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철칼럼]코센자 신도심과 다른 구도심의 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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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칼럼]코센자 신도심과 다른 구도심의 미감
  • 칼럼니스트 박기철
  • 승인 2022.06.2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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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美)~여(女)~문(文)/Amenity, Feminism and Lifeway ㊾ / 칼럼니스트 박기철
황량하기가 그지없는 코센자 신도심(사진: 박기철 제공)
황량하기가 그지없는 코센자 신도심(사진: 박기철 제공)

여행을 하다보면 길을 새는 경우가 있다. 본의 아니게 우연히 새는 경우도 있지만 총기聰氣가 흐려져 판단을 잘못하여 본의에 따라 엉뚱하게 새는 결정을 할 때가 있다. 이번에 들어선 코센자Cosenza라는 곳이 그렇다. 이태리 지명 이름은 A나 O로 시작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코센자가 그렇다. 지명으로 본다면 멋진 이름이다.

그런데 코센자 기차역에 잘못 내려서 빵 우유 과일을 사려고 주위를 둘러 보니 썰렁한 카페 한 곳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사려면 버스를 타고 안동네까지 들어가야 한단다. 괜히 쓸데없이 큰 듯한 기차역 주변은 풍경이나 풍광이라고 할 수도 없다. 거칠며 황량하기만 하다. 그런데 내 짐작이 맞는다면 기차역 주변 이 곳은 코센자 외곽이기에 황량하지만 코센자 중심 구시가지로 들어가면 이태리 여느 소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도시일 것이다. 가보지는 못하고 검색해서 보니 13세기 신성로마제국의 프리드리히 2세가 축조한 노르만족의 성 등 유서깊은 건축물들이 많다고 한다. 아름다운 풍광의 코센자 사진도 많았다.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코센자 구도심(사진: 박기철 제공)
고풍스럽고 아름다운 코센자 구도심(사진: 박기철 제공)

 여기서 나는 늘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왜 이태리는 물론 유럽의 도시들에서는 구도심 중심만 아름답고 신도심 외곽은 아름답지 않을까? 현대인은 고대인, 중세인, 근대인들보다 도시건설 미감이 떨어지는 것은 왜일까? 내가 가본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나 그러한 경향이 컸다. 과거보다 돈도 많고 자재도 풍부하며 인력이나 기술도 더 좋고 모자라는 것이 없을 텐데… 왜 현대에 지어지는 것은 과거에 지어지는 낡고 오래된 고풍스러운 멋을 따라갈 수 없는 것일까? 최신식으로 지어지는 유리 건축물들이 아무리 멋지게 지어지더라도 옛날 석조 건물들의 미감을 따라가기 힘들다. 우리가 유럽을 여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식 신도시가 아니라 고풍식 구도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대가 과거보다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인의 미감의 우리 조상들보다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주로 또는 오로지 효율성 경제성 실용성을 중시해서 따지니 그리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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