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배달문화 확산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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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배달문화 확산의 명과 암
  • 취재기자 정수아
  • 승인 2020.09.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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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앱, 마켓컬리 등 배달 관련 업체 매출액 늘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 시범 서비스 시작
배달문화 확산으로 교통사고, 생활 폐기물 발생도 증가

코로나19 시대에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 새로운 식(食)문화로 자리 잡았다. 배달 음식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식재료, 서적, 생활용품 등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면서 배달 문화 전체가 활성화됐다.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 크리테오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0 앱 사용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어떤 분야의 앱 사용이 증가했나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음식 배달 앱이라고 답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어떤 분야의 앱 사용이 증가했나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음식 배달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비디오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킹, 식료품 배달 등이 그 뒤를 이었다(자료: 크리테오 홈페이지).
‘코로나 19로 인해 어떤 분야의 앱 사용이 증가했나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1%가 음식 배달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비디오 스트리밍, 소셜네트워킹, 식료품 배달 등이 그 뒤를 이었다(사진: 크리테오 홈페이지).

배달문화가 활성화되고 배달 가능 품목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의 만족도도 상승했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의 배달 앱을 들어가 보면 일반적인 식사 말고도 디저트, 카페 음료 배달이 가능하다. 원래는 등록되어 있는 가게가 많지 않았지만 코로나 19 이후 많은 디저트 가게들이 생기고 홈카페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평소 카페를 즐겨가는 대학생 박형은(22,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코로나 때문에 배달을 시켜 먹는 날이 많아졌는데 음료나 마카롱, 심지어 빙수까지 배달되니까 집에서도 카페에 온 느낌을 낼 수 있다”며 “디저트 이외에도 배달업소가 늘어서 더 많은 가게에서 다양한 음식을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카페, 디저트 품목에서 음료,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사진: 배달의 민족 캡처).
카페, 디저트 품목에서 음료, 빙수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사진: 배달의 민족 캡처).

언택트 소비 활성화에 음식 배달과 함께 식재료 배달 또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5일, 모바일 시장 분석업체 와이즈앱은 온라인 식재료 판매 업체 ‘마켓컬리’의 매출액이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마켓컬리는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하는 ‘샛별 배송’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주부 김미정(47, 부산시 북구) 씨는 “식재료를 배달시킨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 이렇게 좋은 식재료 배송 업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주 이용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음식을 배달하는 로봇, 드론 등의 개발로 최첨단 배달 문화에 한 발 더 다가갔다. 8월 18일 '우아한형제들'은 수원 광교의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딜리드라이브는 로봇이 식당에서 음식을 수령하고 실외 환경에서 배달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은 “실외 배달 로봇의 기술을 더 발전시켜 내년 상반기에는 각 세대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광교 앨리웨이에서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사진: 우아한 형제들 홈페이지 캡처).
광교 앨리웨이에서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사진: 우아한 형제들 홈페이지 캡처).

반면, 배달문화 확산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배달 건수가 증가하면서 이륜차 교통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배달원들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속 배달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 부산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이상훈(2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최근 배달 주문이 많아지면서 배달원들의 사고 횟수가 늘었다”며 “배달하시는 분들이 매장에 다쳐서 돌아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또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발생되는 일회용품 쓰레기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류 폐기물 발생량이 하루 평균 848t으로 전년 대비 15.6%나 증가했다. 배달 문화 발전과 함께 찾아온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유통업계에서도 자발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보냉백을 활용하거나 친환경 포장 방식으로 전환시키는 등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음식 배달 문화의 활성화로 시장경제가 상당 부분 회복됐을 거란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배달 불가 업종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이 배달 대행업체에게는 득이지만, 배달로 물품을 판매하고 서비스를 거래하는 데 한계가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그저 해결하기 막막한 문제일 뿐이다. 회사원 권영우(29, 경남 창원시) 씨는 “레스토랑처럼 음식과 서비스가 함께 이루어지는 곳이나 SNS에서 유명한 예쁜 카페들은 직접 가야지만 의미가 있어 소비자들이 배달만으로는 만족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러한 서비스 중심 직종이나 요식업 종사자가 아닌 직종들은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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