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 IT 기업 떠오르면서 취업전선에도 ‘코딩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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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라쿠배’ IT 기업 떠오르면서 취업전선에도 ‘코딩 바람’
  • 취재기자 성민주
  • 승인 2021.04.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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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인크루트, ‘IT 직무 및 코딩교육 수요’ 설문조사 진행
문과 출신 구직자, IT 업종으로 직무 전환하려는 움직임 눈길
코딩 중시 이유는 ‘미래 성장 가능성’, ‘고용안정성’ 등 꼽아

‘네카라쿠배.’ 이는 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 민족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요즘 개발자 취업준비생들은 가장 입사하고 싶은 다섯 IT 기업들을 이렇게 부른다. 높은 연봉과 복지, 워라벨이 맞물리면서 꿈의 직장으로 취업준비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처럼 IT 기업의 수요가 상승해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코딩 붐’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IT기업이 떠오르면서, 코딩 붐이 일고 있다. 이에 인쿠르트에서는 2030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IT 직무 및 코딩 교육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사진: 인크루트 제공).
최근 IT기업이 떠오르면서 코딩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쿠르트에서는 2030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IT 직무 및 코딩 교육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사진: 인크루트 제공).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2030대 대학생·구직자 752명을 대상으로 ‘IT 직무 및 코딩교육 수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이번 설문 조사 결과가 모든 구직자를 대변해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문과 출신 구직자가 IT 업종으로 직무를 전환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는 것.

설문에 참여한 구직자의 전공별 교차분석 결과를 보면, ‘현재 코딩수업을 받고 있는 구직자’는 이과(15.5%)보다 문과 출신 구직자(18.5%)에게서 높게 집계됐다. 코딩을 배울 의향에 대한 질문에서도 문과(63.8%), 예체능(61.8%), 이과 (53.8%) 순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는 조사 결과에 따라서 향후 코딩교육은 전공을 무관하고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재 구직 중인 사람 5명 중 4명 가량은 ‘코딩능력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크루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직자의 59.6%인 절반 이상이 ‘기회가 있다면 코딩을 배우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9.8%는 이미 코딩을 배웠거나 관련 직무경험을 쌓았다는 것.

인크루트는 구직자가 코딩 교육에 열망하는 이유로 미래 성장 가능성, 고용안정성 등을 꼽았다. 코딩 교육 열망 이유에 대한 조사 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82%), △자기계발(59.6%), △고용안전성 보장(41.6%, △현 직무 불만족(29%), △평소 희망하는 직무(26.5%, △높은 수준의 연봉(25.7%) 등으로 나왔다는 것. 인크루트는 “대부분 IT 기업의 직무에 대한 높은 지위를 매력적으로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16∼23일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7%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코딩 교육이 ‘토익’을 공부하는 것과 같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X세대 취준생들이 준비하던 토익이 당연했던 것과 같이, 지금 세대들은 코딩을 필수처럼 준비하고 있다는 것. 박 모(22, 울산시 북구) 씨는 “학점 학벌 상관없이 코딩 시험만 잘 쳐서 코딩 기술만 있으면 합격한다는 루머도 많이 떠돌았다”며 “소문상 우리 대학에서도 컴공(컴퓨터 공학과) 사람들이 코딩기술을 배워 서울 기업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어, 괜히 나도 코딩교육을 들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신 모(22, 부산시 남구) 씨는 “대학 입시 때 성적에 맞춰서 문과로 넣었는데, 지금 엄청 후회하고 있다”며 “대학에 들어와서 취직시장의 현실을 알고 ‘문송합니다’를 깨달았는데, 당장 토익시험보다는 컴퓨터 활용 자격증부터 열심히 따고 코딩 교육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코딩 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이들은 “요즘 코딩 붐이라고 코딩 쪽을 신의 직장처럼 말하는데, 비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은 차라리 공무원 준비가 낫더라”, “문과 나온 애들은 공대가 천국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 같은데, 현재 취직시장에서는 뭐든 비교 대상이 못된다”, “IT 기업에서 코딩하면서 경력을 쌓던지, 공무원을 준비하든지는 개인 선택이다”, “요즘 막 코딩 붐이 일면서 반년, 일 년 배워서 돈 번다고 하는데, 내가 코딩했지만 직업으로 너무 안 맞아서 때려치웠다”, “컴공 입결이 갑자기 높아진 건 코딩이 아니라, 알파고 때문이다”, “요즘은 코딩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대세지, 다들 코딩 노예 하기 싫다고 표현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현실은 수년째 개발자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네이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운영사) 등은 비전공자를 뽑아 개발자로 양성하는 취업 트랙을 운영한 바 있다. 삼성도 인문계열 학생을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키우는 SCSA(Samsung Convergence Software Academy)를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SW업계를 중심으로 개발자 양성 교육도 많아지고 있는데, 개발 전문가를 전공자와 비전공자로 나누는 건 이미 옛말”이라며 “그 사람이 얼마나 해왔는지, 팀원들과 잘 협력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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