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칼럼]미감있는 숙소 덕분에 느는 도시 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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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칼럼]미감있는 숙소 덕분에 느는 도시 미감
  • 칼럼니스트 박기철
  • 승인 2022.05.24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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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여(女)~문(文)/Amenity, Feminism and Lifeway ㊽ / 칼럼니스트 박기철

외국여행을 하면서 숙소는 여행의 질을 좌우한다. 나는 아무데서나 디비져 잘 자는 편이지만 그래도 좋은 숙소를 만나면 기분좋다. 비싸기만 하면서 후진 숙소를 만나면 기분이 잡친다. 전에 스위스에서 그런 비싸고 후진 숙소를 만나 꽤 기분 나빴던 적이 있었다.

숙소 이름에 맞는 푸른 색 인테리어(사진: 박기철 제공)
숙소 이름에 맞는 푸른 색 인테리어(사진: 박기철 제공)

그런데 이번 이태리 팔레르모에서 싸면서 좋은 숙소를 만났다. 팔레르모역 근처에서 예약한 숙소의 초인종을 눌렀는데 사람이 안나오길래 전화를 걸었다. 숙소를 관리하는 프론트 오피스가 없는 숙소였다. 숙소를 관리하는 친구는 친구랑 술을 마시고 있다고 했다. 뭔 말인지도 모를 이태리말로 쏼라쏼라 하더니만 나보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30분 정도 밖에서 기다리니 젊은 친구가 왔다. 뭐 이런 놈이 다 있나 싶었다. 그런데 방 안에 들어가 보니 미감이 넘쳤다. 숙소 이름이 우리말로 푸른 집이었는데 정말로 안에 들어가니 푸른 색으로 된 인테리어가 아름다웠다. 각종 주방 기구와 커피 머신도 있었고 난방기구도 있었다. 아침에 먹으라고 준비한 빵과 우유도 있었다. 36유로에 이렇게 훌륭한 방에서 자게 되니 기분이 좋았다.

꿀잠을 자고 열쇠를 두고 나오려니 감사의 편지를 남기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아는 유일한 이태리어로 고맙다며 멋을 부린 이탤릭체로 Grazie라고 쓰고

팔레르모 숙소 관리인과 내가 남긴 간단 감사편지(사진: 박기철 제공)
팔레르모 숙소 관리인과 내가 남긴 간단 감사편지(사진: 박기철 제공)

세계 공통의 기호인 하트 안에 내 싸인의 일부인 웃는 모양을 그리고 나의 이태리식 패밀리 네임인 Parco를 썼다. 밖을 나가려니 마침 어제 밤 만났던 이 친구가 방 청소를 하러 우연히 만났다. 키는 작아도 잘 생긴 팔레르모 남자였다. 씩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런 기분좋은 마음으로 팔레르모 여기저기를 걸어 다니는데 기분 좋으니 여기저기서 기분좋은 미감이 흘러 들어오는 듯했다. 확실히 미감은 사는 맛을 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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