 회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하면 된다. 지원자는 1시간 정도의 간단한 교육을 이수한 후에, 회사가 보내주는 링크를 통해 전용 앱을 다운받고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 마치 대리운전 기사들이나 대리운전 일감을 앱을 통해 받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처럼, 배달 알바도 앱을 깔고 배달 건수 ‘콜’이 들어와서 먼저 콜을 잡으면 바로 배달에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배달 알바도 결국 배달 건수를 잡는 일종의 ‘콜앱’이라는 플랫폼으로 업무를 잡아서 배달하기 때문에, 이들을 플랫폼 배달자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배달에 필요한 헬맷, 우비, 가방 등은 지원자가 보증금 3만 원을 지불하면 배달의 민족 회사가 지원해 준다.

배달커넥트는 대리운전과 비슷한 원리로 지역별로 일거리를 신청해야 한다. 그래서 배달의 민족은 지난 7월 3일 서울시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등 한정된 지역에서만 처음 배달 알바를 모집했다. 이어 8월 22일에는 서울 전 지역에서 지역별로 배달커넥트를 모집했고, 현재는 서울 전 지역, 인천, 경기도, 그 외 광역시에서 운영 중이다.

배달의 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커넥트 이외에도 다양한 회사가 배달 알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쿠팡의 배달 알바는 ‘쿠팡플렉스’라 불린다. 쿠팡플렉스에서 일하는 일반인 배달 알바 근무자는 6개월 동안 누적 30만 명이며, 하루 평균 근무 인원도 약 4000명으로 정규 배송기사인 4700명 쿠팡맨 규모에 육박한다.

쿠팡플렉스에 배달 알바를 지원하려면, 회사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청하고 간단한 개인정보를 제출하면 승인됐다는 카카오톡이 온다. 이후 배달 일감을 잡을 관할구역별로 따로 카카오톡이 있는데, 거기서 자신이 편한 시간대인 주간, 심야, 새벽(주간은 12:00 ~ 21:00, 심야는 22:30 ~ 07:00, 새벽은 02:30 ~ 07:00) 중 하나를 신청하고, 배달하라는 연락이 카톡으로 오면, 해당 지역 집하장에 가서 택배를 차에 싣고 배송하면 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쿠팡플렉스를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쿠팡 홈페이지 캡처).
쿠팡플렉스를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쿠팡 홈페이지 캡처).

또한 LG유플러스 사내 벤처도 일반인 알바 배달원 서비스 ‘디버’를 운영하고 있다. 승용차를 가진 직장인이나 주부가 아르바이트로 원하는 시간에 퀵서비스에 참여하는 컨셉트다. 여기에도 전용 앱이 사용된다. 앱 이용 방식은 대리기사 콜앱과 유사하다.

디버의 사용방법을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디버 앱 캡쳐).
디버의 사용방법을 소개하는 홍보 사진(사진: 디버 앱 캡쳐).

배달 경험이 없어도, 꼭 오토바이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전동 킥보드나 전기 자전거 등을 통해 점심이나 저녁 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할 수도 있다. 배민 커넥트는 수수료가 건당 4000~5000원으로, 부지런히 일감을 잡으면 배달 알바는 시간당 최대 2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쿠팡 플렉스’는 배달 알바 수수료가 건당 1000~2000원이며, 정확한 금액은 배송 희망 시간에 따라 다르다. 직장인, 학생, 주부 가릴 것 없이 월급이나 아르바이트 비 외의 부수입을 위해 많은 일반인들이 배달 알바 대열에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쿠팡플렉스와 배민커넥트에 관해서 많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다(사진: 네이버 캡쳐).
인터넷에는 쿠팡플렉스와 배민커넥트에 관해서 많은 후기들이 올라와 있다(사진: 네이버 캡쳐).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조 원을 돌파했고, 이 중에서도 3조 원이 배달앱을 통해 이뤄졌다. 2013년 배달앱 규모가 3347억 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배달앱 시장 규모는 5년 사이 10배 이상 뛰어 올랐다. 그만큼 배달 알바를 뛰는 사람들이 폭증했다는 얘기다.

지난 2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알바몬에 따르면, 30대 이상 직장인 2050명 중 18.6%가 직장생활과 투잡으로 아르바이트를 함께 하고 있다. 이들 중 85.8%가(복수 응답)가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 역시 ‘돈’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이런 직장인들의 투잡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 배달 알바인 쿠팡 플렉스나 배민 커넥트 등에 참여 인원이 증가한 이유로 분석된다.

대학생 김민재(24, 부산시 동래구) 씨는 “공강이나 학교 수업이 얼마 없는 날에 배달 알바를 가끔씩 한다. 이게 아르바이트처럼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을 때, 내가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어서 집에서 받는 용돈 이외에 부가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다. 내 주위 대학생 친구들도 많이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박민우(25, 부산시 해운대구) 씨도 “공강이나 주말에 종종 하곤 한다. 돈도 돈이지만, 다른 아르바이트와 다르게 그 가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고 바쁘게 움직이면서 지루하지 않고 활동적이어서 좋다”고 말했다.

직장인 장 모 씨는 쿠팡플렉스를 한 번 해봤다. 장 씨는 “워낙 반응이 뜨거워서 호기심에 한 번 해봤는데, 택배배송이 참 어렵고 택배기사님들 대단한 것 같다. 하지만 부업으로 한다면 충분히 장점이 있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이 점차 성장하고 그에 따라 물량이 늘어나면서 유동적으로 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일반인 배송기사를 두게 된 것이라고 배달 알바 시스템 도입 이유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주부, 고령자 등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택배 알바, 배달 알바는 조금 더 보완해서 더 발전할 여기자 크다”고 말했다.

일반인 배달기사가 늘어나면서 안전 관련, 즉 보험에 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체 가운데 사고 발생 시에 보험 보상이 가능한 곳은 배달의 민족의 배민커넥트가 유일하다. 배달의 민족 배달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KB손해보험과 시간제 배달원을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쿠팡은 아직 일반인 배달원 보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배송을 위탁하는 형태여서 상품이 아닌 배송 도중에 발생하는 사고는 (회사가) 따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디버는 배달 알바(단기 배달원)들의 보험이 취약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디버 관계자는 “디버 정식 서비스에 맞춰 보험 적용을 위해 보험사와 논의하고 있다. 정식 서비스 때 단기 배달원의 사고 보장을 지원하는 보험 서비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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