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못 말리는 명품 구매...돈 빌려서라도 사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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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못 말리는 명품 구매...돈 빌려서라도 사야 하는 이유?
  • 취재기자 정성엽
  • 승인 2022.01.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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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현실 속 명품 구매 통한 '자기만족' 의식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명품 구매 플랫폼도 여럿 등장
일부는 명품 구매 위해 대출하기도... 과소비엔 눈총

명품을 구매할 여유가 되지 않아도 명품을 과감하게 구매하는 MZ세대(1980~2000년 초 출생)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플렉스(flex) 문화가 명품 구매를 선도한다. 플렉스는 많은 돈을 소비하면서 부를 과시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거나 비싼 음식을 먹을 때 SNS 등에 올리는 행동이다. SNS를 자주 이용하는 MZ세대 특성상 과시를 위해 명품 구매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렉스 문화는 결혼, 출산을 포기하거나 코로나 사태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등의 문제로 명품을 구매하는 ‘자기만족’으로도 나타난다. 대학생 안태훈(25, 양산시) 씨는 “결혼이나 집 등 돈의 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져 월급을 모아서 사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며 “결혼이나 집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명품을 구매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잘 이용하는 MZ세대를 겨냥한 명품 구매 플랫폼도 생겼다. 명품 구매 플랫폼에 매장을 등록하면 판매자들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으로 정품 보증서도 제공하기 때문에 백화점과 동일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실제 명품을 구매하러 백화점에 들어가면 부담스러운 분위기에 구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격도 물어보지 못하는 등 아쉬움을 안고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명품 구매 플랫폼은 앱 설치 후 회원가입을 통해 만나지 않고 명품을 편하게 구경하고, 판매자와 1:1 메시지로 부담없이 질문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 직장인 김희찬(25, 대구시 달서구) 씨는 “백화점 명품관에 가면 뭔가 모를 압박감이 느껴져 구매를 안 하면 미안한 느낌이 들어서 백화점에 가기 꺼려진다”며 “어플을 통해 구매하는 것도 정품이 확실하고 편리해서 자주 이용한다”고 명품 플랫폼 어플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으로 셀 수 없이 많은 명품 의류, 액세서리가 올라와 있어 구매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사진: 명품 플랫폼 MUST'IT 사이트 캡쳐).
온라인 명품 플랫폼에는 수많은 명품 의류, 액세서리가 올라와 있어 구매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다(사진: 명품 플랫폼 MUST'IT 사이트 캡쳐).

한정판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 오픈 전에 와서 기다렸다 달려 들어가는 ‘오픈런’까지 등장했다. 롤렉스나 샤넬 등 초고가 명품은 한정판으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매장에서 구매하는게 제일 싸고, 오히려 중고로 살 때가 비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에 물건이 입고됐다는 소식이 들리면 전날 저녁부터 매장 앞에 텐트를 치고 노숙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최근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를 구매하기 위해 위험하게 에스컬레이터를 역주행하는 ‘오픈런’ 동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명품은 고가라 구매하기 쉽지 않지만, 명품 구매는 MZ세대 사이에서 문화로 자리잡았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명품은 고가라 구매하기 쉽지 않지만, 명품 구매는 MZ세대 사이에서 독특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사진: pixabay 무료이미지)

일부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대출하는 사례도 있다. 대학생 정모(25, 대구시) 씨는 “생활비 대출을 하면서 구매하고 싶은 고가의 명품이 있었는데, 이자가 거의 없어서 조금 더 대출해 구매한 적이 있다”며 “비록 대출로 구매했지만 명품이 주는 기다림과 만족감은 크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명품에 집착하는 MZ세대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직장인 이모(51, 대구시 동구) 씨는 “명품이 주는 행복이 크지만 대출을 하거나, 밤새 매장 앞에서 기다릴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처지에 맞지 않게 과도한 소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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