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택배 노동자 등 자본주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약자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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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택배 노동자 등 자본주의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약자들에게 희망을
  • 전북 익산시 김희원
  • 승인 2020.12.15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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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천 만들기 힘든 계층, 점점더 자본주의 궁지로 몰리고,
별풍선 받으려 자학하는 50대 돌싱모 글, 네티즌 심금 울려
주위에 있는 자본주의 현상들로 둘러 쌓여 개인의 의식이 부족하다 (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끊임없이 노동을 해야 하는 생존이 가능한 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자본의 축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사회가 됐다(사진 : pixabay 무료 이미지).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국가인 것을 모르는 대학생은 없다. 나는 ‘자본주의 사회’를 내가 노력한 만큼, 땀을 흘린 만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했지만, 요즘 사회는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는 ‘재화와 용역을 생산하거나 효용을 높이는 데 드는 밑천’의 의미를 지닌 ‘자본’을 중요시하는 사회다. 대한민국 사회는 생산수단, 밑천을 가진 ‘자본가’와 생산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아 자신의 노동력으로 먹고사는 ‘노동자’로 이뤄진다. 하지만 국민들은 심각한 취업난으로 자신의 밑천을 모을 기회조차 박탈당한다.

개인의 자본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밑천을 마련할 수 없는 대다수 사람은 과연 행복할까? 취업 준비를 시작조차 하지 않은 나는 벌써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취업에 성공한, 흔히 ‘취뽀’(취업 뽀개기)하여 번듯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의 상황 또한 크게 좋지만은 않다. 그들도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노동하는 것이 아닌, 멈추지 않는 쳇바퀴 속에서 나아갈 방향조차 스스로 정하지 못한 채 일단 달려야 하는 상황이다.

끊임없이 노동해야 하는 현장 속 사람에 대한 복지는 너무나 한정적이다. 울산 북구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센터가 실시한 배달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울산의 배달노동자 70%가 사고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그중 48.8%는 사비로 사고의 뒤처리를 감당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의 주중 근무 일수는 6.2일이며, 하루 평균 배달 시간은 10.3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기사가 과로사한 사건 또한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인지에 의문을 품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을 모으기 위한 노동은 필수 불가결하다. 그러므로 노동자들의 권리보호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윤리적 문제 또한 비일비재하다. 한 익명 사이트에 ‘50대 여캠 BJ 돌싱 엄마의 책임감’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아들 둘을 홀로 키운다는 여성은 카메라를 켜 사람들에게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때 한 시청자가 이 여성에게 별풍선 1만 4개(100만원)를 줄 테니 머리카락을 일자로 밀라(고속도로)는 요구를 했고, 그녀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인다. 머리는 난장판, 얼굴은 온갖 낙서로 가득한 이 여성이 아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서글퍼진다. ‘자본’을 위해 모욕적인 요구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여성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기괴하다”, “자본주의의 끝판왕”이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런 사태는 대한민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경제 제도의 하나일 뿐인 자본주의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변질한 자본주의가 판치는, 성장과 결과에만 치중된, 누구 하나 쉽게 살아갈 수 없는 이 대한민국 사회는 변화가 시급하다. 내 주위를 둘러보고, 나를 돌보는 시간이 쓸모없다고 치부되지 않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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