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일상이 멈췄다...수도권,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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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일상이 멈췄다...수도권, 가장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7.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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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수도권 지역에 대해 오는 12일부터 2주간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 적용
수도권 지역 시민들, “대부분 약속 취소한 상황"...자영업자들, "암담하다”
타 지역 시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려되면서 수도권 지역은 3인 이상 집합 금지인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려되면서 수도권 지역은 3인 이상 집합 금지인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일 0시 기준 1378명을 기록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수도권 지역에 대해 오는 12일(월요일)부터 2주간 새로운 거리두기 최종 단계인 4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가장 강력한 4단계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과 이들이 생각하는 거리두기의 가장 적절한 상태는 어느 정도일까? 시민들이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수도권 지역 시민들, 단둘이만 만날 수 있는 ‘4단계’에 우려하는 반응

새롭게 적용되는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3인 이상 집합금지다. 단둘이 외에는 집합이나 모임을 할 수 없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우선 수도권 지역 시민들은 오는 12일부터 시행되는 거리두기 4단계에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4단계가 시행되면 3인 이상 집합 금지령이 내려지기 때문에 당장 지인들과의 약속을 취소해야 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이나 심리적으로 타격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오도경(22, 서울 광진구) 씨는 “이 시국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안된다. 3인 이상 집합금지면 나를 포함한 다른 한 명만 모일 수 있다는 건데 말도 안 된다. 친구들이랑 다음 주 있을 약속들은 이미 다 취소해서 속상하다. 자영업자들은 진짜 어느 때보다 더 힘들어질 것같다”고 말했다.

우동화(21, 서울시 중구) 씨는 “전 세계가 2년째라는 긴 시간 속에서 바이러스와 사투하고 있어 다들 지칠 수밖에 없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기존 거리두기 제한이 대폭 낮춰질 상황을 앞두고 확진자 수가 급증해서 안타깝다. 노마스크 등 방역수칙 관련 제한이 아예 다 풀리기 이전에 거리두기가 격상돼 대유행 조짐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지만, 4단계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이번 조치가 우선 2주간 적용되는 데도 다들 막막하고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소식을 접한 각 지역 시민들도 우려 속에 빠져

울산에 사는 소상공인 전영정(45, 울산시 중구) 씨는 가게를 열면서 5인 이상 집합금지일 때 가게에 손님이 줄어들어 불만이었다. 주변 가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지만, 이번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면서 여러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조여들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제한을 조금씩 풀어준 것이 이러한 결과를 낸 것 같다. 그전에 확진자 억제가 잘 유지가 되어 오고 있다고 생각했고,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한 자릿 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밤 10시까지로 영업 시간이 제한될 때도 당시에는 이것도 너무한 것이 아닌가 불만이었지만, 수도권은 이제 3인 이상 금지까지 됐으니 자영업자들은 더욱 암담해졌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성환(27, 부산시 부산진구)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너무 완화했던 것 같은데, 부산까지 확산되면 부산도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등 대면 만남이 더욱 축소될 것 같다. 업무 특성상 회의를 자주 해야 하는 회사들이 재택근무를 하면 원활한 소통이 어려워져 걱정된다. 이 시국에 클럽에서 모이는 사람들은 제발 당분간만이라도 자제해 줬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김근현(29, 수원시 장안구) 씨는 “서울은 유동인구가 많고 해외 유입자도 많으므로 지역 특성상 3인이 아니라 한 달 정도는 2인 이상도 못 모이도록 해야 잠잠해질 것 같다. 3인 제한은 또 너무 낙관적인 조치가 아닌가 우려된다. 단계를 격상하면 경기 침체가 대표적으로 우려될 텐데 이걸 살리겠다고 국민 세금을 무지성으로 뿌려대는 지원금 같은 포퓰리즘 정책 말고 사태가 길어지니만큼 중장기적인 대안이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각 지역의 학생들도 잠시나마 2학기 대면 가능성에 들뜬 마음이 아쉬움으로 바뀌고 있다. 대학생 이인식(26, 대구시 중구) 씨도 “델타 변이 확산이 빠르게 시작되는 이 초기 일주일의 대응이 향후 대한민국 전체 코로나 방역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 과거 대구 신천지 사건으로 코로나19 타격을 받았을 때 타지역 도움의 손길과 대구 시민의 자발적인 외출 자제로 당시 하루 확진자 수는 대구에서 10명 안팎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드디어 일상을 되찾는가 싶었는데 다시 전국적으로 2학기 비대면 소식이 접해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민성(21, 경남 거제시) 씨는 “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된 입학식도 못 해봤고 대학 캠퍼스 생활이라고 즐긴 것이 줌 화상 비대면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수도권의 인구 밀집 특성상 확산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 같다. 철없는 젊은이들이 클럽 원정을 떠나는 등 여러 지역으로 퍼질 있어 우리 지역만 괜찮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이 생각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적정선은?

수도권 지역 일부 시민들은 4단계가 적절한 방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신화영(23, 서울시 은평구) 씨는 “3인 이상 집합금지처럼 인원수로 제한하는 것이 큰 효과가 있을지 의구심이 들긴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특히 수도권에 집중돼 하루에 몇 백 명 많게는 1000명까지 나오는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해 4단계를 적용해야 한다. 단계가 격상되면 자영업자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경제가 무너지게 될까 봐 너무 걱정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정부가 현실 가능한 적절한 대처방안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동화(21, 서울시 중구) 씨도 “어쩔 수 없이 홍대, 건대, 강남 등 시내 쪽은 아직 번잡하다. 코로나19 이전보다는 정말 많이 줄었지만 휑하진 않다.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은 많이 힘들겠지만, 하루빨리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모두 다 함께 조금만 더 힘내서 이겨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치명적인 부작용만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은별(22, 대구시 달성구) 씨는 “N명 이상 집합금지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1년 이상 지속된 애매모호한 거리두기로 시민들은 지쳤고 모일 사람들은 어떻게든 모일 것이다. 확산세가 증가하면 규제를 강화하고 확산세가 조금 줄었다고 거리두기 완화하는 고무줄 같은 규제는 특히나 자영업자들에게는 굉장히 치명적이다. 시간제한을 두는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오히려 인구밀집도만 늘어나게 해 좋은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문상배(24, 대구 수성구) 씨도 “인원이 어느 정도냐를 결정하는 문제보단 방역수칙을 정할 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수칙들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그 속에서 행해지는 수칙들을 계속 바꾸고 제재를 늘리고 있는 상황인데, 점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판국에 효과가 있다고 보긴 힘들 것 같다. 애초에 거리두기나 지정된 방역수칙들이 참 많은데 구체적이지 않고 실효성이 없다 보니 이번 거리두기 격상도 그다지 큰 기대가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대처는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입장

지난 9일 권덕철 제1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 4단계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지난 9일 권덕철 제1차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수도권 4단계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더 팩트 제공).

전문가들은 4단계는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단계로 사람들 간의 접촉을 줄이고 필수적인 일이 아니면 집에 머물 것을 요청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보건복지부 장관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수도권의 상황은 4단계 기준에 아직 못 미치지만 유행 증가가 뚜렷해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하고 수도권 지자체들이 모두 4단계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며 “많은 국민들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의 불편과 피해를 초래하는 거리두기 단계로 조정하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정부의 규제만으로는 효과적인 유행 차단이 어렵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하고 방역 강화에 함께 참여해 달라”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민간 전문가와 합동으로 분석한 수학적 모델링(S-E-I-Q-R) 결과에 따르면 7월 말 환자 수는 현 수준이 유지되는 경우 1400명 수준에 도달하고 현 상황 악화 시에는 2주 후에 2140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현재의 유행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정부, 의료계, 사회·경제 분야, 그리고 전 국민이 힘을 모아 이 위기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새롭게 적용되는 각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는?

국민들의 우려 속에, 수도권은 예정대로 오는 12일부터 4단계로 격상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부터 수도권은 기존 4명까지 가능했던 모임이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하고 대부분의 다중이용시설은 저녁 10시까지만 운영을 허용한다. 클럽·헌팅포차·감성주점 등은 영업이 중단된다. 종교활동은 비대면으로만 가능하고, 행사·집회도 1인 시위 이외에는 열 수 없다.

부산 지역은 다시 2단계로 격상됐다. 부산시는 최근 유흥업소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늘(1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이 대폭 강화된다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10일부터 25일까지 시간대별 사적 모임 인원수가 제한되고 일부 시설 운영시간도 제한된다. 오전 5시부터 저녁 6시까지는 8명이며,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5인 이상 집합 금지다. 유흥시설(유흥주점·나이트 클럽·감성주점·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콜라텍, 홀덤펍 등 운영도 오후 10시까지만 가능하다.

울산과 대구, 경남, 경북, 전남, 충북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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